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학교 오지마!”…갈 곳 잃은 여명학교

입력 2020.03.09 (07:36) 수정 2020.03.0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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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터민 출신 청소년이 다니는 대안학교, 여명학교라는 곳이 있습니다.

현재 입주한 건물과의 계약 만료 기일이 다가와 서울시가 새로 이사갈 곳을 물색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MIT 공대생들이 한 달 동안 여명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과학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여명학교 학생 : "토양 없이 물로 식물을 키우는 거예요."]

2004년 문을 연 여명학교는 졸업생 3백여 명을 배출했고, 상당수가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2월 임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사를 가야할 상황.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보유한 땅 가운데 이전이 가능한 적당한 곳을 찾았습니다.

이 곳은 은평뉴타운 내 편익시설용지입니다.

10년 째 땅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없어 방치돼 있습니다.

2100제곱미터 정도 되는데, 작은 운동장이 생길 거란 기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 일부가 학교 입주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편익시설용지에 왜 학교가 들어오냐는 것이지만, 실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죠. 선입견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편익시설용지를 학교용지로 바꾸려면 구청이 요청해야 가능한데, 은평구는 주민 반발을 이유로 이 절차를 보류했습니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은 구의회에 출석해 새터민 학교는 기피시설에 해당하며 구 입장도 부정적이라고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은평구청 담당자 : "주민들이 상당히 반발이 심했고. 구의회 의견 청취 과정에서도 상당히 반대 민원이 심했습니다."]

이런 논란이 알려지면서 여명학교 학생들은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조명숙/여명학교 교감 :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니다, 너희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봐라.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어요."]

이전 부지를 선정한 서울시도 난감한 상황, 은평구와 협의를 하고 있지만 대체 부지도 찾고 있습니다.

여명학교가 서울 밖으로 나가게 되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정규학력 인정은 취소됩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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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터민 학교 오지마!”…갈 곳 잃은 여명학교
    • 입력 2020-03-09 07:45:36
    • 수정2020-03-09 07: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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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터민 출신 청소년이 다니는 대안학교, 여명학교라는 곳이 있습니다.

현재 입주한 건물과의 계약 만료 기일이 다가와 서울시가 새로 이사갈 곳을 물색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MIT 공대생들이 한 달 동안 여명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과학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여명학교 학생 : "토양 없이 물로 식물을 키우는 거예요."]

2004년 문을 연 여명학교는 졸업생 3백여 명을 배출했고, 상당수가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2월 임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사를 가야할 상황.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보유한 땅 가운데 이전이 가능한 적당한 곳을 찾았습니다.

이 곳은 은평뉴타운 내 편익시설용지입니다.

10년 째 땅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없어 방치돼 있습니다.

2100제곱미터 정도 되는데, 작은 운동장이 생길 거란 기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 일부가 학교 입주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편익시설용지에 왜 학교가 들어오냐는 것이지만, 실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죠. 선입견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편익시설용지를 학교용지로 바꾸려면 구청이 요청해야 가능한데, 은평구는 주민 반발을 이유로 이 절차를 보류했습니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은 구의회에 출석해 새터민 학교는 기피시설에 해당하며 구 입장도 부정적이라고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은평구청 담당자 : "주민들이 상당히 반발이 심했고. 구의회 의견 청취 과정에서도 상당히 반대 민원이 심했습니다."]

이런 논란이 알려지면서 여명학교 학생들은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조명숙/여명학교 교감 :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니다, 너희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봐라.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어요."]

이전 부지를 선정한 서울시도 난감한 상황, 은평구와 협의를 하고 있지만 대체 부지도 찾고 있습니다.

여명학교가 서울 밖으로 나가게 되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정규학력 인정은 취소됩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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