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롯데. 팀 방어율과 타율 역시 10개 구단 중 가장 저조했을 만큼 롯데의 2019년은 투·타 모두 낙제점에 가까웠다.
여기 롯데가 유일하게 10개 구단 중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평균 경기 시간.
롯데의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시간 경기를 치른 팀으로 기록됐다.
롯데 팬들은 자신의 팀이 꼴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고통스럽게도 가장 오랜 시간 지켜 봐야만 했다.
메이저리그도 위기
최근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를 시청하는 팬의 평균 연령이 59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프로농구 NBA는 평균 시청 연령이 43세로 가장 젊었고, 미국 프로 풋볼리그 NFL이 53세로 뒤를 이었다. 특히 13세 이상 17세 이하의 10대 구간의 리그 선호도 조사에서 NBA를 좋아한다는 비율은 53%에 달했지만 MLB의 선호율은 단 4%에 그쳤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 젊은 팬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가운데, 인기 하락의 이유로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야구의 긴 경기 시간이다.
짧게 더 짧게 '스낵 컬쳐' 트렌드
최근 문화 트렌드는 '유튜브','짤방'과 같이 짧은 소비 시간을 앞세우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로 대표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과자를 먹듯 5~15분 사이에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 콘텐츠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도 이제 상영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40분 사이가 주를 이루고 2시간을 넘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K-POP 역시 3분 초반의 곡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짧게 더 짧게'를 외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야구는 젊은 팬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의 눈 깜짝할 사이에 펼쳐지는 화려한 덩크에, 손흥민의 총알 같은 70M 단독 돌파 환상 골에 열광한다. 하지만 박병호의 시원한 끝내기 홈런을 기다리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너무 길다. 야구계도 최근 이 같은 위기를 인식했는지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세는 '스피드 업(speed up)' 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빠른 야구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공수 교대 시간 단축, 비디오 판독 요청 결정 시간 단축 등 이미 스피드 업을 위해 다양한 규정을 만들었다. 2018년 기준 MLB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4분. 하지만 3시간 벽을 향한 MLB 사무국의 스피드 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잦은 투수 교체로 인한 경기 지연을 막기 위해 MLB는 올 시즌부터 한 투수가 최소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을 마친 뒤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요 승부처에서 왼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왼손 투수가 올라오는 등의 '원포인트 릴리프' 불펜 운영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도 이 대세를 따라 경기 시간 단축에 힘쓰고 있다. KBO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는 12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12초룰'과 타자의 신속한 타격을 위한 타석 이탈 방지 규칙 등을 도입하며 빠른 경기 진행을 추구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1분(연장 포함)으로 2014년 3시간 27분(연장 포함)에 비하면 16분이나 단축됐다. 올 시즌엔 비디오 판독 소요 시간도 종전 5분에서 3분으로 줄게 되고, 투수가 공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횟수도 3회로 제한하는 등 3시간 벽을 향한 KBO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올해 열릴 예정인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대회에서 현행 9이닝이 아닌 7이닝 경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도 결국 하나의 스포츠 상품이다.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 되려면 유행에 발맞춘 품질 개선이 필요한 법이다. 야구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건 바로 지루하지 않은 재미.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푸는 데 필요한 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내일 출근을 걱정하며 밤 11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열차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야구 팬들의 표정엔 또다시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여기 롯데가 유일하게 10개 구단 중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평균 경기 시간.
롯데의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시간 경기를 치른 팀으로 기록됐다.
롯데 팬들은 자신의 팀이 꼴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고통스럽게도 가장 오랜 시간 지켜 봐야만 했다.
메이저리그도 위기
최근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를 시청하는 팬의 평균 연령이 59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프로농구 NBA는 평균 시청 연령이 43세로 가장 젊었고, 미국 프로 풋볼리그 NFL이 53세로 뒤를 이었다. 특히 13세 이상 17세 이하의 10대 구간의 리그 선호도 조사에서 NBA를 좋아한다는 비율은 53%에 달했지만 MLB의 선호율은 단 4%에 그쳤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 젊은 팬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가운데, 인기 하락의 이유로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야구의 긴 경기 시간이다.
