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北] ‘민족 대이동’·‘떡국’ 없다?…북한의 설

입력 2020.01.21 (08:41) 수정 2020.01.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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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은 어떤지 북한의 얼굴을 마주해보는 페이스北 시간입니다.

3일 후면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게 되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우리처럼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한 음식과 놀이를 즐긴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설 풍경은 어떤 모습인지 강미진 데일리NK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님, 한국에서는 차례상 차리는 게 또 일이잖아요.

이것 때문에 명절에 다툼이 생기는 집도 많은데 북한의 설 풍경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에서는 1967년 당국에서 봉건 풍습을 타파하자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음력설에 차례를 지내는 모습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아직 일부 가정에서는 차례상을 차리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민족의 풍습이기 때문에 특별히 단속을 하지는 않습니다.

북한의 차례상에도 남한과 비슷한 과일, 나물, 전, 생선, 떡 등의 음식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은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데요.

북한에서는 음력설보다는 양력설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음력설에도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설명절을 맞아 세배도 하고 설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기도 하고요.

윷놀이나 연날리기 같은 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또 예전에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화투를 금지했는데요.

요즘에는 아이들도 즐길 만큼 화투 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한국에서는 설에 떡국을 먹어야 이제 한 살 더 먹는다,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북한도 설에 떡국을 먹나요?

[기자]

북한에서는 설명절에 떡국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개성과 황해남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떡국을 먹지만 다른 지역들에서는 떡국이 생소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노동신문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에서 떡국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주민들도 떡국을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노동신문에 실린 한 글에서도 떡국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요.

우리는 예부터 돌아 가신 조상들에게 설 인사를 했는데 이것이 차례고 차례상에 떡국이 반드시 올랐다고 해서요.

설날 차례를 떡국 차례라고도 했다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떡국 대신 송편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는 집도 많은데요.

고기쟁반국수나 평양냉면을 주로 많이 먹고요.

또, 북한에선 추석이 아닌 설에도 송편을 볼 수 있습니다.

깨나 콩을 넣는 우리나라와 달리 송편에 주로 야채를 넣어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설 명절이면 가장 힘든 시간이 귀성길이잖아요.

도로에 차들이 가득 늘어서 있으면 정말 답답한데 북한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에는 설날에 고향으로 가는 차들이 별로 없습니다.

북한은 보통 2일이나 3일의 명절 연휴를 보내게 되는데요.

명절에 고향을 가려면 열차나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데 현재 북한 실정으로는 열차를 이용해서 연휴 동안 고향을 다녀오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한국에는 고속열차나 고속버스로 빠르게 다녀올 수 있지만 북한의 열차는 속도가 느립니다.

평양에서 양강도 혜산시에 도착하는 열차가 22시간 반 정도 걸리거든요.

또 자가용을 가진 가정도 극소수이고 도로가 포장되어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자가용으로 이동을 하기에도 불편함이 있습니다.

명절을 자칫하다 길에서만 보내게 될 수 있어서 고향을 가는 문화는 예전에도 지금도 찾아보기 어렵고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민족 대이동 이라는 말이 없고 대부분 집에서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고향에 방문하지 않으면 설 명절을 혼자 보내게 되는 독거노인들도 있지 않나요?

우리도 명절이면 항상 나오는 씁쓸한 이야기들인데요.

[기자]

북한에는 독거노인 세대가 흔치 않습니다.

가족 중에 혼자 사는 노인이 있으면 친인척 중에 누군가가 꼭 모시고 살고요.

만약 그렇지 못하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설 명절이면 도시든 시골이든 음식을 꼭 서로 나눠 먹는 문화가 있는데요.

주변에 사는 가까운 지인, 친척, 이웃과 명절 음식을 나누는 게 풍습입니다.

