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계 넘은 '체벌'

입력 2003.05.21 (20:00) 수정 2024.02.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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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동한 뜸하다 싶었던 일부 교사들의 체벌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있었던 몇 가지 사건들을 통해 사랑의 매와 체벌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홍찬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인터뷰: 인정할 부분은 해야지, 왜 번복을 해요.
⊙기자: 아들이 심하게 맞았다는 학부모와 담임교사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모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입니다.
⊙인터뷰: 대학교나 유치원으로 가고 싶대요.
과도기가 싫은 거예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기자: 지난달 9일 2교시, 51살 송 모 교사는 이 모군이 자신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이 군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한 지 채 40일도 안 된 때였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학교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학교 생활이나 규칙을 알겠어요?
얼굴이 이렇게 부어서 왼쪽 뺨에 손자국이 장갑 놓인 것처럼 돼 있었어요.
⊙기자: 이 모군은 그 뒤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이 모군(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 막 때려서 보기 싫어요.
이제는 다른 학교 갈 거예요.
⊙기자: 해당 교사는 순간적인 실수였다고 주장합니다.
⊙가해 교사: 자꾸 보라고 그래도 안 보고 10분이나 지체되니까 조급한 마음에 때렸어요.
대부분 선생님들의 딸 같고 아들 같은 아이들인데, 너무 부끄럽죠.
⊙기자: 이런 다툼으로 학교 전체가 뒤숭숭해 학업 분위기가 말이 아닙니다.
⊙교장: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학부모들도 상당히 불편해 하시고 힘이 들어요.
⊙기자: 중학교 1학년 강 모양은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뒤 아침마다 학교 대신 아버지 사무실로 등교합니다.
학교를 안 간 지 보름 정도가 됐습니다.
⊙강 모양 아버지: 아직 학교를 못 가고 있습니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니까 밥을 못 씹고요.
얼굴 전체가 퉁퉁 붓고 일그러졌었어요.
⊙기자: 강 양이 수업시간에 교사에게 맞은 것은 지난 7일입니다.
⊙강 모양(중학교 1학년): '선생님, 왜 욕하셨어요?' 그랬더니 막 흥분하시는 거예요.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기자: 강 양은 여기 저기 끌려다니며 여러 차례 얼굴 부위에 구타를 당했습니다.
강 양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상처는 마음의 상처입니다.
⊙피해자 아버지: 아이를 그렇게 때리고 나서 자기 언니까지 불러서 교무실에서 또 때린 거예요.
더구나 이가 부러진 상태에서 뺨을 두 번 더 때렸어요.
⊙기자: 체벌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일부에서는 사랑의 매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체벌 허용도 금지도 아닌 상태에서 교사가 감정에 휩쓸리게 되면 체벌은 불분명한 경계선을 넘게 되고 자칫 폭력으로 변질됩니다.
⊙가해 교사: 교사로서 해서는 안 될 체벌의 한계를 제가 흥분해서 넘었다는 것은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교사로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기자: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체벌을 일부 허용했다가 올 들어서는 체벌을 금지시키는 등 혼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신순갑(청소년폭력 예방재단 정책위 위원장):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이러한 교사체벌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고 또 이것에 대한 전면 금지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어디에서 어디까지 체벌을 해야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그러한 논란이 쭉 돼 왔습니다.
⊙기자: 교권이 일부 학부모에게 유린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피해 학생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체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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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 한계 넘은 '체벌'
    • 입력 2003-05-21 20:00:00
    • 수정2024-02-08 09:40:36
    뉴스타임
⊙앵커: 한동한 뜸하다 싶었던 일부 교사들의 체벌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있었던 몇 가지 사건들을 통해 사랑의 매와 체벌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홍찬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인터뷰: 인정할 부분은 해야지, 왜 번복을 해요.
⊙기자: 아들이 심하게 맞았다는 학부모와 담임교사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모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입니다.
⊙인터뷰: 대학교나 유치원으로 가고 싶대요.
과도기가 싫은 거예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기자: 지난달 9일 2교시, 51살 송 모 교사는 이 모군이 자신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이 군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한 지 채 40일도 안 된 때였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학교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학교 생활이나 규칙을 알겠어요?
얼굴이 이렇게 부어서 왼쪽 뺨에 손자국이 장갑 놓인 것처럼 돼 있었어요.
⊙기자: 이 모군은 그 뒤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이 모군(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 막 때려서 보기 싫어요.
이제는 다른 학교 갈 거예요.
⊙기자: 해당 교사는 순간적인 실수였다고 주장합니다.
⊙가해 교사: 자꾸 보라고 그래도 안 보고 10분이나 지체되니까 조급한 마음에 때렸어요.
대부분 선생님들의 딸 같고 아들 같은 아이들인데, 너무 부끄럽죠.
⊙기자: 이런 다툼으로 학교 전체가 뒤숭숭해 학업 분위기가 말이 아닙니다.
⊙교장: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학부모들도 상당히 불편해 하시고 힘이 들어요.
⊙기자: 중학교 1학년 강 모양은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뒤 아침마다 학교 대신 아버지 사무실로 등교합니다.
학교를 안 간 지 보름 정도가 됐습니다.
⊙강 모양 아버지: 아직 학교를 못 가고 있습니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니까 밥을 못 씹고요.
얼굴 전체가 퉁퉁 붓고 일그러졌었어요.
⊙기자: 강 양이 수업시간에 교사에게 맞은 것은 지난 7일입니다.
⊙강 모양(중학교 1학년): '선생님, 왜 욕하셨어요?' 그랬더니 막 흥분하시는 거예요.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기자: 강 양은 여기 저기 끌려다니며 여러 차례 얼굴 부위에 구타를 당했습니다.
강 양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상처는 마음의 상처입니다.
⊙피해자 아버지: 아이를 그렇게 때리고 나서 자기 언니까지 불러서 교무실에서 또 때린 거예요.
더구나 이가 부러진 상태에서 뺨을 두 번 더 때렸어요.
⊙기자: 체벌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일부에서는 사랑의 매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체벌 허용도 금지도 아닌 상태에서 교사가 감정에 휩쓸리게 되면 체벌은 불분명한 경계선을 넘게 되고 자칫 폭력으로 변질됩니다.
⊙가해 교사: 교사로서 해서는 안 될 체벌의 한계를 제가 흥분해서 넘었다는 것은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교사로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기자: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체벌을 일부 허용했다가 올 들어서는 체벌을 금지시키는 등 혼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신순갑(청소년폭력 예방재단 정책위 위원장):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이러한 교사체벌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고 또 이것에 대한 전면 금지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어디에서 어디까지 체벌을 해야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그러한 논란이 쭉 돼 왔습니다.
⊙기자: 교권이 일부 학부모에게 유린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피해 학생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체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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