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설명하랴, 원망 들으랴…‘고군분투’ 약사들
입력 2020.03.11 (08:28)
수정 2020.03.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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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전국 2만 4천여 곳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공급을 맡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마스크 구매 전쟁도 치열하지만 마스크 공급 최전선에 있는 약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제는 낫까지 들고 마스크를 내놓으라 협박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는데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약사들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마스크 5부제 판매가 시작된 첫날 서울 양천구의 한 약국 앞입니다.
2시가 조금 안된 시간 긴 줄이 이어졌는데요.
[남궁문자/서울 양천구 : "아침에 오니까 2시부터 판다고 해서 그래서 온 거예요. 오늘은 41년생 준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전에 팔 적에는 못 샀잖아요. 줄을 하도 많이 서니까 이렇게라도 사면은 다행이죠."]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만 구매할 수 있는 날입니다.
판매가 시작되자 희비가 엇갈리는데요
[약사 :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사실 수 있고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한 후에야 마스크 2장을 살 수 있습니다.
[약사 : "오늘 날짜 아니신데요. (아니에요?)"]
출생연도가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분들 한 둘이 아닌데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나는 (출생연도가) 9, 9자로 끝나요. (5부제가 뭔지 아세요?) 몰라요. 5부제는. 이렇게 아무 때나 와도 살 수 있나 알아보러 왔어요. 주민등록증만 갖고 (목요일에) 오면 된대요."]
5부제에 대한 설명과 구매 가능한 요일을 알려주는 것도 약사의 몫입니다.
[이승원/약사 : "어르신들은 5부제에 대해서 헷갈려 하시죠. 자기 출생연도로 하는지 아니면 (생년월일) 끝자린지 확실히 모르니까 예를 들어서 (생일이) 70년 8월 10일이면 자기는 8월 10일로 오해하고 오신다든지 출생연도하고 생일을 헷갈려서 그렇게 오시는 경우는 좀 있어요."]
그런가 하면 대리 구매를 두고 작은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약사/음성변조 : "어른은 안 돼요. 어른은 직접 오셔야 해요. 10세 이상은 (본인이) 직접 오셔야 합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직장 다녀서 올 수가 없어."]
[약사/음성변조 : "성인은 직접 오셔야 해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밤 7시야 돼야 오고, 아침에 7시에 나가는데."]
[약사/음성변조 : "회사 근처에서 사셔야 할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너무 하네, 그냥 마스크 돈 주고 사는데도 따지고 따지고……"]
대리 구매는 주소지가 같은 가족에 한해 만 10세 이하 어린이와 만 80세 이상 노인만 가능한데요.
함께 사는 걸 증명할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야 하고요.
이때, 가족관계 증명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무작정 팔라고 우기는 소비자들도 있다는데요.
[이승원/약사 : "떼쓰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아이들이 다른 데 있다든지 그래서 자꾸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시고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 지 어느덧 열흘 남짓,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이승원/약사 : "기다리다가 못 가져가신 분들이 이제 화를 낸다든지 짜증을 낸다든지 잘 먹고 잘살라는 둥 마스크 팔고 부자 되라는 둥 험한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근데 웃고 넘겨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연세가 있으신 분이고 힘들어서 오시는데 몇 약국 전전하면서 마스크 한 장 못 사니까 짜증이 나시는 거겠죠."]
직원 없이 홀로 운영하는 약국들 경우엔 고충이 더 큽니다.
[최수희/약사 : "아버님 4시부터 판매하니까요. 4시에 오세요. 그전에 (마스크가) 배송될 것 같은데 정확히 배송 시간을 저희가 몰라서 그러거든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사려고 그러는데요."]
[최수희/약사 : "마스크 품절됐어요,"]
하루 종일 이어지는 마스크 문의에 쉴 틈이 없는데요.
[최수희/약사 : "계속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는 상황인데 저희 같은 약국은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루에 들어오는 마스크 물량은 200장에서 250장 정도.
