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보다 끼니 걱정…‘취약계층’ 도움 손길 절실

입력 2020.03.03 (21:33) 수정 2020.03.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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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민이 마음 졸이는 이 시간, 누군가에겐 끼니 걱정과 생계의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홀로 자가격리중인 장애인부터 노숙자까지...

유난히 더 추운 계절을 나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 이화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안녕하세요. 저는 2월 23일 날 자가격리가 된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입니다."]

지체장애인 김 모 씨는 지난달 자신을 도와주던 활동보조사가 확진을 받자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이것은 감기약과 구청에서 가져다 준 체온계입니다."]

자가격리 열흘째, 집 곳곳에는 치우지 못한 쓰레기들과 음식물이 가득합니다.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저녁마다 음식을 시켜먹고 있습니다. 제가 치우질 못해서 냄새가 조금 나고 있습니다."]

구청에서 구호 물품으로 즉석식품과 라면을 줬지만, 정작 조리해줄 사람이 없고 움직임이 불편한 김 씨에겐 이렇다 할 도움이 안 됩니다.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물품들 중에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것과 미리 준비해 둔 물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쉼터에 들어갈 수 없는 노숙인들.

그나마 따뜻해진 요즘 날씨가 다행이지만, 대구 시내 문을 연 무료급식소가 쉰 곳에서 한 곳으로 줄었습니다.

[노숙자 : "일단 제일 문제가 밥이죠. 저녁을 거의 못 먹으니까. 일요일은 거의 없어요. 아침 점심 저녁 아무 데도 없거든요. 노숙자들은 거의 일요일에는 굶는 게 대부분이죠."]

[인근 쪽방촌 주민 : "(주변분들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그건 나도 모르지, 나도 내걸 해결 못 하는데 모르지."]

무료 배식도 도시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거 받아가세요) 네."]

[대구 요셉의집 무료 급식 봉사자 : "지금은 안에서 밥을 못해요. 코로나 때문에. 그래서 도시락 직접 해가지고 직접 나눠주고."]

[무료 급식 이용자 : "원장님이 마음이 좋으셔가지고 (급식을)못하니까 마음이 아프니까 도시락으로 이렇게 주시죠."]

먹고 사는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마스크를 사러 긴 줄에 설 시간도 없는 노점상 할머니는 천으로 된 마스크를 쓰고 또 씁니다.

[시장 상인/음성변조 : "몇 개 되는 거 씻어놓고. 또 하고. 일회용 사러 갈 일도 없고. 약국에도 뭐 없다 하지. 우체국에는 가면 줄 선다고 해서 못 가고. 그래가 이래 하고 있어요."]

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 이웃들이, 코로나19확산의 여파로 사회적 보호망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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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마스크보다 끼니 걱정…‘취약계층’ 도움 손길 절실
    • 입력 2020-03-03 21:36:09
    • 수정2020-03-04 08:55:24
    뉴스 9
[앵커] ​전국민이 마음 졸이는 이 시간, 누군가에겐 끼니 걱정과 생계의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홀로 자가격리중인 장애인부터 노숙자까지... 유난히 더 추운 계절을 나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 이화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안녕하세요. 저는 2월 23일 날 자가격리가 된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입니다."] 지체장애인 김 모 씨는 지난달 자신을 도와주던 활동보조사가 확진을 받자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이것은 감기약과 구청에서 가져다 준 체온계입니다."] 자가격리 열흘째, 집 곳곳에는 치우지 못한 쓰레기들과 음식물이 가득합니다.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저녁마다 음식을 시켜먹고 있습니다. 제가 치우질 못해서 냄새가 조금 나고 있습니다."] 구청에서 구호 물품으로 즉석식품과 라면을 줬지만, 정작 조리해줄 사람이 없고 움직임이 불편한 김 씨에겐 이렇다 할 도움이 안 됩니다. [자가 격리자 지체장애인 : "물품들 중에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것과 미리 준비해 둔 물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쉼터에 들어갈 수 없는 노숙인들. 그나마 따뜻해진 요즘 날씨가 다행이지만, 대구 시내 문을 연 무료급식소가 쉰 곳에서 한 곳으로 줄었습니다. [노숙자 : "일단 제일 문제가 밥이죠. 저녁을 거의 못 먹으니까. 일요일은 거의 없어요. 아침 점심 저녁 아무 데도 없거든요. 노숙자들은 거의 일요일에는 굶는 게 대부분이죠."] [인근 쪽방촌 주민 : "(주변분들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그건 나도 모르지, 나도 내걸 해결 못 하는데 모르지."] 무료 배식도 도시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거 받아가세요) 네."] [대구 요셉의집 무료 급식 봉사자 : "지금은 안에서 밥을 못해요. 코로나 때문에. 그래서 도시락 직접 해가지고 직접 나눠주고."] [무료 급식 이용자 : "원장님이 마음이 좋으셔가지고 (급식을)못하니까 마음이 아프니까 도시락으로 이렇게 주시죠."] 먹고 사는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마스크를 사러 긴 줄에 설 시간도 없는 노점상 할머니는 천으로 된 마스크를 쓰고 또 씁니다. [시장 상인/음성변조 : "몇 개 되는 거 씻어놓고. 또 하고. 일회용 사러 갈 일도 없고. 약국에도 뭐 없다 하지. 우체국에는 가면 줄 선다고 해서 못 가고. 그래가 이래 하고 있어요."] 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 이웃들이, 코로나19확산의 여파로 사회적 보호망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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