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수능 감독’…현역 병사가 선임 부탁받고 대리시험

입력 2020.04.09 (19:24) 수정 2020.04.0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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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역 공군 병사가 선임 부탁을 받고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리로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능에서 대리시험이 확인된 건 15년 만인데, 당시 수능 감독관의 신분 확인 절차에서는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박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14일, 당시 공군 모 부대 소속 A 일병은 서울 시내의 한 수능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A 일병이 들고 간 수험표는 같은 부대의 선임 B 병장의 수험표였습니다.

사진도 B 병장의 사진이 붙어있었습니다.

서울 시내 명문 사립대생인 A 일병이 지방 소재 대학을 다니던 B 병장의 부탁으로 대신 수능 시험을 쳤던 겁니다.

수능 시험 감독관들은 A 일병과 B 병장의 생김새가 크게 달랐는데도, 신분확인 절차에서 대리 응시를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B 병장은 이후, A 일병이 대신 치른 수능 점수로 서울 지역 3개 대학에 지원했고, 이 가운데 한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묻힐 뻔 했던 사건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월에 접수된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를 토대로 조사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상병이 된 현역 군인 A 씨에 대해선 군 수사기관에, 지난달에 전역한 B 씨에 대해선 경찰에 각각 수사를 의뢰 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사경찰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상병을 불구속 입건하고 범행 동기와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A 상병은 대리시험을 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가로 금품을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세영/공군 공보팀장 : "해당 사안은 현재 (공군) 군사경찰에서 조사 중이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입니다."]

수능에서 대리시험이 적발된 건, 2004년 수능 이후 15년 만입니다.

교육당국은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감독관 등에 대한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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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뻥 뚫린 수능 감독’…현역 병사가 선임 부탁받고 대리시험
    • 입력 2020-04-09 19:25:59
    • 수정2020-04-09 19: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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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역 공군 병사가 선임 부탁을 받고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리로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능에서 대리시험이 확인된 건 15년 만인데, 당시 수능 감독관의 신분 확인 절차에서는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박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14일, 당시 공군 모 부대 소속 A 일병은 서울 시내의 한 수능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A 일병이 들고 간 수험표는 같은 부대의 선임 B 병장의 수험표였습니다.

사진도 B 병장의 사진이 붙어있었습니다.

서울 시내 명문 사립대생인 A 일병이 지방 소재 대학을 다니던 B 병장의 부탁으로 대신 수능 시험을 쳤던 겁니다.

수능 시험 감독관들은 A 일병과 B 병장의 생김새가 크게 달랐는데도, 신분확인 절차에서 대리 응시를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B 병장은 이후, A 일병이 대신 치른 수능 점수로 서울 지역 3개 대학에 지원했고, 이 가운데 한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묻힐 뻔 했던 사건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월에 접수된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를 토대로 조사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상병이 된 현역 군인 A 씨에 대해선 군 수사기관에, 지난달에 전역한 B 씨에 대해선 경찰에 각각 수사를 의뢰 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사경찰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상병을 불구속 입건하고 범행 동기와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A 상병은 대리시험을 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가로 금품을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세영/공군 공보팀장 : "해당 사안은 현재 (공군) 군사경찰에서 조사 중이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입니다."]

수능에서 대리시험이 적발된 건, 2004년 수능 이후 15년 만입니다.

교육당국은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감독관 등에 대한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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