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도시, 마스크 의무화…전문가 시각도 변화

입력 2020.04.04 (22:11) 수정 2020.04.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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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유럽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가 100만 명을 넘은 가운데 유럽은 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

며칠 전에 이탈리아 전역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됐죠,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반도 전체에서 추모 행사가 거행됐습니다.

수도 로마를 비롯한 전국 관청에서 일제히 조기를 게양하고 희생자를 애도했습니다.

또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리는 동안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수는 11만 여 명, 사망자는 만 4천 명입니다.

전국 이동제한령과 감염 우려 때문에 가족들이 장례식이나 마지막 인사도 못한 채 가족을 떠나보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로 보면 확진자수는 54만 명, 사망자는 3만 8만여 명입니다.

확진자는 전 세계의 54%, 사망자는 전세계의 73%를 차지합니다.

[앵커]

유럽 전역에서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시각에 변화가 있다구요?

[기자]

유럽에서 마스크는 감염에 취약한 환자가 사용하는 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이런 인식에 최근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국가와 도시가 생겨났구요,

전문가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마스크 착용을 처음으로 의무로 정한 도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 중부 튀링엔주의 예나 시, 안경점 직원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날부터 안경점과 보청기점 등 1.5미터 거리 유지가 힘든 상점들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기 때문입니다.

출입문을 잠그고, 한 번에 한 명씩만 입장시킵니다.

[프랑크 뮐러/안경점 손님 : "침이 다른 사람 얼굴에 튀지 않게 하죠. 제가 사용하는 마스크는 의료용이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줍니다."]

모든 안경점에는 1.5미터 거리를 유지할 것, 제품을 임의로 만지지 말 것, 가급적 카드로 지불할 것, 특히 감기 증상이 있을 경우 출입 금지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습니다.

[페트라 루돌프/안경점 주인 : "렌즈를 맞추거나 눈과 가까워지는 접촉은 안 합니다. 긴급한 사항, 즉 안경을 새로 하거나 수리는 하지만, 앞으로 2주 동안은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지 않습니다."]

6일부터는 버스와 트램, 택시 등 대중교통, 슈퍼마켓과 일반 상점, 서비스업체 등으로 확대됩니다.

10일부터는 2명 이상 일하는 직장과 모든 공공장소에도 적용됩니다.

마스크가 없으면 목도리나 스카프, 또는 천조각 등으로 코와 입을 잘 가려야 합니다.

이미 거리의 시민들도 하나둘씩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안겔리카 판처/예나 시민 : "자신과 특히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을 볼 때 중요합니다."]

[울리히 하이트만/노점 주인 : "마스크가 부족하다고들 하기 때문에 저희는 직접 만들었습니다. 제 아내 것, 이것은 제 것입니다. 다음 주에 사용할 겁니다."]

예나 시 인구는 11만 명, 확진자는 150여 명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바이러스 공격에 예외일 수 없단 생각에 독일에서 마스크 사용을 처음으로 의무화한 도시가 됐습니다.

[토마스 니체/예나시 시장 : "모든 사람이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는 물론이고 말을 할 때, 어떤 경우는 숨을 쉴 때에도 비말을 공기에 퍼뜨립니다. 그 비말에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감염될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슈퍼마켓 앞, 모든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줍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슈퍼마켓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프랑수아 들라누아/빈 거주 프랑스인 : "약간 성가시긴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생존의 문제이고, 함께 사는 사회잖아요."]

하루에 전국의 슈퍼에서 마스크 4백만 장이 필요할 걸로 추산됩니다.

오스트리아 총리는 다른 공공장소로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오스트리아 총리 : "우리의 문화가 아니어서 큰 변화가 될 겁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더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입니다."]

오스트라아도 누적 확진자수가 만 천 명을 넘은 상황, 그만큼 상황이 절실하단 얘기입니다.

체코는 이미 지난달 19일부터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마스크 사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장은 집에서 만든 마스크일지라도 침이 튀는 걸 막아줘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타르 빌러/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장 : "감염된 사람이 마스크를 사용한 상태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비말이 멀리 날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을 시사하면서도, 의료진에게 마스크가 우선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달 중순 부활절 연휴까지로 연장된 이동제한령 종료시점이 되면 유럽 각국은 출구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그때까지 환자 발생추이가 안정세로 접어든다면 마스크 착용을 전제로 이동제한을 풀거나 완화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는 조건도 충족돼야 합니다.