금방 동이 나지만 문의는 계속 됩니다.
[최수희/약사 : "(안 왔어요?) 아버님~ 왔는데 끝났어요. 4시부터 해서 5시 반에 끝났어요. (아까 저녁에 오라고 그러더니.) 아버님, 너무 사람들이 많이 몰렸어요. 죄송해요. 물량이 그만큼 충분히 오질 않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러다보니 간혹 낯을 붉히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XXX 같은 게 다 있어."]
[약사/음성변조 :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오히려 봉사하고 있는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예약제가 있는 거예요?"]
[약사/음성변조 : "그냥 직장인들을 위해서……."]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직장인이야. 더러워서……."]
매일 아침 8시, 선착순으로 판매 예약을 받는데 접수가 끝났단 말에 화를 내는 겁니다.
[약사/음성변조 : "여기가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아요. 계속 서서 기다리시기 힘들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60명까지만 받는데……. 모든 국민들에게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는 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어제 오후, 경기도 광주에선 60대 남성이 약국 직원에게 마스크를 달라며 낫을 들고 협박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약국에 마스크 사러 갔다가 마스크가 다 판매되고 없다고 하니까 이제 팔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부기 때문에 일하다가 낫을 가지고 간 거죠. 우발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다 팔렸다고 하니까 사러 갔는데 (마스크)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 겁니다."]
현장에 있던 약사들, 큰 충격을 받았다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는 겁을 먹게 됐으니까. 누구든 낫 들고 가면 무섭고 두려울 수밖에 없잖아요."]
경찰은 어제 이 남성에 대해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처럼 마스크 판매를 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끼는 약사들, 한둘이 아닌데요.
[약사/음성변조 : "약사님들 중에는 하도 힘드시니까 청심환 먹고 꿈에도 마스크가 나타난다고 하고 아침부터 출근하기 두렵다 그러고 잠 못 이루고 이런 약사님 많으신 것 같아요."]
코로나 19사태로 벌어진 마스크 대란, 힘겨운 시간의 선봉에 서 있는 약사들인 만큼 그들에게도 작은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전국 2만 4천여 곳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공급을 맡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마스크 구매 전쟁도 치열하지만 마스크 공급 최전선에 있는 약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제는 낫까지 들고 마스크를 내놓으라 협박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는데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약사들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마스크 5부제 판매가 시작된 첫날 서울 양천구의 한 약국 앞입니다.
2시가 조금 안된 시간 긴 줄이 이어졌는데요.
[남궁문자/서울 양천구 : "아침에 오니까 2시부터 판다고 해서 그래서 온 거예요. 오늘은 41년생 준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전에 팔 적에는 못 샀잖아요. 줄을 하도 많이 서니까 이렇게라도 사면은 다행이죠."]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만 구매할 수 있는 날입니다.
판매가 시작되자 희비가 엇갈리는데요
[약사 :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사실 수 있고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한 후에야 마스크 2장을 살 수 있습니다.
[약사 : "오늘 날짜 아니신데요. (아니에요?)"]
출생연도가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분들 한 둘이 아닌데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나는 (출생연도가) 9, 9자로 끝나요. (5부제가 뭔지 아세요?) 몰라요. 5부제는. 이렇게 아무 때나 와도 살 수 있나 알아보러 왔어요. 주민등록증만 갖고 (목요일에) 오면 된대요."]
5부제에 대한 설명과 구매 가능한 요일을 알려주는 것도 약사의 몫입니다.
[이승원/약사 : "어르신들은 5부제에 대해서 헷갈려 하시죠. 자기 출생연도로 하는지 아니면 (생년월일) 끝자린지 확실히 모르니까 예를 들어서 (생일이) 70년 8월 10일이면 자기는 8월 10일로 오해하고 오신다든지 출생연도하고 생일을 헷갈려서 그렇게 오시는 경우는 좀 있어요."]
