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업체가 ‘방탄안경’ 납품?…‘깜깜이’ 품질 관리

입력 2020.01.22 (07:16) 수정 2020.01.2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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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품질의 방탄 안경이 어떻게 특전사 장병들에게 보급될 수 있었던 걸까요?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의 안전보다는 사업자들 배만 불리는 장비 입찰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계속해서 송금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당시 최종 낙찰된 회사에 찾아가 봤습니다.

공장 창고에 철조망과 울타리들이 쌓여 있습니다.

[낙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주로 뭐 만드는 업체에요?) 울타리. (안경도 만드시나요?) 아니, 안경은 안 만들어요."]

울타리를 만드는 업체가 국방부 방탄안경 낙찰을 받은 뒤 중개업자를 통해 다시 안경 제조업체를 물색한 겁니다.

국군 재정단은 낙찰 추정가가 1억에서 2억 미만이면 중소기업진흥법 등에 따라 제조는 물론 유통기업까지 모든 중소기업이 입찰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탄안경 입찰엔 390여 개 중소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청소기와 가방, 조명기구를 만드는 등 안경 생산과는 관계없는 기업이 90% 이상이었습니다.

무엇이 됐든 우선 낙찰부터 받고 보는게 업계 관행이라는 겁니다.

[낙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단가니 뭐니 안보고, 낙찰을 받으면 금액이 좋게 나오니까 일단 낙찰받고 나서 생각하는 거죠. 보통 그렇게 하죠."]

방탄안경 1200여 개를 군은 1억 1600만 원을 썼고, 생산 업체는 일부를 받았습니다.

[안경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8천 몇백만 원. 중간 중간에 (기업들이) 몇 %씩 먹고 우리한테로 넘어오는 거죠. 조달청 사이트에서 매일매일 그걸 확인해 봐야되는데 그래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는 직원도 없고..."]

이에 대해 군은 "현행 구매 입찰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관련 기관과 협의해 좋은 제품이 장병들에게 보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대로, 절차대로 진행됐다는 특전사 방탄안경 납품.

거기엔 우리 군의 경쟁력, 장병들 안전과 직결되는 품질 관리는 정작 없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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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타리’ 업체가 ‘방탄안경’ 납품?…‘깜깜이’ 품질 관리
    • 입력 2020-01-22 07:19:38
    • 수정2020-01-22 07: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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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품질의 방탄 안경이 어떻게 특전사 장병들에게 보급될 수 있었던 걸까요?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의 안전보다는 사업자들 배만 불리는 장비 입찰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계속해서 송금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당시 최종 낙찰된 회사에 찾아가 봤습니다.

공장 창고에 철조망과 울타리들이 쌓여 있습니다.

[낙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주로 뭐 만드는 업체에요?) 울타리. (안경도 만드시나요?) 아니, 안경은 안 만들어요."]

울타리를 만드는 업체가 국방부 방탄안경 낙찰을 받은 뒤 중개업자를 통해 다시 안경 제조업체를 물색한 겁니다.

국군 재정단은 낙찰 추정가가 1억에서 2억 미만이면 중소기업진흥법 등에 따라 제조는 물론 유통기업까지 모든 중소기업이 입찰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탄안경 입찰엔 390여 개 중소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청소기와 가방, 조명기구를 만드는 등 안경 생산과는 관계없는 기업이 90% 이상이었습니다.

무엇이 됐든 우선 낙찰부터 받고 보는게 업계 관행이라는 겁니다.

[낙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단가니 뭐니 안보고, 낙찰을 받으면 금액이 좋게 나오니까 일단 낙찰받고 나서 생각하는 거죠. 보통 그렇게 하죠."]

방탄안경 1200여 개를 군은 1억 1600만 원을 썼고, 생산 업체는 일부를 받았습니다.

[안경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8천 몇백만 원. 중간 중간에 (기업들이) 몇 %씩 먹고 우리한테로 넘어오는 거죠. 조달청 사이트에서 매일매일 그걸 확인해 봐야되는데 그래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는 직원도 없고..."]

이에 대해 군은 "현행 구매 입찰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관련 기관과 협의해 좋은 제품이 장병들에게 보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대로, 절차대로 진행됐다는 특전사 방탄안경 납품.

거기엔 우리 군의 경쟁력, 장병들 안전과 직결되는 품질 관리는 정작 없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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