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대구 ‘병상 부족’…환자 중증도 판단은 ‘어떻게’?

입력 2020.03.01 (21:07) 수정 2020.03.0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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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대로 정부가 병상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환자 분류와 치료 체계를 대폭 바꾸기로 했죠.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정부 발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변]

이미 대구 의료진들의 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상당한 자원의 고갈을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감대가 있었던 부분이고요. 이러한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마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정부에서만 조금 괜찮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얘기를 했던 것들이 소통에서의 문제였던 것 같고요. 이미 보건당국이라든지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차선책, 즉 중증 환자를 좀 더 살리자는 쪽에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보셨다시피 코로나19의 특성상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경증이라도 병원이 아닌 곳에 격리하는 것, 괜찮습니까?

[답변]

사실 답은 없는데요. 그렇지만 다행히 메르스 때 같은 경우는 거의 대부분 환자가 에크모 같은 중환자 치료가 필요했었는데, 이번에 코로나19 같은 경우는 폐렴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수는 상당히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는 차선의 정책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대구에 입원 대기자가 1,600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에게 1인 1실을 다 공급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답변]

사실 원칙적으로는 의료기관 수준의 시설이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시설에서 1인 1실을 쓴다고 하면 이게 차선책인 것 같고요. 접촉자나 감염자가 발생하게 되면 그다음에 어떤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입원 대기 중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는데, 중증도 분류를 단지 증상만으로 하는 것은 좀 곤란할 것 같은데요?

[답변]

사실 환자가 말하는 증상만으로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최소한 좀 더 심층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산소포화도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고 중증으로 넘어가는지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요. 실제로 지금 사망한 분들의 병력을 보면 대부분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들이 많았던 분들이거든요. 현실적으로는 고령자, 특히 만성질환자 이분들을 좀 따로 보는 관점들이 필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들도 필요하겠고요.

[앵커]

오늘 발표된 대구 지역 병상 확보 대책, 현실성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아마 의료진들은 환자 분류를, 마치 전쟁에서의 군의관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고요.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 중증 환자를 분류하는 것은 완벽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중증 환자를 분류하는 위험인자 기반의 접근법으로 하는 게 지금 현장에서의 최선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정부에서도 많은 의료진을 투입한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굉장히 많은 자원의 수혈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의사분들이 계속 대구에 자원하고 있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일단은 다수의 환자가 경증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환자를 볼 수 있는 내과계 선생님들이면 충분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200명도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전문가가 다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환자들이 급성기로 넘어가는지를 감별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대구 지역에서 진단에만 너무 신경 쓰고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낸 전문가도 있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변]

그 두 가지가 다 상치된 이야기라기보다는요. 시기적으로 처음에 병이 발생했을 때는 이것이 하나의 유행이기 때문에 그 유행을 잡기 위해서 과도한 진단을 해서, 어떻게 보면 병균을 가두는 전략이죠. 그런 전략을 썼다면 지금은 피해 최소화 쪽으로 가야 하니까요. 우리가 조금 더 치료해야 하는 분들, 어떤 분들에게 우리가 자원을 써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집중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두 이야기는 시기에 따라서 초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두 가지 전략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경증 환자들은 생활치료시설에 머물겠지만, 경증 환자 중에서도 고령이나 기저 질환을 갖고 계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달리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답변]

그런 분들에 대해서는 조금씩이라도 징후가 보일 때는 바로 의료기관에서 좀 더 적극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이제 신천지 이외의 지역사회 전파에도 신경 써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실제로 대구에서 진료하는 동료 의사들의 이야기가 지난주까지는 거의 신천지와 관련된 확진자들이 늘고 있었는데, 이미 그 선을 넘어서 관련이 없는, 그 이후 접촉자들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요. 사실 이것이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국가나 종교단체의 병이 아니지 않습니까?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아마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진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다고 하면 우선 코로나19를 한 번씩은 반드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단계에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일반 의료진들이 좀 더 포괄적으로 코로나19를 의심해서 진단하는 단계에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내일부터는 조금 확진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이제 희망 사항이고요, 모두가 바라는 바이고, 감염학계나 예방의학계에서 봤을 때도 정부가 하는 정책이나 의료계가 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모든 생활을 좀 자제하고, 활동을 자제해주는 것들이 방역에 도움이 되겠다고 봤던 것이기 때문에 1~2주 정도를 얘기했던 것이고요. 사실은 우리가 바이러스의 특성을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전히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앵커]

당장 내일부터 확진자가 줄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시는 거죠?

[답변]

네, 희망 사항입니다.