그런가 하면 대리 구매를 두고 작은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약사/음성변조 : "어른은 안 돼요. 어른은 직접 오셔야 해요. 10세 이상은 (본인이) 직접 오셔야 합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직장 다녀서 올 수가 없어."]
[약사/음성변조 : "성인은 직접 오셔야 해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밤 7시야 돼야 오고, 아침에 7시에 나가는데."]
[약사/음성변조 : "회사 근처에서 사셔야 할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너무 하네, 그냥 마스크 돈 주고 사는데도 따지고 따지고……"]
대리 구매는 주소지가 같은 가족에 한해 만 10세 이하 어린이와 만 80세 이상 노인만 가능한데요.
함께 사는 걸 증명할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야 하고요.
이때, 가족관계 증명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무작정 팔라고 우기는 소비자들도 있다는데요.
[이승원/약사 : "떼쓰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아이들이 다른 데 있다든지 그래서 자꾸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시고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 지 어느덧 열흘 남짓,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이승원/약사 : "기다리다가 못 가져가신 분들이 이제 화를 낸다든지 짜증을 낸다든지 잘 먹고 잘살라는 둥 마스크 팔고 부자 되라는 둥 험한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근데 웃고 넘겨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연세가 있으신 분이고 힘들어서 오시는데 몇 약국 전전하면서 마스크 한 장 못 사니까 짜증이 나시는 거겠죠."]
직원 없이 홀로 운영하는 약국들 경우엔 고충이 더 큽니다.
[최수희/약사 : "아버님 4시부터 판매하니까요. 4시에 오세요. 그전에 (마스크가) 배송될 것 같은데 정확히 배송 시간을 저희가 몰라서 그러거든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사려고 그러는데요."]
[최수희/약사 : "마스크 품절됐어요,"]
하루 종일 이어지는 마스크 문의에 쉴 틈이 없는데요.
[최수희/약사 : "계속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는 상황인데 저희 같은 약국은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루에 들어오는 마스크 물량은 200장에서 250장 정도.
금방 동이 나지만 문의는 계속 됩니다.
[최수희/약사 : "(안 왔어요?) 아버님~ 왔는데 끝났어요. 4시부터 해서 5시 반에 끝났어요. (아까 저녁에 오라고 그러더니.) 아버님, 너무 사람들이 많이 몰렸어요. 죄송해요. 물량이 그만큼 충분히 오질 않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러다보니 간혹 낯을 붉히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XXX 같은 게 다 있어."]
[약사/음성변조 :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오히려 봉사하고 있는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예약제가 있는 거예요?"]
[약사/음성변조 : "그냥 직장인들을 위해서……."]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직장인이야. 더러워서……."]
매일 아침 8시, 선착순으로 판매 예약을 받는데 접수가 끝났단 말에 화를 내는 겁니다.
[약사/음성변조 : "여기가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아요. 계속 서서 기다리시기 힘들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60명까지만 받는데……. 모든 국민들에게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는 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어제 오후, 경기도 광주에선 60대 남성이 약국 직원에게 마스크를 달라며 낫을 들고 협박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약국에 마스크 사러 갔다가 마스크가 다 판매되고 없다고 하니까 이제 팔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부기 때문에 일하다가 낫을 가지고 간 거죠. 우발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다 팔렸다고 하니까 사러 갔는데 (마스크)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 겁니다."]
현장에 있던 약사들, 큰 충격을 받았다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는 겁을 먹게 됐으니까. 누구든 낫 들고 가면 무섭고 두려울 수밖에 없잖아요."]
경찰은 어제 이 남성에 대해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처럼 마스크 판매를 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끼는 약사들, 한둘이 아닌데요.
[약사/음성변조 : "약사님들 중에는 하도 힘드시니까 청심환 먹고 꿈에도 마스크가 나타난다고 하고 아침부터 출근하기 두렵다 그러고 잠 못 이루고 이런 약사님 많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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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설명하랴, 원망 들으랴…‘고군분투’ 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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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3-11 08:29:25
- 수정2020-03-11 11:42:57
[기자]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전국 2만 4천여 곳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공급을 맡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마스크 구매 전쟁도 치열하지만 마스크 공급 최전선에 있는 약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제는 낫까지 들고 마스크를 내놓으라 협박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는데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약사들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마스크 5부제 판매가 시작된 첫날 서울 양천구의 한 약국 앞입니다.
