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전 세계 출산장려금, 과연 효과가 있을까?

입력 2020.02.03 (10:49) 수정 2020.02.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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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는 지금 출산율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대부분은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돈을 주면 아이를 낳을까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 보시죠.

[리포트]

파시코 씨는 지난 3년간 임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기는 좀처럼 찾아와 주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희망은 인공수정뿐인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소 10만 루블, 우리 돈 180만 원이 필요한데, 러시아 평균 월급의 3배가 넘는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저출산 정책의 하나로 비용을 100% 지원해주고 있어, 걱정을 덜었다고 하는데요.

[발레리야 파시코/인공수정 준비 중 : "의학적 분석과 절차가 많은데 대부분 첫 시도에 성공하진 않는다고 해요. 그 얘긴 가족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된단 뜻인데 (인공수정이) 의무 건강보험에 포함됐다는 것은 큰 위안입니다."]

인공수정 비용 지원은 아이를 원하는 부부들에게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대책입니다,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매년 인공수정 시술 지원을 받는 숫자가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엔 전체 출생아의 2%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났습니다.

[올가 세로바/모스크바 산부인과 의사 : "비용이 지원되지 않던 때 (우리 병원에) 400~450명 정도가 시술을 받았어요. 2019년에는 1,047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출산율은 1.48명.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 출산율 2.1명은 물론 유럽 전체 평균인 1.59명에도 못 미칩니다.

이대로라면 2035년엔 최소 4백만에서 천2백만 명의 인구감소가 예상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2024년 출산율 1.7명'을 목표로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대가족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시행된 데 이어,

기존 2자녀 이상부터 지원하던 임신·출산지원 수당을 첫 자녀부터로 확대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우리는 가족 생활을 원하고 아이를 원하는 젊은 국민을 도와야 합니다."]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올해 초,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도 지난해 출생한 아이들의 수가 60년 만에 가장 적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나라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세제 혜택을 주거나 출산장려금 지급하는 것입니다.

연간 3만 명씩 인구가 줄어들어 고민인 헝가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결혼하는 부부에 우리 돈 4천만 원을 빌려주고, 5년 이내에 아이를 낳으면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고, 3명의 아이를 갖게 되면 대출금을 전액 탕감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출산수당 정책이 장기적인 출산율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러시아는 2007년 둘째부터 약 890만 원의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단기적으로 출산율이 올랐다가 금세 떨어졌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이탈리아 역시 2015년부터 자녀 1명당 약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1.3명입니다.

오히려 양성 평등한 출산·육아 정책 등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서유럽에서도 예외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프랑스는 사회복지망이 촘촘하게 짜여있고, 1.9명대 출산율 유지하는 스웨덴은 여성 고용률이 높고, 아동 빈곤율은 낮습니다.

'돈을 주면 출산을 할까?' 돈보다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제공되어야만 '출산율 증가'라는 염원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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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전 세계 출산장려금, 과연 효과가 있을까?
    • 입력 2020-02-03 10:50:14
    • 수정2020-02-03 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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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는 지금 출산율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대부분은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돈을 주면 아이를 낳을까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 보시죠.

[리포트]

파시코 씨는 지난 3년간 임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기는 좀처럼 찾아와 주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희망은 인공수정뿐인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소 10만 루블, 우리 돈 180만 원이 필요한데, 러시아 평균 월급의 3배가 넘는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저출산 정책의 하나로 비용을 100% 지원해주고 있어, 걱정을 덜었다고 하는데요.

[발레리야 파시코/인공수정 준비 중 : "의학적 분석과 절차가 많은데 대부분 첫 시도에 성공하진 않는다고 해요. 그 얘긴 가족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된단 뜻인데 (인공수정이) 의무 건강보험에 포함됐다는 것은 큰 위안입니다."]

인공수정 비용 지원은 아이를 원하는 부부들에게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대책입니다,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매년 인공수정 시술 지원을 받는 숫자가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엔 전체 출생아의 2%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났습니다.

[올가 세로바/모스크바 산부인과 의사 : "비용이 지원되지 않던 때 (우리 병원에) 400~450명 정도가 시술을 받았어요. 2019년에는 1,047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출산율은 1.48명.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 출산율 2.1명은 물론 유럽 전체 평균인 1.59명에도 못 미칩니다.

이대로라면 2035년엔 최소 4백만에서 천2백만 명의 인구감소가 예상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2024년 출산율 1.7명'을 목표로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대가족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시행된 데 이어,

기존 2자녀 이상부터 지원하던 임신·출산지원 수당을 첫 자녀부터로 확대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우리는 가족 생활을 원하고 아이를 원하는 젊은 국민을 도와야 합니다."]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올해 초,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도 지난해 출생한 아이들의 수가 60년 만에 가장 적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나라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세제 혜택을 주거나 출산장려금 지급하는 것입니다.

연간 3만 명씩 인구가 줄어들어 고민인 헝가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결혼하는 부부에 우리 돈 4천만 원을 빌려주고, 5년 이내에 아이를 낳으면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고, 3명의 아이를 갖게 되면 대출금을 전액 탕감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출산수당 정책이 장기적인 출산율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러시아는 2007년 둘째부터 약 890만 원의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단기적으로 출산율이 올랐다가 금세 떨어졌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이탈리아 역시 2015년부터 자녀 1명당 약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1.3명입니다.

오히려 양성 평등한 출산·육아 정책 등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서유럽에서도 예외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프랑스는 사회복지망이 촘촘하게 짜여있고, 1.9명대 출산율 유지하는 스웨덴은 여성 고용률이 높고, 아동 빈곤율은 낮습니다.

'돈을 주면 출산을 할까?' 돈보다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제공되어야만 '출산율 증가'라는 염원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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