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확진자 ‘자가 격리’ 제외…‘접촉자’ 분류 문제 없었나?

입력 2020.02.01 (06:19) 수정 2020.02.0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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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와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을 일상 접촉자 또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능동감시합니다.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밀접 접촉자는 자가 격리도 해야합니다.

여섯번째 확진자는 처음에 일상접촉자로 분류됐다가 밀접 접촉자로 바뀌었는데, 자가 격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까지 3차 감염되면서, 보건당국의 접촉자 관리에 중대한 실수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송금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확진 판정을 받기 전 A씨는 지난달 22일, 지인 2명과 서울 강남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나흘 뒤, 이 가운데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로 판정됐습니다.

다음날, 보건 당국은 확진자와 1시간 반 동안 함께 밥을 먹은 A 씨를 일상 접촉자로 분류했습니다.

A씨와 함께 식사할 당시엔 증상이 없었다는 확진자의 말 때문입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환자분은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부터 발병했다고 말씀했습니다. 직전에 식사했기 때문에 일상 접촉자로 환자를 분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A씨는 능동 감시만 받고, 자가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역학 조사를 이어가던 보건 당국은 A씨와 식사를 함께 한 확진자의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저녁 7시에서 낮 1시로, 6시간 앞당겼습니다.

["카드나 동선 추적 하다 보니까 이분이 발병한 게 그날 당일 오후 1시부터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고, 접촉자 숫자를 확대했습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난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A씨는 밀접 접촉자로 조정됐습니다.

하지만 능동 감시 상태로 자유롭게 생활하던 A씨는 자가격리를 하라는 안내를 보건당국으로부터 듣지 못했습니다.

중앙방역 당국이 '밀접 접촉자'로 재분류했지만, 일선 보건소에는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겁니다.

["밀접 접촉자로 저희 내부적으로는 분류를 했는데 이 부분이 보건소로 정확하게 통보가 전달이 되지 않은 것으로 지금 판단하고 있습니다."]

보건 당국과 지역 보건소의 접촉자 관리가 허점을 드러내면서 A씨의 가족 2명에게는 3차 감염이 진행됐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지역사회 내에서의 일상적 접촉 속에서 식사를 한두 시간 하는 정도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사실이기 때문에 이 사실이 우리 방역 당국에 시사하는 것은 큽니다."]

이번에 확인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바탕으로 보다 엄격한 접촉자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다른 밀접접촉자가 음성일지라도 그걸 가지고 안심할 수가 없는 게 시간이 지나서 확진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11명 가운데 사람간 접촉으로 인한 감염은 모두 4건.

2차, 3차 감염으로 인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선 보건당국의 철저한 접촉자 관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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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번째 확진자 ‘자가 격리’ 제외…‘접촉자’ 분류 문제 없었나?
    • 입력 2020-02-01 06:24:13
    • 수정2020-02-01 08: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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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와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을 일상 접촉자 또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능동감시합니다.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밀접 접촉자는 자가 격리도 해야합니다.

여섯번째 확진자는 처음에 일상접촉자로 분류됐다가 밀접 접촉자로 바뀌었는데, 자가 격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까지 3차 감염되면서, 보건당국의 접촉자 관리에 중대한 실수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송금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확진 판정을 받기 전 A씨는 지난달 22일, 지인 2명과 서울 강남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나흘 뒤, 이 가운데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로 판정됐습니다.

다음날, 보건 당국은 확진자와 1시간 반 동안 함께 밥을 먹은 A 씨를 일상 접촉자로 분류했습니다.

A씨와 함께 식사할 당시엔 증상이 없었다는 확진자의 말 때문입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환자분은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부터 발병했다고 말씀했습니다. 직전에 식사했기 때문에 일상 접촉자로 환자를 분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A씨는 능동 감시만 받고, 자가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역학 조사를 이어가던 보건 당국은 A씨와 식사를 함께 한 확진자의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저녁 7시에서 낮 1시로, 6시간 앞당겼습니다.

["카드나 동선 추적 하다 보니까 이분이 발병한 게 그날 당일 오후 1시부터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고, 접촉자 숫자를 확대했습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난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A씨는 밀접 접촉자로 조정됐습니다.

하지만 능동 감시 상태로 자유롭게 생활하던 A씨는 자가격리를 하라는 안내를 보건당국으로부터 듣지 못했습니다.

중앙방역 당국이 '밀접 접촉자'로 재분류했지만, 일선 보건소에는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겁니다.

["밀접 접촉자로 저희 내부적으로는 분류를 했는데 이 부분이 보건소로 정확하게 통보가 전달이 되지 않은 것으로 지금 판단하고 있습니다."]

보건 당국과 지역 보건소의 접촉자 관리가 허점을 드러내면서 A씨의 가족 2명에게는 3차 감염이 진행됐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지역사회 내에서의 일상적 접촉 속에서 식사를 한두 시간 하는 정도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사실이기 때문에 이 사실이 우리 방역 당국에 시사하는 것은 큽니다."]

이번에 확인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바탕으로 보다 엄격한 접촉자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다른 밀접접촉자가 음성일지라도 그걸 가지고 안심할 수가 없는 게 시간이 지나서 확진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11명 가운데 사람간 접촉으로 인한 감염은 모두 4건.

2차, 3차 감염으로 인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선 보건당국의 철저한 접촉자 관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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