짧게 더 짧게 '스낵 컬쳐' 트렌드
최근 문화 트렌드는 '유튜브','짤방'과 같이 짧은 소비 시간을 앞세우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로 대표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과자를 먹듯 5~15분 사이에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 콘텐츠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도 이제 상영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40분 사이가 주를 이루고 2시간을 넘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K-POP 역시 3분 초반의 곡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짧게 더 짧게'를 외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야구는 젊은 팬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의 눈 깜짝할 사이에 펼쳐지는 화려한 덩크에, 손흥민의 총알 같은 70M 단독 돌파 환상 골에 열광한다. 하지만 박병호의 시원한 끝내기 홈런을 기다리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너무 길다. 야구계도 최근 이 같은 위기를 인식했는지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세는 '스피드 업(speed up)' 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빠른 야구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공수 교대 시간 단축, 비디오 판독 요청 결정 시간 단축 등 이미 스피드 업을 위해 다양한 규정을 만들었다. 2018년 기준 MLB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4분. 하지만 3시간 벽을 향한 MLB 사무국의 스피드 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잦은 투수 교체로 인한 경기 지연을 막기 위해 MLB는 올 시즌부터 한 투수가 최소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을 마친 뒤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요 승부처에서 왼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왼손 투수가 올라오는 등의 '원포인트 릴리프' 불펜 운영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도 이 대세를 따라 경기 시간 단축에 힘쓰고 있다. KBO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는 12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12초룰'과 타자의 신속한 타격을 위한 타석 이탈 방지 규칙 등을 도입하며 빠른 경기 진행을 추구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1분(연장 포함)으로 2014년 3시간 27분(연장 포함)에 비하면 16분이나 단축됐다. 올 시즌엔 비디오 판독 소요 시간도 종전 5분에서 3분으로 줄게 되고, 투수가 공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횟수도 3회로 제한하는 등 3시간 벽을 향한 KBO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올해 열릴 예정인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대회에서 현행 9이닝이 아닌 7이닝 경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도 결국 하나의 스포츠 상품이다.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 되려면 유행에 발맞춘 품질 개선이 필요한 법이다. 야구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건 바로 지루하지 않은 재미.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푸는 데 필요한 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내일 출근을 걱정하며 밤 11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열차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야구 팬들의 표정엔 또다시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프로야구의 흥미, 3시간 벽을 깨자
-
- 입력 2020-03-05 17:20:11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롯데. 팀 방어율과 타율 역시 10개 구단 중 가장 저조했을 만큼 롯데의 2019년은 투·타 모두 낙제점에 가까웠다.
여기 롯데가 유일하게 10개 구단 중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평균 경기 시간.
롯데의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시간 경기를 치른 팀으로 기록됐다.
롯데 팬들은 자신의 팀이 꼴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고통스럽게도 가장 오랜 시간 지켜 봐야만 했다.
메이저리그도 위기
최근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를 시청하는 팬의 평균 연령이 59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프로농구 NBA는 평균 시청 연령이 43세로 가장 젊었고, 미국 프로 풋볼리그 NFL이 53세로 뒤를 이었다. 특히 13세 이상 17세 이하의 10대 구간의 리그 선호도 조사에서 NBA를 좋아한다는 비율은 53%에 달했지만 MLB의 선호율은 단 4%에 그쳤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 젊은 팬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가운데, 인기 하락의 이유로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야구의 긴 경기 시간이다.
