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합격 성전환 여성 “입학 포기…다양한 가치 포용해주길”

입력 2020.02.07 (19:34) 수정 2020.02.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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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내 최초로 성 전환을 한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대학 안팎에서 논쟁이 잇따랐는데 결국 등록 마감일인 오늘, 이 합격자가 입학을 포기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 전환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여대에 합격한 A 씨가 오늘,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했습니다.

등록 마감이던 오늘 오후 4시까지 등록금을 내지 않은 겁니다.

[A 씨/성 전환 여성/음성변조 : "그거(등록)는 안 한다고 할 수 있어요. 등록금 안 넣으면 되는 거잖아요."]

A 씨는 '숙대 등록 포기합니다'라는 별도의 입장문으로 자세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도 누군가에게는 의심과 조사의 대상에 불과하다, 작금의 사태가 무서워 수험서를 다시금 뒤적일 수밖에 없었다고도 썼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사회가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희망을 결코 잃은 건 아니라고. 사회가 더 발전할 거라는 그런 희망이 있다고, 아직까지... (생각합니다.) 지지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 전환 수술을 한 뒤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를 받아 숙명여대에 지원했습니다.

법적 성별이 '여성'이라 합격과 입학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습니다.

[숙명여대 관계자/지난달 30일/음성변조 : "지원할 때 앞에 주민번호가 2번이 아니면 아예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게 돼 있거든요."]

지난 주 처음 A 씨의 합격 소식이 전해졌는데 일부 숙대 재학생과 서울시내 주요 여대 단체들이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며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숙대 재학생과 졸업생 일부는 A 씨의 입학을 환영한다며 입장문을 내는 등 대학가에서 찬반 논쟁이 일었습니다.

A 씨는 한 번 더 대학 입시를 준비하겠다며, 다음엔 여대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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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명여대 합격 성전환 여성 “입학 포기…다양한 가치 포용해주길”
    • 입력 2020-02-07 19:36:36
    • 수정2020-02-07 1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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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내 최초로 성 전환을 한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대학 안팎에서 논쟁이 잇따랐는데 결국 등록 마감일인 오늘, 이 합격자가 입학을 포기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 전환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여대에 합격한 A 씨가 오늘,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했습니다.

등록 마감이던 오늘 오후 4시까지 등록금을 내지 않은 겁니다.

[A 씨/성 전환 여성/음성변조 : "그거(등록)는 안 한다고 할 수 있어요. 등록금 안 넣으면 되는 거잖아요."]

A 씨는 '숙대 등록 포기합니다'라는 별도의 입장문으로 자세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도 누군가에게는 의심과 조사의 대상에 불과하다, 작금의 사태가 무서워 수험서를 다시금 뒤적일 수밖에 없었다고도 썼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사회가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희망을 결코 잃은 건 아니라고. 사회가 더 발전할 거라는 그런 희망이 있다고, 아직까지... (생각합니다.) 지지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 전환 수술을 한 뒤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를 받아 숙명여대에 지원했습니다.

법적 성별이 '여성'이라 합격과 입학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습니다.

[숙명여대 관계자/지난달 30일/음성변조 : "지원할 때 앞에 주민번호가 2번이 아니면 아예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게 돼 있거든요."]

지난 주 처음 A 씨의 합격 소식이 전해졌는데 일부 숙대 재학생과 서울시내 주요 여대 단체들이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며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숙대 재학생과 졸업생 일부는 A 씨의 입학을 환영한다며 입장문을 내는 등 대학가에서 찬반 논쟁이 일었습니다.

A 씨는 한 번 더 대학 입시를 준비하겠다며, 다음엔 여대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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