[앵커]

교수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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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1 21:09:26
    • 수정2020-03-01 22: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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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대로 정부가 병상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환자 분류와 치료 체계를 대폭 바꾸기로 했죠.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정부 발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변]

이미 대구 의료진들의 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상당한 자원의 고갈을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감대가 있었던 부분이고요. 이러한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마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정부에서만 조금 괜찮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얘기를 했던 것들이 소통에서의 문제였던 것 같고요. 이미 보건당국이라든지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차선책, 즉 중증 환자를 좀 더 살리자는 쪽에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보셨다시피 코로나19의 특성상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경증이라도 병원이 아닌 곳에 격리하는 것, 괜찮습니까?

[답변]

사실 답은 없는데요. 그렇지만 다행히 메르스 때 같은 경우는 거의 대부분 환자가 에크모 같은 중환자 치료가 필요했었는데, 이번에 코로나19 같은 경우는 폐렴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수는 상당히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는 차선의 정책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대구에 입원 대기자가 1,600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에게 1인 1실을 다 공급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답변]

사실 원칙적으로는 의료기관 수준의 시설이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시설에서 1인 1실을 쓴다고 하면 이게 차선책인 것 같고요. 접촉자나 감염자가 발생하게 되면 그다음에 어떤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입원 대기 중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는데, 중증도 분류를 단지 증상만으로 하는 것은 좀 곤란할 것 같은데요?

[답변]

사실 환자가 말하는 증상만으로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최소한 좀 더 심층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산소포화도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고 중증으로 넘어가는지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요. 실제로 지금 사망한 분들의 병력을 보면 대부분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들이 많았던 분들이거든요. 현실적으로는 고령자, 특히 만성질환자 이분들을 좀 따로 보는 관점들이 필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들도 필요하겠고요.

[앵커]

오늘 발표된 대구 지역 병상 확보 대책, 현실성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아마 의료진들은 환자 분류를, 마치 전쟁에서의 군의관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고요.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 중증 환자를 분류하는 것은 완벽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중증 환자를 분류하는 위험인자 기반의 접근법으로 하는 게 지금 현장에서의 최선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정부에서도 많은 의료진을 투입한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굉장히 많은 자원의 수혈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의사분들이 계속 대구에 자원하고 있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일단은 다수의 환자가 경증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환자를 볼 수 있는 내과계 선생님들이면 충분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200명도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전문가가 다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환자들이 급성기로 넘어가는지를 감별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대구 지역에서 진단에만 너무 신경 쓰고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낸 전문가도 있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변]

그 두 가지가 다 상치된 이야기라기보다는요. 시기적으로 처음에 병이 발생했을 때는 이것이 하나의 유행이기 때문에 그 유행을 잡기 위해서 과도한 진단을 해서, 어떻게 보면 병균을 가두는 전략이죠. 그런 전략을 썼다면 지금은 피해 최소화 쪽으로 가야 하니까요. 우리가 조금 더 치료해야 하는 분들, 어떤 분들에게 우리가 자원을 써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집중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두 이야기는 시기에 따라서 초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두 가지 전략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경증 환자들은 생활치료시설에 머물겠지만, 경증 환자 중에서도 고령이나 기저 질환을 갖고 계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달리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답변]

그런 분들에 대해서는 조금씩이라도 징후가 보일 때는 바로 의료기관에서 좀 더 적극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이제 신천지 이외의 지역사회 전파에도 신경 써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실제로 대구에서 진료하는 동료 의사들의 이야기가 지난주까지는 거의 신천지와 관련된 확진자들이 늘고 있었는데, 이미 그 선을 넘어서 관련이 없는, 그 이후 접촉자들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요. 사실 이것이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국가나 종교단체의 병이 아니지 않습니까?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아마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진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다고 하면 우선 코로나19를 한 번씩은 반드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단계에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일반 의료진들이 좀 더 포괄적으로 코로나19를 의심해서 진단하는 단계에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내일부터는 조금 확진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이제 희망 사항이고요, 모두가 바라는 바이고, 감염학계나 예방의학계에서 봤을 때도 정부가 하는 정책이나 의료계가 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모든 생활을 좀 자제하고, 활동을 자제해주는 것들이 방역에 도움이 되겠다고 봤던 것이기 때문에 1~2주 정도를 얘기했던 것이고요. 사실은 우리가 바이러스의 특성을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전히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앵커]

당장 내일부터 확진자가 줄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시는 거죠?

[답변]

네, 희망 사항입니다.

[앵커]

교수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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