짧게 더 짧게 '스낵 컬쳐' 트렌드
최근 문화 트렌드는 '유튜브','짤방'과 같이 짧은 소비 시간을 앞세우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로 대표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과자를 먹듯 5~15분 사이에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 콘텐츠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도 이제 상영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40분 사이가 주를 이루고 2시간을 넘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K-POP 역시 3분 초반의 곡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짧게 더 짧게'를 외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야구는 젊은 팬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의 눈 깜짝할 사이에 펼쳐지는 화려한 덩크에, 손흥민의 총알 같은 70M 단독 돌파 환상 골에 열광한다. 하지만 박병호의 시원한 끝내기 홈런을 기다리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너무 길다. 야구계도 최근 이 같은 위기를 인식했는지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세는 '스피드 업(speed up)' 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빠른 야구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공수 교대 시간 단축, 비디오 판독 요청 결정 시간 단축 등 이미 스피드 업을 위해 다양한 규정을 만들었다. 2018년 기준 MLB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4분. 하지만 3시간 벽을 향한 MLB 사무국의 스피드 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잦은 투수 교체로 인한 경기 지연을 막기 위해 MLB는 올 시즌부터 한 투수가 최소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을 마친 뒤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요 승부처에서 왼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왼손 투수가 올라오는 등의 '원포인트 릴리프' 불펜 운영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도 이 대세를 따라 경기 시간 단축에 힘쓰고 있다. KBO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는 12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12초룰'과 타자의 신속한 타격을 위한 타석 이탈 방지 규칙 등을 도입하며 빠른 경기 진행을 추구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1분(연장 포함)으로 2014년 3시간 27분(연장 포함)에 비하면 16분이나 단축됐다. 올 시즌엔 비디오 판독 소요 시간도 종전 5분에서 3분으로 줄게 되고, 투수가 공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횟수도 3회로 제한하는 등 3시간 벽을 향한 KBO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올해 열릴 예정인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대회에서 현행 9이닝이 아닌 7이닝 경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도 결국 하나의 스포츠 상품이다.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 되려면 유행에 발맞춘 품질 개선이 필요한 법이다. 야구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건 바로 지루하지 않은 재미.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푸는 데 필요한 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내일 출근을 걱정하며 밤 11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열차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야구 팬들의 표정엔 또다시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여기 롯데가 유일하게 10개 구단 중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평균 경기 시간.
롯데의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시간 경기를 치른 팀으로 기록됐다.
롯데 팬들은 자신의 팀이 꼴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고통스럽게도 가장 오랜 시간 지켜 봐야만 했다.
메이저리그도 위기
최근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를 시청하는 팬의 평균 연령이 59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프로농구 NBA는 평균 시청 연령이 43세로 가장 젊었고, 미국 프로 풋볼리그 NFL이 53세로 뒤를 이었다. 특히 13세 이상 17세 이하의 10대 구간의 리그 선호도 조사에서 NBA를 좋아한다는 비율은 53%에 달했지만 MLB의 선호율은 단 4%에 그쳤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 젊은 팬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가운데, 인기 하락의 이유로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야구의 긴 경기 시간이다.
짧게 더 짧게 '스낵 컬쳐' 트렌드
최근 문화 트렌드는 '유튜브','짤방'과 같이 짧은 소비 시간을 앞세우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로 대표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과자를 먹듯 5~15분 사이에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 콘텐츠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도 이제 상영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40분 사이가 주를 이루고 2시간을 넘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K-POP 역시 3분 초반의 곡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짧게 더 짧게'를 외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야구는 젊은 팬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의 눈 깜짝할 사이에 펼쳐지는 화려한 덩크에, 손흥민의 총알 같은 70M 단독 돌파 환상 골에 열광한다. 하지만 박병호의 시원한 끝내기 홈런을 기다리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너무 길다. 야구계도 최근 이 같은 위기를 인식했는지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세는 '스피드 업(speed up)' 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빠른 야구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공수 교대 시간 단축, 비디오 판독 요청 결정 시간 단축 등 이미 스피드 업을 위해 다양한 규정을 만들었다. 2018년 기준 MLB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4분. 하지만 3시간 벽을 향한 MLB 사무국의 스피드 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잦은 투수 교체로 인한 경기 지연을 막기 위해 MLB는 올 시즌부터 한 투수가 최소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을 마친 뒤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요 승부처에서 왼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왼손 투수가 올라오는 등의 '원포인트 릴리프' 불펜 운영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도 이 대세를 따라 경기 시간 단축에 힘쓰고 있다. KBO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는 12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12초룰'과 타자의 신속한 타격을 위한 타석 이탈 방지 규칙 등을 도입하며 빠른 경기 진행을 추구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1분(연장 포함)으로 2014년 3시간 27분(연장 포함)에 비하면 16분이나 단축됐다. 올 시즌엔 비디오 판독 소요 시간도 종전 5분에서 3분으로 줄게 되고, 투수가 공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횟수도 3회로 제한하는 등 3시간 벽을 향한 KBO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올해 열릴 예정인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대회에서 현행 9이닝이 아닌 7이닝 경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도 결국 하나의 스포츠 상품이다.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 되려면 유행에 발맞춘 품질 개선이 필요한 법이다. 야구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건 바로 지루하지 않은 재미.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푸는 데 필요한 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내일 출근을 걱정하며 밤 11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열차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야구 팬들의 표정엔 또다시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
-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이준희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