2시가 조금 안된 시간 긴 줄이 이어졌는데요.
[남궁문자/서울 양천구 : "아침에 오니까 2시부터 판다고 해서 그래서 온 거예요. 오늘은 41년생 준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전에 팔 적에는 못 샀잖아요. 줄을 하도 많이 서니까 이렇게라도 사면은 다행이죠."]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만 구매할 수 있는 날입니다.
판매가 시작되자 희비가 엇갈리는데요
[약사 :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사실 수 있고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한 후에야 마스크 2장을 살 수 있습니다.
[약사 : "오늘 날짜 아니신데요. (아니에요?)"]
출생연도가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분들 한 둘이 아닌데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나는 (출생연도가) 9, 9자로 끝나요. (5부제가 뭔지 아세요?) 몰라요. 5부제는. 이렇게 아무 때나 와도 살 수 있나 알아보러 왔어요. 주민등록증만 갖고 (목요일에) 오면 된대요."]
5부제에 대한 설명과 구매 가능한 요일을 알려주는 것도 약사의 몫입니다.
[이승원/약사 : "어르신들은 5부제에 대해서 헷갈려 하시죠. 자기 출생연도로 하는지 아니면 (생년월일) 끝자린지 확실히 모르니까 예를 들어서 (생일이) 70년 8월 10일이면 자기는 8월 10일로 오해하고 오신다든지 출생연도하고 생일을 헷갈려서 그렇게 오시는 경우는 좀 있어요."]
그런가 하면 대리 구매를 두고 작은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약사/음성변조 : "어른은 안 돼요. 어른은 직접 오셔야 해요. 10세 이상은 (본인이) 직접 오셔야 합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직장 다녀서 올 수가 없어."]
[약사/음성변조 : "성인은 직접 오셔야 해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밤 7시야 돼야 오고, 아침에 7시에 나가는데."]
[약사/음성변조 : "회사 근처에서 사셔야 할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너무 하네, 그냥 마스크 돈 주고 사는데도 따지고 따지고……"]
대리 구매는 주소지가 같은 가족에 한해 만 10세 이하 어린이와 만 80세 이상 노인만 가능한데요.
함께 사는 걸 증명할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야 하고요.
이때, 가족관계 증명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무작정 팔라고 우기는 소비자들도 있다는데요.
[이승원/약사 : "떼쓰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아이들이 다른 데 있다든지 그래서 자꾸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시고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 지 어느덧 열흘 남짓,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이승원/약사 : "기다리다가 못 가져가신 분들이 이제 화를 낸다든지 짜증을 낸다든지 잘 먹고 잘살라는 둥 마스크 팔고 부자 되라는 둥 험한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근데 웃고 넘겨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연세가 있으신 분이고 힘들어서 오시는데 몇 약국 전전하면서 마스크 한 장 못 사니까 짜증이 나시는 거겠죠."]
직원 없이 홀로 운영하는 약국들 경우엔 고충이 더 큽니다.
[최수희/약사 : "아버님 4시부터 판매하니까요. 4시에 오세요. 그전에 (마스크가) 배송될 것 같은데 정확히 배송 시간을 저희가 몰라서 그러거든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사려고 그러는데요."]
[최수희/약사 : "마스크 품절됐어요,"]
하루 종일 이어지는 마스크 문의에 쉴 틈이 없는데요.
[최수희/약사 : "계속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는 상황인데 저희 같은 약국은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루에 들어오는 마스크 물량은 200장에서 250장 정도.
금방 동이 나지만 문의는 계속 됩니다.
