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모은 암보험 깨고, 익명의 돈봉투 놓고 가고…온정 이어져

입력 2020.03.04 (08:35) 수정 2020.03.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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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대구 경북 지역의 시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힘이 되는 소식들도 하나 둘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정이 딱하다며, 7년 된 보험을 해지한 돈을 전달해달라는 이웃부터 백만 원이 든 봉투만 두고 홀연히 사라진 사람도 있는데요.

함께 이겨냅시다, 박진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주 이 주민센터에는 60대 남성이 찾아와 기부 방법을 묻고 돌아갔습니다.

한 시간 뒤 다시 나타난 이 남성은 현금 118만 원이 담긴 봉투 하나를 건네고 떠났습니다.

7년 동안 유지하던 암 보험을 해지해 환급받은 돈이었습니다.

[한지용/서울 성북구 길음2동 주민센터 직원 : "본인이 앞날을 위해 준비하신 금액이니 선뜻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생각하시라고 말씀을 드렸던 거예요."]

이 남성이 기초생활수급자라는 걸 안 주민센터가,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꼭 대구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사무소에도 익명으로 기부금 백만 원이 전달됐습니다.

자신을 농부라고 소개한 뒤 어려운 일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편지를 남겼는데, 결국, 누군지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괴산군 청천면사무소 직원 : "(봉투를) 대신 전해달라고 사람을 통해서 면사무소에 오셨고요. 오셔서 그분이 좋은 일에 써달라고."]

마포 상암 주민센터에도 돼지저금통 등 현금 90만 원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충남 서산시에서도 80대 노인이 두 차례에 걸쳐 198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시민단체 굿네이버스에는 2천 9백여 명이 기부에 참여해 1차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을 대구 경북에 지원했습니다.

연예인들도 대구에서 직접 마스크를 나눠주는가 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내는 방식으로 기부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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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3-04 08: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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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대구 경북 지역의 시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힘이 되는 소식들도 하나 둘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정이 딱하다며, 7년 된 보험을 해지한 돈을 전달해달라는 이웃부터 백만 원이 든 봉투만 두고 홀연히 사라진 사람도 있는데요.

함께 이겨냅시다, 박진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주 이 주민센터에는 60대 남성이 찾아와 기부 방법을 묻고 돌아갔습니다.

한 시간 뒤 다시 나타난 이 남성은 현금 118만 원이 담긴 봉투 하나를 건네고 떠났습니다.

7년 동안 유지하던 암 보험을 해지해 환급받은 돈이었습니다.

[한지용/서울 성북구 길음2동 주민센터 직원 : "본인이 앞날을 위해 준비하신 금액이니 선뜻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생각하시라고 말씀을 드렸던 거예요."]

이 남성이 기초생활수급자라는 걸 안 주민센터가,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꼭 대구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사무소에도 익명으로 기부금 백만 원이 전달됐습니다.

자신을 농부라고 소개한 뒤 어려운 일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편지를 남겼는데, 결국, 누군지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괴산군 청천면사무소 직원 : "(봉투를) 대신 전해달라고 사람을 통해서 면사무소에 오셨고요. 오셔서 그분이 좋은 일에 써달라고."]

마포 상암 주민센터에도 돼지저금통 등 현금 90만 원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충남 서산시에서도 80대 노인이 두 차례에 걸쳐 198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시민단체 굿네이버스에는 2천 9백여 명이 기부에 참여해 1차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을 대구 경북에 지원했습니다.

연예인들도 대구에서 직접 마스크를 나눠주는가 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내는 방식으로 기부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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