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키프로스…전염병에 다시 막힌 국경

입력 2020.04.11 (22:34) 수정 2020.04.11 (22: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남북 간 자유 왕래가 허용되던 지중해 분단국가 키프로스도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이 다시 막혔습니다.

국경검문소가 폐쇄되고 이동제한령까지 내려지면서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마저 중단됐는데요.

김명주 순회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기도 만한 면적에 120만 명이 사는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입니다.

지난 1974년 내전 뒤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남북 양측 정부가 국경을 개방하면서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여권이나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 국경검문소를 통해 남북을 오갈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출입자 수가 2천여 명에 달합니다.

쇼핑이나 관광 목적으로 국경을 건너기도 하고, 친지 방문도 언제든 가능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180킬로미터 국경 지역에 9군데의 검문소를 운영하며 서로의 차이를 좁혀왔습니다.

[체리/키프로스 시민 : "서로 왕래를 할 수 있으니까 북측에 뭘 사러 가는 중이에요. (질문:예를 들면요?) 그냥 둘러보려고요. 날씨가 좋잖아요."]

그러나 키프로스도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말 남북 국경검문소가 폐쇄된 겁니다.

국경을 다시 개방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케말 베이칼리/키프로스 시민단체 회원 : "정부가 통일 운동을 막는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코로나19 변명을 하고 있어요."]

[욜리/시위 참가자 : "조국을 갈라놓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에요.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통일을 이뤄낼 것입니다."]

남북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사업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습니다.

지금까지 천2백여 구의 유해를 발굴해 낸 인도주의 사업에 국제사회는 매년 거액을 기부해 왔습니다.

[귈덴/키프로스 실종자위원회 북측 대표 : "상실의 트라우마가 더 심한 이유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인데요. 결과를 알기 전까지 가족들의 슬픔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키프로스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재까지 500여 명, 사망자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학교와 상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이동제한령까지 내려지면서 거리에선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키프로스 대통령 : "불필요한 이동은 모두 금지됩니다. 불가피하게 이동할 경우 사유를 입증하고 신분증을 반드시 소지해야 합니다."]

외국인 입국도 전면 금지돼 관광이 주 수입원인 키프로스 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30여 명의 키프로스 현지 교민들도 사실상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레드라 거리도 원래 사람이 많았는데 사람이 거의 없더라고요. 텅 비어 있더라고요."]

[김도연/키프로스 현지 교민 : "만약에 허가 없이 제한된 지역에 갈 경우 벌금을 물게 되고요. 외출이 다 제한돼 있어서 아무도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키프로스 남북 양측은 물리적 접촉이 끊긴 와중에도 코로나19 관련 정보는 공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도연/키프로스 현지 교민 :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할 때 북측이든 남측이든 구분하지 않고 다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긴밀하게 협력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터키어 가사에 그리스계 작곡가가 곡을 붙인 이 노래...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를, 그래서 유엔 완충지대에 평화의 노래가 다시 울려 퍼지기를 남북 키프로스 국민들은 소망하고 있습니다.

키프로스에서 김명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코로나 19 키프로스…전염병에 다시 막힌 국경
    • 입력 2020-04-11 22:42:37
    • 수정2020-04-11 22:46:2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남북 간 자유 왕래가 허용되던 지중해 분단국가 키프로스도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이 다시 막혔습니다.

국경검문소가 폐쇄되고 이동제한령까지 내려지면서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마저 중단됐는데요.

김명주 순회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기도 만한 면적에 120만 명이 사는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입니다.

지난 1974년 내전 뒤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남북 양측 정부가 국경을 개방하면서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여권이나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 국경검문소를 통해 남북을 오갈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출입자 수가 2천여 명에 달합니다.

쇼핑이나 관광 목적으로 국경을 건너기도 하고, 친지 방문도 언제든 가능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180킬로미터 국경 지역에 9군데의 검문소를 운영하며 서로의 차이를 좁혀왔습니다.

[체리/키프로스 시민 : "서로 왕래를 할 수 있으니까 북측에 뭘 사러 가는 중이에요. (질문:예를 들면요?) 그냥 둘러보려고요. 날씨가 좋잖아요."]

그러나 키프로스도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말 남북 국경검문소가 폐쇄된 겁니다.

국경을 다시 개방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케말 베이칼리/키프로스 시민단체 회원 : "정부가 통일 운동을 막는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코로나19 변명을 하고 있어요."]

[욜리/시위 참가자 : "조국을 갈라놓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에요.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통일을 이뤄낼 것입니다."]

남북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사업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습니다.

지금까지 천2백여 구의 유해를 발굴해 낸 인도주의 사업에 국제사회는 매년 거액을 기부해 왔습니다.

[귈덴/키프로스 실종자위원회 북측 대표 : "상실의 트라우마가 더 심한 이유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인데요. 결과를 알기 전까지 가족들의 슬픔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키프로스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재까지 500여 명, 사망자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학교와 상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이동제한령까지 내려지면서 거리에선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키프로스 대통령 : "불필요한 이동은 모두 금지됩니다. 불가피하게 이동할 경우 사유를 입증하고 신분증을 반드시 소지해야 합니다."]

외국인 입국도 전면 금지돼 관광이 주 수입원인 키프로스 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30여 명의 키프로스 현지 교민들도 사실상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레드라 거리도 원래 사람이 많았는데 사람이 거의 없더라고요. 텅 비어 있더라고요."]

[김도연/키프로스 현지 교민 : "만약에 허가 없이 제한된 지역에 갈 경우 벌금을 물게 되고요. 외출이 다 제한돼 있어서 아무도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키프로스 남북 양측은 물리적 접촉이 끊긴 와중에도 코로나19 관련 정보는 공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도연/키프로스 현지 교민 :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할 때 북측이든 남측이든 구분하지 않고 다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긴밀하게 협력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터키어 가사에 그리스계 작곡가가 곡을 붙인 이 노래...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를, 그래서 유엔 완충지대에 평화의 노래가 다시 울려 퍼지기를 남북 키프로스 국민들은 소망하고 있습니다.

키프로스에서 김명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