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방제단② 채점 기준 자체가 공무원에 유리

입력 2020.02.05 (22:18) 수정 2020.02.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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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KBS는 어제(4일)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인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 공모에
전직 산림 공무원이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사 기준 자체가
퇴직 공무원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박성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
서류 전형 채점푭니다.

100점 만점인데,
산림공무원 경력 점수가
20점을 차지합니다.

다른 항목에서 다 만점을 받더라도
퇴직한 산림 공무원이라야
합계가 100점이 나오고,
비공무원 출신자는
85점밖에 못 받게 됩니다.

실제로 춘천국유림관리소의
지난해 방제단 2차 모집 때도
이런 기준이 적용돼
퇴직 공무원이 합격했습니다.

이 사람의 서류전형 결과를 보니,
공무원이었다는 이유로
자격증 항목에서 25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방제단 참여 경력도 있어
총점이 90점이 나왔습니다.

1차 모집 때는
재산과 연금,
반복 참여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퇴직 공무원의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2차 모집 때는
이런 원칙이 적용되지 않다보니,
공무원 경력이
오히려 우대 조건이 된 겁니다.

연금을 받으면,
득점의 20%를 감점받긴 하지만,
공무원 경력 점수만으로도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가하면,
올해 방제단 채용 시험에선
아예 1차 모집에서 합격한
퇴직 공무원도 나왔습니다.

공무원 연금 수령자는
원칙적으로 탈락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연금을 일시불로 수령해,
정기적인 소득이 없었다는 게
1차 합격의 이유였습니다.

이렇다보니, 방제단이
퇴직 공무원의 노후 보장용 일자리냐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민인식/산림방제단 채용 탈락자
"영세한 사람들이거나 어려운 사람들이 일을 해야 되는데 그 일자리들을 있는 사람들이 일을 계속하고 있으니까. 시험은 들러리다."

이에 대해, 춘천국유림은
산림 업무의 전문성을 감안한
기준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한광철/춘천국유림관리소 보호관리팀장
"전문성이 좀 있어야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요. 그리고 산에서 지형과 지리를 잘 알아야 산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이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방제단원으로 채용되면,
간단한 교육만 받고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현직 산림직 공무원(음성변조)
"시료채취기 같은 경우는 교육하면 금방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GPS도 교육을 진행하게 되면 한 시간 내로 교육하면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부지방산림청은
지난해 방제단원 4명 가운데 3명을
퇴직 공무원으로 채웠고,
춘천국유림도
최근 5년 동안
매년 8명 가운데 한두 명은
퇴직 공무원을 채용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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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림방제단② 채점 기준 자체가 공무원에 유리
    • 입력 2020-02-05 22:18:07
    • 수정2020-02-06 03:02:49
    뉴스9(춘천)
[앵커멘트] KBS는 어제(4일)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인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 공모에 전직 산림 공무원이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사 기준 자체가 퇴직 공무원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박성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 서류 전형 채점푭니다. 100점 만점인데, 산림공무원 경력 점수가 20점을 차지합니다. 다른 항목에서 다 만점을 받더라도 퇴직한 산림 공무원이라야 합계가 100점이 나오고, 비공무원 출신자는 85점밖에 못 받게 됩니다. 실제로 춘천국유림관리소의 지난해 방제단 2차 모집 때도 이런 기준이 적용돼 퇴직 공무원이 합격했습니다. 이 사람의 서류전형 결과를 보니, 공무원이었다는 이유로 자격증 항목에서 25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방제단 참여 경력도 있어 총점이 90점이 나왔습니다. 1차 모집 때는 재산과 연금, 반복 참여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퇴직 공무원의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2차 모집 때는 이런 원칙이 적용되지 않다보니, 공무원 경력이 오히려 우대 조건이 된 겁니다. 연금을 받으면, 득점의 20%를 감점받긴 하지만, 공무원 경력 점수만으로도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가하면, 올해 방제단 채용 시험에선 아예 1차 모집에서 합격한 퇴직 공무원도 나왔습니다. 공무원 연금 수령자는 원칙적으로 탈락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연금을 일시불로 수령해, 정기적인 소득이 없었다는 게 1차 합격의 이유였습니다. 이렇다보니, 방제단이 퇴직 공무원의 노후 보장용 일자리냐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민인식/산림방제단 채용 탈락자 "영세한 사람들이거나 어려운 사람들이 일을 해야 되는데 그 일자리들을 있는 사람들이 일을 계속하고 있으니까. 시험은 들러리다." 이에 대해, 춘천국유림은 산림 업무의 전문성을 감안한 기준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한광철/춘천국유림관리소 보호관리팀장 "전문성이 좀 있어야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요. 그리고 산에서 지형과 지리를 잘 알아야 산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이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방제단원으로 채용되면, 간단한 교육만 받고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현직 산림직 공무원(음성변조) "시료채취기 같은 경우는 교육하면 금방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GPS도 교육을 진행하게 되면 한 시간 내로 교육하면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부지방산림청은 지난해 방제단원 4명 가운데 3명을 퇴직 공무원으로 채웠고, 춘천국유림도 최근 5년 동안 매년 8명 가운데 한두 명은 퇴직 공무원을 채용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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