[글로벌24 인사이드] 푸틴, ‘대통령직 3연임 금지’ 개헌 제안

입력 2020.01.20 (20:36) 수정 2020.01.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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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현재 67살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째 집권 중입니다.

그런 그가 헌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됐냐면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련의 헌법 개정 문제를 논의에 부치자"고 말했는데요.

개헌 항목 중 하나로 대통령 임기 관련 조항을 거론한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같은 사람이 2기 이상 대통령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조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압니다. 이 문제가 원칙적인 것은 아니지만, 저도 동의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푸틴의 이 발언을 '같은 인물이 계속해서 2기 이상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없다'는 현행 러시아 헌법 제81조 3항에서 '계속해서'라는 단서를 삭제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잇달아서 연임하든 아니면 한번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오든 두 차례 넘게 대통령직에 오를 수 없도록 하자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한 국민 투표를 해 개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자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의 후임자는 푸틴 대통령처럼 대통령을 두 번 할 수 없게 되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단 푸틴 대통령 임기를 좀 살펴볼까요.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했다가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습니다.

그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고, 지난 2018년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2024년까지 러시아를 통치하게 된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에 총리와 각료 지명뿐 아니라 임명까지 모두 맡기는 등 더 큰 책임을 부여토록 하자고도 제안했는데요.

이에 대해 러시아 정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졌습니다.

2021년 총선과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권력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미리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요.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다시 총리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했는데 그 전에 의회 권한을 키우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헌법을 개정해 다시 3연임이 가능하도록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3연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전략을 바꾼 것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자신과 같은 장기 집권 대통령이 더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겠죠.

[앵커]

이런 가운데 메드베데프 총리 내각이 총사퇴했다죠?

[답변]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나고 나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에게 필요한 결정권을 제공해야 한다며 자신을 포함한 내각 총사퇴를 발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前 러시아 총리 : "러시아 연방 헌법 117조에 따라 현 정부가 사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메드베데프는 푸틴 대통령이 총리로 물러나 있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았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로 재직해왔습니다.

꽤 오랫동안 총리직을 맡았죠?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내각 총사퇴에 대해 감사하다며 사퇴를 수용했고, 메드베데프에게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후임 총리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연방 국세청장이 지명됐는데 지난 16일 러시아 하원이 총리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이쯤 되면 메드베데프의 내각 총사퇴 역시 푸틴의 장기 집권을 위한 길 터주기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국정연설 직후 이뤄진 발표라서 더 그런데요.

대통령 임기가 끝나더라도 푸틴이 또다시 실세 총리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죠.

야권은 푸틴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2024년에 푸틴이 권좌에서 물러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이거나 사기꾼"이라고 말했고, 야당 정치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누가 봐도 푸틴이 평생 통치하도록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CNN도 "푸틴이 중국 시진핑 주석처럼 당을 장악해 권력을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에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일인자 역할을 유지할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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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푸틴, ‘대통령직 3연임 금지’ 개헌 제안
    • 입력 2020-01-20 20:37:37
    • 수정2020-01-20 21:03:56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현재 67살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째 집권 중입니다.

그런 그가 헌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됐냐면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련의 헌법 개정 문제를 논의에 부치자"고 말했는데요.

개헌 항목 중 하나로 대통령 임기 관련 조항을 거론한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같은 사람이 2기 이상 대통령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조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압니다. 이 문제가 원칙적인 것은 아니지만, 저도 동의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푸틴의 이 발언을 '같은 인물이 계속해서 2기 이상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없다'는 현행 러시아 헌법 제81조 3항에서 '계속해서'라는 단서를 삭제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잇달아서 연임하든 아니면 한번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오든 두 차례 넘게 대통령직에 오를 수 없도록 하자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한 국민 투표를 해 개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자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의 후임자는 푸틴 대통령처럼 대통령을 두 번 할 수 없게 되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단 푸틴 대통령 임기를 좀 살펴볼까요.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했다가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습니다.

그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고, 지난 2018년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2024년까지 러시아를 통치하게 된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에 총리와 각료 지명뿐 아니라 임명까지 모두 맡기는 등 더 큰 책임을 부여토록 하자고도 제안했는데요.

이에 대해 러시아 정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졌습니다.

2021년 총선과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권력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미리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요.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다시 총리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했는데 그 전에 의회 권한을 키우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헌법을 개정해 다시 3연임이 가능하도록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3연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전략을 바꾼 것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자신과 같은 장기 집권 대통령이 더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겠죠.

[앵커]

이런 가운데 메드베데프 총리 내각이 총사퇴했다죠?

[답변]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나고 나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에게 필요한 결정권을 제공해야 한다며 자신을 포함한 내각 총사퇴를 발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前 러시아 총리 : "러시아 연방 헌법 117조에 따라 현 정부가 사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메드베데프는 푸틴 대통령이 총리로 물러나 있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았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로 재직해왔습니다.

꽤 오랫동안 총리직을 맡았죠?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내각 총사퇴에 대해 감사하다며 사퇴를 수용했고, 메드베데프에게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후임 총리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연방 국세청장이 지명됐는데 지난 16일 러시아 하원이 총리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이쯤 되면 메드베데프의 내각 총사퇴 역시 푸틴의 장기 집권을 위한 길 터주기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국정연설 직후 이뤄진 발표라서 더 그런데요.

대통령 임기가 끝나더라도 푸틴이 또다시 실세 총리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죠.

야권은 푸틴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2024년에 푸틴이 권좌에서 물러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이거나 사기꾼"이라고 말했고, 야당 정치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누가 봐도 푸틴이 평생 통치하도록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CNN도 "푸틴이 중국 시진핑 주석처럼 당을 장악해 권력을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에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일인자 역할을 유지할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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