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로잡은 기생충…아카데미 변화까지 이끌다

[앵커]

영화 기생충의 이번 수상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습니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칸 영화제 수상에 이어 이젠 대중성까지 인정받은 건데요,

또 빈부 격차라는 보편적인 소재로 외국어 영화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아카데미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은 '기생충'입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에 영화 기생충이 호명되자 시상식장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부분 '국제영화상'까지는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예상을 깨고 최고의 영예까지 차지한 겁니다.

[곽신애/영화 '기생충' 제작사 대표 : "말이 안 나오네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까 일단 너무 기쁘고..."]

칸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 수상까지, 평론가들의 호평은 물론 이젠 대중성까지 인정받은 겁니다.

특히 영어가 아닌 외국어 영화론 사상 최초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는 의미가 큽니다.

외국 영화를 저평가하던 관행을 깨뜨린 유례없는 사건으로 할리우드에 묵직한 울림을 던졌습니다.

여성, 소수자에 이어 세계적 화두인 양극화를 정면으로 다룬 문제의식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변화를 예고한 겁니다.

[강유정/영화 평론가 : "세계 영화에 중요한 영화적 발언에 귀기울이겠다는 일종의 선언적 태도로 보여지고... 언어의 낯섦을 넘어서 이 문제가 갖고 있는 주제의 보편성을 함께 봐줬다."]

여기에 섬세한 묘사와 풍자로 무거운 주제를 유연하게 풀어낸 봉준호 감독의 연출력도 큰 몫을 했습니다.

봉 감독은 거장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겸손한 소감으로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봉준호/영화 '기생충' 감독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존경하는 마틴 스코세지 감독이 한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수상으로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들과 어깨를 겨루는 명실상부한 최고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