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두고 “정치말라” vs “동의한다”…재난지원금 어디로?

[앵커]

바이러스는 약한 사람들에게 더 위협적이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도 마찬가집니다.

사각지대 없도록 구석구석 보듬어야 할텐데 중앙정부가 놓친 틈새 메우려는 지자체들의 시도 눈에 띕니다.

먼저 강동구청, 손님 줄어든 동네식당들의 음식물 쓰레기를 무료로 거둬가고요.

종로와 마포구청은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습용 노트북 나눠줍니다.

동작구청은 운영 어려워진 어린이집에 지원금 주기로 했습니다.

충북지역은 장학회가 나서서 어려움 겪는 학생들에게 서둘러 장학금 지급한다고 하고, 지원 대상에서 빠진 외국인 일부, 또 특수고용 노동자들 지원하는 광역단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회에선 오늘(21일)도 기다리던 소식, 들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총선 때는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던 긴급재난지원금.

선거 뒤에 갈수록 꼬이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냐 '소득 하위 70%'냐를 두고 여야, 정부의 입장이 맞서면서 긴급 지원금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거 때 약속대로 '전 국민' 지원 입장이 확고한 민주당, 통합당과 기획재정부를 동시에 압박했습니다.

통합당에게는 '전 국민 50만 원 지급' 약속을 지키라고 했고,

[이인영/민주당 원내대표 : "선거가 끝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말씀이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귀에는 생생하게..."]

소득 하위 70% 지급 방안을 고수하는 기재부엔 공개 비판으로 날을 세웠습니다.

[이근형/민주당 전 전략기획위원장/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기재부가 정치를 하는 거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회에서 정해야 될 문제고 기재부가 너무 그렇게 주장을 앞세워선 곤란한 문제다…"]

반면 통합당은 기재부 편을 들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여당이 오히려 정부 발목을 잡고 있다며 당장 추경 심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김재원/통합당 정책위의장 : "문재인 대통령이 제출한 추경 예산안을 반드시 처리할 수 있도록 여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국민으로 지급 범위를 확대하려면 정부 여당부터 합의하라며 공을 떠넘겼습니다.

선거 때 약속을 지키라는 비판에는 예산 조정으로 돈을 마련하자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고 피해갔는데 '말 바꾸기'란 비판은 이어졌습니다.

[강민진/정의당 대변인 : "선거운동 유세를 다니며 '정부는 70% 편 가르지 말고 다 주라'며 소리 높였던 게 불과 얼마 전입니다."]

입장차를 줄일 여야 협상은 어제(20일)에 이어 오늘(21일)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추경안 조기 처리, 쉽지 않아 보이는데 시간이 생명이라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취지와 효과, 그만큼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