[최수희/약사 : "(안 왔어요?) 아버님~ 왔는데 끝났어요. 4시부터 해서 5시 반에 끝났어요. (아까 저녁에 오라고 그러더니.) 아버님, 너무 사람들이 많이 몰렸어요. 죄송해요. 물량이 그만큼 충분히 오질 않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러다보니 간혹 낯을 붉히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XXX 같은 게 다 있어."]
[약사/음성변조 :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오히려 봉사하고 있는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예약제가 있는 거예요?"]
[약사/음성변조 : "그냥 직장인들을 위해서……."]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직장인이야. 더러워서……."]
매일 아침 8시, 선착순으로 판매 예약을 받는데 접수가 끝났단 말에 화를 내는 겁니다.
[약사/음성변조 : "여기가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아요. 계속 서서 기다리시기 힘들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60명까지만 받는데……. 모든 국민들에게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는 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어제 오후, 경기도 광주에선 60대 남성이 약국 직원에게 마스크를 달라며 낫을 들고 협박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약국에 마스크 사러 갔다가 마스크가 다 판매되고 없다고 하니까 이제 팔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부기 때문에 일하다가 낫을 가지고 간 거죠. 우발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다 팔렸다고 하니까 사러 갔는데 (마스크)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 겁니다."]
현장에 있던 약사들, 큰 충격을 받았다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는 겁을 먹게 됐으니까. 누구든 낫 들고 가면 무섭고 두려울 수밖에 없잖아요."]
경찰은 어제 이 남성에 대해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처럼 마스크 판매를 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끼는 약사들, 한둘이 아닌데요.
[약사/음성변조 : "약사님들 중에는 하도 힘드시니까 청심환 먹고 꿈에도 마스크가 나타난다고 하고 아침부터 출근하기 두렵다 그러고 잠 못 이루고 이런 약사님 많으신 것 같아요."]
코로나 19사태로 벌어진 마스크 대란, 힘겨운 시간의 선봉에 서 있는 약사들인 만큼 그들에게도 작은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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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전국 2만 4천여 곳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공급을 맡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마스크 구매 전쟁도 치열하지만 마스크 공급 최전선에 있는 약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제는 낫까지 들고 마스크를 내놓으라 협박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는데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약사들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마스크 5부제 판매가 시작된 첫날 서울 양천구의 한 약국 앞입니다.
2시가 조금 안된 시간 긴 줄이 이어졌는데요.
[남궁문자/서울 양천구 : "아침에 오니까 2시부터 판다고 해서 그래서 온 거예요. 오늘은 41년생 준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전에 팔 적에는 못 샀잖아요. 줄을 하도 많이 서니까 이렇게라도 사면은 다행이죠."]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만 구매할 수 있는 날입니다.
판매가 시작되자 희비가 엇갈리는데요
[약사 :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사실 수 있고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한 후에야 마스크 2장을 살 수 있습니다.
[약사 : "오늘 날짜 아니신데요. (아니에요?)"]
출생연도가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분들 한 둘이 아닌데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나는 (출생연도가) 9, 9자로 끝나요. (5부제가 뭔지 아세요?) 몰라요. 5부제는. 이렇게 아무 때나 와도 살 수 있나 알아보러 왔어요. 주민등록증만 갖고 (목요일에) 오면 된대요."]
5부제에 대한 설명과 구매 가능한 요일을 알려주는 것도 약사의 몫입니다.
[이승원/약사 : "어르신들은 5부제에 대해서 헷갈려 하시죠. 자기 출생연도로 하는지 아니면 (생년월일) 끝자린지 확실히 모르니까 예를 들어서 (생일이) 70년 8월 10일이면 자기는 8월 10일로 오해하고 오신다든지 출생연도하고 생일을 헷갈려서 그렇게 오시는 경우는 좀 있어요."]
그런가 하면 대리 구매를 두고 작은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약사/음성변조 : "어른은 안 돼요. 어른은 직접 오셔야 해요. 10세 이상은 (본인이) 직접 오셔야 합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직장 다녀서 올 수가 없어."]
