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은 구조적 문제”…생존 간호사의 산재 신청

입력 2020.02.21 (07:40) 수정 2020.02.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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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이 '태움', 즉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선욱 간호사 유가족이 낸 산재 신청을 받아들였는데요.

1년 가까이 지난 어제, 태움을 겪은 뒤 병원을 나온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한 간호사가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이 간호사는 태움 관행이 병원의 구조적 문제에서 나온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직장 내 괴롭힘, '태움'으로 괴로워하다 일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황은영 씨.

산재 보상 신청을 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황은영/'태움' 피해 간호사 : "두 개의 병원에서 근무하며 심각한 질병을 얻게 돼 일상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게 된 데에 대해 산업재해 신청을 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황 씨는 2018년 서울의료원 등 병원 2곳에서 일하는 동안 짧은 교육 뒤 중증 환자가 있는 병실에 투입됐고, 선배들의 막말 등 '태움' 관행으로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황 씨는 반복되는 태움 관행 뒤에 숨은 병원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합니다.

병원이 간호 인력을 늘리지 않아 기존 간호사들이 업무와 신입 교육을 병행하다보니,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태움'의 가해자가 되고 신입 간호사는 교육도 제대로 못 받는다는 겁니다.

[황은영/'태움' 피해 간호사 : "구조적인 문제로 몰아넣은 사람들(병원)의 잘못이에요.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바꿔나갈 수 있을 때, 우리 사회가 (바뀔 거예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도 태움 등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새내기 간호사 고 박선욱 씨의 산재 보상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업무상질병판정서엔 "간호사 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직장 내에서 적절한 교육이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걸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심리적 부담을 겪었을 박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적었습니다.

신입 간호사가 입사 1년도 안 돼 부족한 교육과 태움 관행 등으로 퇴사하는 경우는 40%.

또, 과중한 업무 속에서 태움으로 고통받는 간호사는 열 명 중 세 명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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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근로복지공단이 '태움', 즉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선욱 간호사 유가족이 낸 산재 신청을 받아들였는데요.

1년 가까이 지난 어제, 태움을 겪은 뒤 병원을 나온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한 간호사가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이 간호사는 태움 관행이 병원의 구조적 문제에서 나온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직장 내 괴롭힘, '태움'으로 괴로워하다 일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황은영 씨.

산재 보상 신청을 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황은영/'태움' 피해 간호사 : "두 개의 병원에서 근무하며 심각한 질병을 얻게 돼 일상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게 된 데에 대해 산업재해 신청을 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황 씨는 2018년 서울의료원 등 병원 2곳에서 일하는 동안 짧은 교육 뒤 중증 환자가 있는 병실에 투입됐고, 선배들의 막말 등 '태움' 관행으로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황 씨는 반복되는 태움 관행 뒤에 숨은 병원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합니다.

병원이 간호 인력을 늘리지 않아 기존 간호사들이 업무와 신입 교육을 병행하다보니,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태움'의 가해자가 되고 신입 간호사는 교육도 제대로 못 받는다는 겁니다.

[황은영/'태움' 피해 간호사 : "구조적인 문제로 몰아넣은 사람들(병원)의 잘못이에요.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바꿔나갈 수 있을 때, 우리 사회가 (바뀔 거예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도 태움 등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새내기 간호사 고 박선욱 씨의 산재 보상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업무상질병판정서엔 "간호사 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직장 내에서 적절한 교육이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걸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심리적 부담을 겪었을 박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적었습니다.

신입 간호사가 입사 1년도 안 돼 부족한 교육과 태움 관행 등으로 퇴사하는 경우는 40%.

또, 과중한 업무 속에서 태움으로 고통받는 간호사는 열 명 중 세 명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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