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염산 테러 공포에 빠진 우간다 피해자들

입력 2020.02.20 (10:48) 수정 2020.02.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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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혼을 거부해서", "질투가 나서" 이런 이유로 사람이 사람에게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요?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우간다 염산 테러 피해자들이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에서 들어보시죠.

[리포트]

작은 식음료 가게를 운영 중인 제니퍼 씨의 손과 귀, 얼굴 한 면엔 화상 흉터가 있습니다.

9년 전, 그녀의 사업 성공을 질투한 동업인에게 염산 테러를 당했는데요.

산성 물질은 몸에 닿기만 해도 큰 화상을 입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일그러진 얼굴로 살게 된 그녀는, 지금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니퍼 무테시/염산 테러 피해자 :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것이 두려워서 밖을 돌아다닐 수 없고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냅니다. 사람들은 저를 보는 것을 불편해합니다."]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 중인 다니엘 씨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있습니다.

18살에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산성 물질 공격을 당해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얼굴에 큰 흉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흉 때문에 생겼던 대인기피증은 극복할 수 있었는데요.

[다니엘 카솔로/염산 테러 피해자 : "공격 당한 순간 그 양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눈과 피부가 타들어 가기 시작했고,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8년 전, 대학생이었던 라네티는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남자친구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했습니다.

지금은 같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산성 공격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데요.

가해자가 제대로 죗값을 치르도록 법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는 동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라네티 키룽기/우간다 산피해지원센터 : "염산 테러를 저지른 후 유죄로 승인된다면 죗값을 치르기 위해 반드시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합니다."]

2018년 우간다에서는 42건의 산성 물질 공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대부분 질투나 연인 간의 갈등 등 개인적인 문제에 의한 동기였는데요.

우간다 정부는 10년 전부터 이를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법 제정 등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자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염산 테러 가해자에 대한 사법부의 잣대가 너무 관용적이라고 분노하는데요.

[라네티 키룽기/우간다 산피해지원센터 : "우선 추진중인 것은 염산 테러 가해자에 대한 보석금 정책을 없애는 겁니다. 그들은 절대 석방돼서는 안 됩니다."]

산성 물질 공격은 우간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영국에서는 묻지 마 염산 테러 범죄가 급증해 공포감이 확산하기도 했는데요.

염산 테러 생존자 국제신탁에 따르면 연간 염산 공격 피해자는 1,500명에 달합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여성으로 '여성에게 외모가 중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은 2018년 '공격 무기 법안'을 입법화해 염산 테러 범죄 처벌을 강화 했고, 파키스탄은 최소 14년형 선고, 방글라데시는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하면서 산성 공격 범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산성 물질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은 평생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들이 과거를 떨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가해자에게 합당한 응징과 처벌이 가해지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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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염산 테러 공포에 빠진 우간다 피해자들
    • 입력 2020-02-20 10:56:48
    • 수정2020-02-20 11:27:59
    지구촌뉴스
[앵커]

"청혼을 거부해서", "질투가 나서" 이런 이유로 사람이 사람에게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요?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우간다 염산 테러 피해자들이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에서 들어보시죠.

[리포트]

작은 식음료 가게를 운영 중인 제니퍼 씨의 손과 귀, 얼굴 한 면엔 화상 흉터가 있습니다.

9년 전, 그녀의 사업 성공을 질투한 동업인에게 염산 테러를 당했는데요.

산성 물질은 몸에 닿기만 해도 큰 화상을 입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일그러진 얼굴로 살게 된 그녀는, 지금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니퍼 무테시/염산 테러 피해자 :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것이 두려워서 밖을 돌아다닐 수 없고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냅니다. 사람들은 저를 보는 것을 불편해합니다."]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 중인 다니엘 씨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있습니다.

18살에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산성 물질 공격을 당해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얼굴에 큰 흉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흉 때문에 생겼던 대인기피증은 극복할 수 있었는데요.

[다니엘 카솔로/염산 테러 피해자 : "공격 당한 순간 그 양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눈과 피부가 타들어 가기 시작했고,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8년 전, 대학생이었던 라네티는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남자친구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했습니다.

지금은 같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산성 공격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데요.

가해자가 제대로 죗값을 치르도록 법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는 동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라네티 키룽기/우간다 산피해지원센터 : "염산 테러를 저지른 후 유죄로 승인된다면 죗값을 치르기 위해 반드시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합니다."]

2018년 우간다에서는 42건의 산성 물질 공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대부분 질투나 연인 간의 갈등 등 개인적인 문제에 의한 동기였는데요.

우간다 정부는 10년 전부터 이를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법 제정 등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자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염산 테러 가해자에 대한 사법부의 잣대가 너무 관용적이라고 분노하는데요.

[라네티 키룽기/우간다 산피해지원센터 : "우선 추진중인 것은 염산 테러 가해자에 대한 보석금 정책을 없애는 겁니다. 그들은 절대 석방돼서는 안 됩니다."]

산성 물질 공격은 우간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영국에서는 묻지 마 염산 테러 범죄가 급증해 공포감이 확산하기도 했는데요.

염산 테러 생존자 국제신탁에 따르면 연간 염산 공격 피해자는 1,500명에 달합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여성으로 '여성에게 외모가 중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은 2018년 '공격 무기 법안'을 입법화해 염산 테러 범죄 처벌을 강화 했고, 파키스탄은 최소 14년형 선고, 방글라데시는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하면서 산성 공격 범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산성 물질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은 평생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들이 과거를 떨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가해자에게 합당한 응징과 처벌이 가해지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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