그래서 혹시 독거노인 가정이 있더라도 동네에서 설 명절 음식도 함께 나누고 윷놀이도 함께 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쓸쓸한 설 명절을 보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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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北] ‘민족 대이동’·‘떡국’ 없다?…북한의 설
    • 입력 2020-01-21 08:42:38
    • 수정2020-01-21 0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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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은 어떤지 북한의 얼굴을 마주해보는 페이스北 시간입니다.

3일 후면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게 되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우리처럼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한 음식과 놀이를 즐긴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설 풍경은 어떤 모습인지 강미진 데일리NK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님, 한국에서는 차례상 차리는 게 또 일이잖아요.

이것 때문에 명절에 다툼이 생기는 집도 많은데 북한의 설 풍경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에서는 1967년 당국에서 봉건 풍습을 타파하자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음력설에 차례를 지내는 모습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아직 일부 가정에서는 차례상을 차리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민족의 풍습이기 때문에 특별히 단속을 하지는 않습니다.

북한의 차례상에도 남한과 비슷한 과일, 나물, 전, 생선, 떡 등의 음식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은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데요.

북한에서는 음력설보다는 양력설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음력설에도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설명절을 맞아 세배도 하고 설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기도 하고요.

윷놀이나 연날리기 같은 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또 예전에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화투를 금지했는데요.

요즘에는 아이들도 즐길 만큼 화투 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한국에서는 설에 떡국을 먹어야 이제 한 살 더 먹는다,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북한도 설에 떡국을 먹나요?

[기자]

북한에서는 설명절에 떡국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개성과 황해남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떡국을 먹지만 다른 지역들에서는 떡국이 생소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노동신문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에서 떡국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주민들도 떡국을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노동신문에 실린 한 글에서도 떡국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요.

우리는 예부터 돌아 가신 조상들에게 설 인사를 했는데 이것이 차례고 차례상에 떡국이 반드시 올랐다고 해서요.

설날 차례를 떡국 차례라고도 했다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떡국 대신 송편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는 집도 많은데요.

고기쟁반국수나 평양냉면을 주로 많이 먹고요.

또, 북한에선 추석이 아닌 설에도 송편을 볼 수 있습니다.

깨나 콩을 넣는 우리나라와 달리 송편에 주로 야채를 넣어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설 명절이면 가장 힘든 시간이 귀성길이잖아요.

도로에 차들이 가득 늘어서 있으면 정말 답답한데 북한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에는 설날에 고향으로 가는 차들이 별로 없습니다.

북한은 보통 2일이나 3일의 명절 연휴를 보내게 되는데요.

명절에 고향을 가려면 열차나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데 현재 북한 실정으로는 열차를 이용해서 연휴 동안 고향을 다녀오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한국에는 고속열차나 고속버스로 빠르게 다녀올 수 있지만 북한의 열차는 속도가 느립니다.

평양에서 양강도 혜산시에 도착하는 열차가 22시간 반 정도 걸리거든요.

또 자가용을 가진 가정도 극소수이고 도로가 포장되어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자가용으로 이동을 하기에도 불편함이 있습니다.

명절을 자칫하다 길에서만 보내게 될 수 있어서 고향을 가는 문화는 예전에도 지금도 찾아보기 어렵고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민족 대이동 이라는 말이 없고 대부분 집에서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고향에 방문하지 않으면 설 명절을 혼자 보내게 되는 독거노인들도 있지 않나요?

우리도 명절이면 항상 나오는 씁쓸한 이야기들인데요.

[기자]

북한에는 독거노인 세대가 흔치 않습니다.

가족 중에 혼자 사는 노인이 있으면 친인척 중에 누군가가 꼭 모시고 살고요.

만약 그렇지 못하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설 명절이면 도시든 시골이든 음식을 꼭 서로 나눠 먹는 문화가 있는데요.

주변에 사는 가까운 지인, 친척, 이웃과 명절 음식을 나누는 게 풍습입니다.

그래서 혹시 독거노인 가정이 있더라도 동네에서 설 명절 음식도 함께 나누고 윷놀이도 함께 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쓸쓸한 설 명절을 보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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