[약사/음성변조 : "성인은 직접 오셔야 해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밤 7시야 돼야 오고, 아침에 7시에 나가는데."]
[약사/음성변조 : "회사 근처에서 사셔야 할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너무 하네, 그냥 마스크 돈 주고 사는데도 따지고 따지고……"]
대리 구매는 주소지가 같은 가족에 한해 만 10세 이하 어린이와 만 80세 이상 노인만 가능한데요.
함께 사는 걸 증명할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야 하고요.
이때, 가족관계 증명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무작정 팔라고 우기는 소비자들도 있다는데요.
[이승원/약사 : "떼쓰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아이들이 다른 데 있다든지 그래서 자꾸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시고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 지 어느덧 열흘 남짓,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이승원/약사 : "기다리다가 못 가져가신 분들이 이제 화를 낸다든지 짜증을 낸다든지 잘 먹고 잘살라는 둥 마스크 팔고 부자 되라는 둥 험한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근데 웃고 넘겨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연세가 있으신 분이고 힘들어서 오시는데 몇 약국 전전하면서 마스크 한 장 못 사니까 짜증이 나시는 거겠죠."]
직원 없이 홀로 운영하는 약국들 경우엔 고충이 더 큽니다.
[최수희/약사 : "아버님 4시부터 판매하니까요. 4시에 오세요. 그전에 (마스크가) 배송될 것 같은데 정확히 배송 시간을 저희가 몰라서 그러거든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사려고 그러는데요."]
[최수희/약사 : "마스크 품절됐어요,"]
하루 종일 이어지는 마스크 문의에 쉴 틈이 없는데요.
[최수희/약사 : "계속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는 상황인데 저희 같은 약국은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루에 들어오는 마스크 물량은 200장에서 250장 정도.
금방 동이 나지만 문의는 계속 됩니다.
[최수희/약사 : "(안 왔어요?) 아버님~ 왔는데 끝났어요. 4시부터 해서 5시 반에 끝났어요. (아까 저녁에 오라고 그러더니.) 아버님, 너무 사람들이 많이 몰렸어요. 죄송해요. 물량이 그만큼 충분히 오질 않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러다보니 간혹 낯을 붉히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XXX 같은 게 다 있어."]
[약사/음성변조 :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오히려 봉사하고 있는 거예요."]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 예약제가 있는 거예요?"]
[약사/음성변조 : "그냥 직장인들을 위해서……."]
[마스크 구매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직장인이야. 더러워서……."]
매일 아침 8시, 선착순으로 판매 예약을 받는데 접수가 끝났단 말에 화를 내는 겁니다.
[약사/음성변조 : "여기가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아요. 계속 서서 기다리시기 힘들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60명까지만 받는데……. 모든 국민들에게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는 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어제 오후, 경기도 광주에선 60대 남성이 약국 직원에게 마스크를 달라며 낫을 들고 협박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약국에 마스크 사러 갔다가 마스크가 다 판매되고 없다고 하니까 이제 팔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부기 때문에 일하다가 낫을 가지고 간 거죠. 우발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다 팔렸다고 하니까 사러 갔는데 (마스크)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 겁니다."]
현장에 있던 약사들, 큰 충격을 받았다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는 겁을 먹게 됐으니까. 누구든 낫 들고 가면 무섭고 두려울 수밖에 없잖아요."]
경찰은 어제 이 남성에 대해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처럼 마스크 판매를 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끼는 약사들, 한둘이 아닌데요.
[약사/음성변조 : "약사님들 중에는 하도 힘드시니까 청심환 먹고 꿈에도 마스크가 나타난다고 하고 아침부터 출근하기 두렵다 그러고 잠 못 이루고 이런 약사님 많으신 것 같아요."]
코로나 19사태로 벌어진 마스크 대란, 힘겨운 시간의 선봉에 서 있는 약사들인 만큼 그들에게도 작은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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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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