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아기 팝니다”…‘SNS 아기 거래’부터 ‘아기 공장’까지

입력 2020.02.18 (20:38) 수정 2020.02.18 (20: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아기를 상대로 한 인신매매라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준비된 사진을 보시죠.

지금 보시는 건 페이스북에서 말레이시아어로 '입양아'를 검색했을 때 보이는 화면입니다.

아기를 입양하고 싶다고 쓴 게시물이 보이는가 하면, 아기 입양을 연결해준다는 게시물도 보입니다.

또 가입을 해야만 내용을 볼 수 있는 비공개 그룹도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비밀이 많다는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겠죠.

말레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이 지난 16일 바로 이러한 비공개 그룹에서 불법적으로 갓 태어난 아기가 거래된다고 폭로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합법적인 입양이 아니라 아기를 물건처럼 거래를 한다는 말인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아기를 입양하려면 일반적으로 입양 기관을 통해야 합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입양 조건을 엄격하게 따지고 때로는 법원에서 입양 허가도 받아야 합니다.

말레이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베르나마 통신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서 손쉽게 '아기'를 살 수 있는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먼저 아기를 불법으로 입양하려는 한 말레이시아 여성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이 여성은 "아기를 입양하는 조건으로 산모 출산 비용과 위로금 등으로 1만 5천 링깃, 우리 돈으로 428만 원을 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기 엄마가 자꾸 돈을 먼저 송금하라고 해서 아기와 같이 만나자고 고집했더니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르나마 통신은 "보통 입양을 원할 경우 1만 링깃에서 2만 링깃 정도 우리 돈으로 285만 원에서 571만 원이 적정 가격으로 형성돼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렇게 SNS를 통해 영아 입양 거래를 하는 계정도 여러 개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베르나마 통신이 취재한 여성은 왜 정식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아기를 입양하려고 한 건가요?

[답변]

말레시아에서 합법적인 절차를 따르려면 아기를 입양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아기의 성별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알자지라 방송이 인신매매 조직으로부터 아기를 산 뒤 정식으로 입양 신청을 한 말레이시아 여성을 취재했는데요.

아기의 출생신고서를 발급받는 데만 5년이 걸렸고 여성이 양부모로 인정받는 것은 8년이나 걸렸지만, 아이는 아직까지 말레이시아 시민권자로 등록되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아이가 시민권을 얻으려면 또 수년을 기다려야 해서 그전까지는 학교에 다니지도 못하고 병원도 가지 못하는 겁니다.

[앵커]

아기를 사고파는 일이 가장 충격적인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런 영아 불법 거래가 오래전부터 횡행했다면서요?

[답변]

네, 가난한 여성이나 사회적 인식이 두려운 미혼모들이 자녀가 없는 가정에 아기를 파는 경우도 있고요.

아동 밀매 조직이 가난한 여성들의 아기를 사들인 뒤 자녀가 없는 가정에 팔아넘기는 경우도 종종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여성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출신 이민자들입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임신중인데요,.

말레이시아 법에 따르면 이민자 출신 노동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임신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으면 돈을 받고 팔겠다고 말합니다.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 : "아기는 건강합니다. 아기가 뱃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여기저기 움직이는 게 느껴집니다."]

앞서 본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중에서는 오직 아기를 팔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도 있습니다.

이런 기관은 주로 집에서 쫓겨나거나 가출한 미혼모들을 보호소에 지내게 한 뒤 아기를 낳으면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아기를 파는 겁니다.

당연히 경찰관을 돈으로 매수하고 출생신고 등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쉽게 입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러한 경우가 말레시아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대리모 사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여성들을 감금시킨 뒤 기계적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하는 '아기 공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한 '아기 공장'입니다.

이슬람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로 알려져 있었지만, 경찰이 이곳을 급습해보니 인신매매나 취업 사기를 당한 여성들이 감금된 채 성폭행에 시달리며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 '아기 공장'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우리 돈 99만 원에서 165만 원에 사이에 판매됐다고 합니다,

나이지리아 뿐만아니라 태국, 캄보디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아기 공장'이 매년 적발되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영아 밀매를 막기 위해 입양 관련 법을 개혁하거나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음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단속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돈 때문에 갓 태어난 영아를 물건 처럼 사고 파는 행위는 사는 측이나 파는 측 모두 인신매매에 동참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권 운동가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영아 밀매의 심각성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여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인사이드] “아기 팝니다”…‘SNS 아기 거래’부터 ‘아기 공장’까지
    • 입력 2020-02-18 20:42:12
    • 수정2020-02-18 20:58:56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아기를 상대로 한 인신매매라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준비된 사진을 보시죠.

