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내몰린 이주노동자…산업재해 잇따라

입력 2020.03.14 (07:41) 수정 2020.03.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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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업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열악한 근로 여건과, 이주 노동자에게 불리한 노동 정책이 재해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충주의 한 주물 공장에서 네팔인 노동자, 25살 A씨가 숨졌습니다.

몰고 가던 지게차가 고장 나 수리하다가, 물건을 싣는 부분에 깔린 것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단순 노무직으로 고용된 A 씨는 면허가 없는 상태로 지게차를 몰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구본용/고용노동부 충주지청 조사관 : "사업장에 대한 정기 감독을 통해서 위법 사항이라든가 이런 게 발견이 되면 책임자에 대해 형사 입건 등 엄중하게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산업 현장에서 숨진 이주 노동자 수는 2014년부터 최근 5년 동안 519명이나 됩니다.

내국인 노동자의 산업 재해 사망자 수 증가율보다 5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근로 여건이 열악해 내국인이 꺼리는 영세 업체에 이주 노동자가 몰리기 때문입니다.

관련 노동 정책의 구조적인 한계도, 이주 노동자들의 산업 재해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현행 고용 허가제 아래에서는 임금 체불 등 명확한 사유가 아니면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사업장을 옮기는 게 쉽지 않아 위험을 떠안고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 "국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편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라는 거죠."]

더욱이 미등록 이주 노동자는 산업 재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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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 내몰린 이주노동자…산업재해 잇따라
    • 입력 2020-03-14 07:57:07
    • 수정2020-03-14 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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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열악한 근로 여건과, 이주 노동자에게 불리한 노동 정책이 재해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충주의 한 주물 공장에서 네팔인 노동자, 25살 A씨가 숨졌습니다.

몰고 가던 지게차가 고장 나 수리하다가, 물건을 싣는 부분에 깔린 것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단순 노무직으로 고용된 A 씨는 면허가 없는 상태로 지게차를 몰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구본용/고용노동부 충주지청 조사관 : "사업장에 대한 정기 감독을 통해서 위법 사항이라든가 이런 게 발견이 되면 책임자에 대해 형사 입건 등 엄중하게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산업 현장에서 숨진 이주 노동자 수는 2014년부터 최근 5년 동안 519명이나 됩니다.

내국인 노동자의 산업 재해 사망자 수 증가율보다 5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근로 여건이 열악해 내국인이 꺼리는 영세 업체에 이주 노동자가 몰리기 때문입니다.

관련 노동 정책의 구조적인 한계도, 이주 노동자들의 산업 재해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현행 고용 허가제 아래에서는 임금 체불 등 명확한 사유가 아니면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사업장을 옮기는 게 쉽지 않아 위험을 떠안고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 "국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편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라는 거죠."]

더욱이 미등록 이주 노동자는 산업 재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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