독일 예나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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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소도시, 마스크 의무화…전문가 시각도 변화
    • 입력 2020-04-04 22:15:07
    • 수정2020-04-04 22:29:0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이번엔 유럽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가 100만 명을 넘은 가운데 유럽은 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

며칠 전에 이탈리아 전역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됐죠,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반도 전체에서 추모 행사가 거행됐습니다.

수도 로마를 비롯한 전국 관청에서 일제히 조기를 게양하고 희생자를 애도했습니다.

또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리는 동안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수는 11만 여 명, 사망자는 만 4천 명입니다.

전국 이동제한령과 감염 우려 때문에 가족들이 장례식이나 마지막 인사도 못한 채 가족을 떠나보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로 보면 확진자수는 54만 명, 사망자는 3만 8만여 명입니다.

확진자는 전 세계의 54%, 사망자는 전세계의 73%를 차지합니다.

[앵커]

유럽 전역에서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시각에 변화가 있다구요?

[기자]

유럽에서 마스크는 감염에 취약한 환자가 사용하는 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이런 인식에 최근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국가와 도시가 생겨났구요,

전문가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마스크 착용을 처음으로 의무로 정한 도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 중부 튀링엔주의 예나 시, 안경점 직원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날부터 안경점과 보청기점 등 1.5미터 거리 유지가 힘든 상점들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기 때문입니다.

출입문을 잠그고, 한 번에 한 명씩만 입장시킵니다.

[프랑크 뮐러/안경점 손님 : "침이 다른 사람 얼굴에 튀지 않게 하죠. 제가 사용하는 마스크는 의료용이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줍니다."]

모든 안경점에는 1.5미터 거리를 유지할 것, 제품을 임의로 만지지 말 것, 가급적 카드로 지불할 것, 특히 감기 증상이 있을 경우 출입 금지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습니다.

[페트라 루돌프/안경점 주인 : "렌즈를 맞추거나 눈과 가까워지는 접촉은 안 합니다. 긴급한 사항, 즉 안경을 새로 하거나 수리는 하지만, 앞으로 2주 동안은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지 않습니다."]

6일부터는 버스와 트램, 택시 등 대중교통, 슈퍼마켓과 일반 상점, 서비스업체 등으로 확대됩니다.

10일부터는 2명 이상 일하는 직장과 모든 공공장소에도 적용됩니다.

마스크가 없으면 목도리나 스카프, 또는 천조각 등으로 코와 입을 잘 가려야 합니다.

이미 거리의 시민들도 하나둘씩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안겔리카 판처/예나 시민 : "자신과 특히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을 볼 때 중요합니다."]

[울리히 하이트만/노점 주인 : "마스크가 부족하다고들 하기 때문에 저희는 직접 만들었습니다. 제 아내 것, 이것은 제 것입니다. 다음 주에 사용할 겁니다."]

예나 시 인구는 11만 명, 확진자는 150여 명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바이러스 공격에 예외일 수 없단 생각에 독일에서 마스크 사용을 처음으로 의무화한 도시가 됐습니다.

[토마스 니체/예나시 시장 : "모든 사람이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는 물론이고 말을 할 때, 어떤 경우는 숨을 쉴 때에도 비말을 공기에 퍼뜨립니다. 그 비말에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감염될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슈퍼마켓 앞, 모든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줍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슈퍼마켓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프랑수아 들라누아/빈 거주 프랑스인 : "약간 성가시긴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생존의 문제이고, 함께 사는 사회잖아요."]

하루에 전국의 슈퍼에서 마스크 4백만 장이 필요할 걸로 추산됩니다.

오스트리아 총리는 다른 공공장소로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오스트리아 총리 : "우리의 문화가 아니어서 큰 변화가 될 겁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더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입니다."]

오스트라아도 누적 확진자수가 만 천 명을 넘은 상황, 그만큼 상황이 절실하단 얘기입니다.

체코는 이미 지난달 19일부터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마스크 사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장은 집에서 만든 마스크일지라도 침이 튀는 걸 막아줘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타르 빌러/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장 : "감염된 사람이 마스크를 사용한 상태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비말이 멀리 날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을 시사하면서도, 의료진에게 마스크가 우선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달 중순 부활절 연휴까지로 연장된 이동제한령 종료시점이 되면 유럽 각국은 출구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그때까지 환자 발생추이가 안정세로 접어든다면 마스크 착용을 전제로 이동제한을 풀거나 완화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는 조건도 충족돼야 합니다.

독일 예나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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