지금 보시는 건 페이스북에서 말레이시아어로 '입양아'를 검색했을 때 보이는 화면입니다.

아기를 입양하고 싶다고 쓴 게시물이 보이는가 하면, 아기 입양을 연결해준다는 게시물도 보입니다.

또 가입을 해야만 내용을 볼 수 있는 비공개 그룹도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비밀이 많다는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겠죠.

말레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이 지난 16일 바로 이러한 비공개 그룹에서 불법적으로 갓 태어난 아기가 거래된다고 폭로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합법적인 입양이 아니라 아기를 물건처럼 거래를 한다는 말인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아기를 입양하려면 일반적으로 입양 기관을 통해야 합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입양 조건을 엄격하게 따지고 때로는 법원에서 입양 허가도 받아야 합니다.

말레이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베르나마 통신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서 손쉽게 '아기'를 살 수 있는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먼저 아기를 불법으로 입양하려는 한 말레이시아 여성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이 여성은 "아기를 입양하는 조건으로 산모 출산 비용과 위로금 등으로 1만 5천 링깃, 우리 돈으로 428만 원을 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기 엄마가 자꾸 돈을 먼저 송금하라고 해서 아기와 같이 만나자고 고집했더니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르나마 통신은 "보통 입양을 원할 경우 1만 링깃에서 2만 링깃 정도 우리 돈으로 285만 원에서 571만 원이 적정 가격으로 형성돼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렇게 SNS를 통해 영아 입양 거래를 하는 계정도 여러 개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베르나마 통신이 취재한 여성은 왜 정식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아기를 입양하려고 한 건가요?

[답변]

말레시아에서 합법적인 절차를 따르려면 아기를 입양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아기의 성별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알자지라 방송이 인신매매 조직으로부터 아기를 산 뒤 정식으로 입양 신청을 한 말레이시아 여성을 취재했는데요.

아기의 출생신고서를 발급받는 데만 5년이 걸렸고 여성이 양부모로 인정받는 것은 8년이나 걸렸지만, 아이는 아직까지 말레이시아 시민권자로 등록되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아이가 시민권을 얻으려면 또 수년을 기다려야 해서 그전까지는 학교에 다니지도 못하고 병원도 가지 못하는 겁니다.

[앵커]

아기를 사고파는 일이 가장 충격적인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런 영아 불법 거래가 오래전부터 횡행했다면서요?

[답변]

네, 가난한 여성이나 사회적 인식이 두려운 미혼모들이 자녀가 없는 가정에 아기를 파는 경우도 있고요.

아동 밀매 조직이 가난한 여성들의 아기를 사들인 뒤 자녀가 없는 가정에 팔아넘기는 경우도 종종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여성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출신 이민자들입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임신중인데요,.

말레이시아 법에 따르면 이민자 출신 노동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임신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으면 돈을 받고 팔겠다고 말합니다.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 : "아기는 건강합니다. 아기가 뱃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여기저기 움직이는 게 느껴집니다."]

앞서 본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중에서는 오직 아기를 팔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도 있습니다.

이런 기관은 주로 집에서 쫓겨나거나 가출한 미혼모들을 보호소에 지내게 한 뒤 아기를 낳으면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아기를 파는 겁니다.

당연히 경찰관을 돈으로 매수하고 출생신고 등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쉽게 입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러한 경우가 말레시아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대리모 사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여성들을 감금시킨 뒤 기계적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하는 '아기 공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한 '아기 공장'입니다.

이슬람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로 알려져 있었지만, 경찰이 이곳을 급습해보니 인신매매나 취업 사기를 당한 여성들이 감금된 채 성폭행에 시달리며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 '아기 공장'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우리 돈 99만 원에서 165만 원에 사이에 판매됐다고 합니다,

나이지리아 뿐만아니라 태국, 캄보디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아기 공장'이 매년 적발되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영아 밀매를 막기 위해 입양 관련 법을 개혁하거나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음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단속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돈 때문에 갓 태어난 영아를 물건 처럼 사고 파는 행위는 사는 측이나 파는 측 모두 인신매매에 동참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권 운동가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영아 밀매의 심각성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여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