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림동 주민들 “어렵지만 이해…모두가 조심할 때”

입력 2020.01.31 (22:06) 수정 2020.01.3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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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에 한층 더 긴장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동포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인데요.

일부이긴 하지만 혐오 여론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서울 대림동 중국동포 거리입니다.

한산해진 거리엔 북적이던 사람들 대신 신종 코로나 예방법 안내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오영자/시장 상인 : "(마스크를 끼고 계신 것도 대비해서 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많은 손님을 맞아야 하니까요 우리도. 그래서 마스크 착용했어요."]

손님을 기다리는 시장 상인들은 하루 하루 달라지는 분위기를 피부로 느낍니다.

[양명자/시장 상인 : "지금 이 시간에 사람 많아야 하는데 사람 안 많잖아요. 아이고 이거 장사 이러면 문 닫을 수도 있다. 지금 사람들이 전부 다 그런 걱정 많이 하죠."]

장사에 어려움이 크지만 모두가 예민한 때라며, 현 상황을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이섭/주민 : "고향 (중국)에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이지. 그러니까 다 꺼리지. 조심하느라고 그런 거겠지 뭐."]

갑자기 닥친 경제적 어려움보다 크게 느껴지는건 일방적인 혐오 여론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뉴스에는 중국 동포를 추방하라거나 비하하는 혐오 댓글들이 넘쳐나는게 현실입니다.

[A씨/여행사 직원 : "보도 한 것에 대해서만 평가하면 되는데 마음대로 자기 멋대로 생각하는대로 댓글 올리는 것 자체가 솔직히 안 좋잖아요."]

차분하게 대응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말한 상인도 있습니다.

[김광용/시장 상인 : "(안 좋은 시각이 담긴 댓글들도 최근 늘었잖아요. 그런 것 보면 속상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그거는 속상하진 않아요. 좀 적응됐고. 내가 주변 사람에게 잘하고 계속 좋은 말 하고. 억울하고 섭섭해도 가짜뉴스는 시간 지나면 다 밝혀질 거고, 장사 안되는 건 어떻게든 극복해야죠."]

2003년 사스 파동 때도 중국동포를 포함한 대림동 주민들은 비슷한 홍역을 치렀다고 합니다.

이들은 대림동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인 혐오 표현 속에 주목받고 있다며,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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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대림동 주민들 “어렵지만 이해…모두가 조심할 때”
    • 입력 2020-01-31 22:07:18
    • 수정2020-01-31 22:10:34
    뉴스 9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에 한층 더 긴장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동포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인데요.

일부이긴 하지만 혐오 여론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서울 대림동 중국동포 거리입니다.

한산해진 거리엔 북적이던 사람들 대신 신종 코로나 예방법 안내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오영자/시장 상인 : "(마스크를 끼고 계신 것도 대비해서 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많은 손님을 맞아야 하니까요 우리도. 그래서 마스크 착용했어요."]

손님을 기다리는 시장 상인들은 하루 하루 달라지는 분위기를 피부로 느낍니다.

[양명자/시장 상인 : "지금 이 시간에 사람 많아야 하는데 사람 안 많잖아요. 아이고 이거 장사 이러면 문 닫을 수도 있다. 지금 사람들이 전부 다 그런 걱정 많이 하죠."]

장사에 어려움이 크지만 모두가 예민한 때라며, 현 상황을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이섭/주민 : "고향 (중국)에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이지. 그러니까 다 꺼리지. 조심하느라고 그런 거겠지 뭐."]

갑자기 닥친 경제적 어려움보다 크게 느껴지는건 일방적인 혐오 여론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뉴스에는 중국 동포를 추방하라거나 비하하는 혐오 댓글들이 넘쳐나는게 현실입니다.

[A씨/여행사 직원 : "보도 한 것에 대해서만 평가하면 되는데 마음대로 자기 멋대로 생각하는대로 댓글 올리는 것 자체가 솔직히 안 좋잖아요."]

차분하게 대응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말한 상인도 있습니다.

[김광용/시장 상인 : "(안 좋은 시각이 담긴 댓글들도 최근 늘었잖아요. 그런 것 보면 속상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그거는 속상하진 않아요. 좀 적응됐고. 내가 주변 사람에게 잘하고 계속 좋은 말 하고. 억울하고 섭섭해도 가짜뉴스는 시간 지나면 다 밝혀질 거고, 장사 안되는 건 어떻게든 극복해야죠."]

2003년 사스 파동 때도 중국동포를 포함한 대림동 주민들은 비슷한 홍역을 치렀다고 합니다.

이들은 대림동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인 혐오 표현 속에 주목받고 있다며,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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