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 준 ‘코피노’ 친부 고소…아동복지법 위반 첫 수사

입력 2020.04.22 (19:26) 수정 2020.04.2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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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 아빠를 두고 필리핀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코피노'라고 합니다.

필리핀에 무려 4만여 명이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그동안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코피노 엄마들은 아이들을 유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양육비 지급을 위한 민사 소송이 아닌 형사 고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

임신이나 출산 직후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가난과 차별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마리셀/코피노 엄마 : "아이 아빠한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해요."]

'코피노 아빠를 찾습니다'라는 인터넷 홈페이지까지 등장했습니다.

이곳엔 코피노 아빠 66명의 나이와 이름 등 개인정보가 올라와 있습니다.

아빠와 연락이 닿아 삭제된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렵게 아빠를 찾아 양육비 청구 소송에서 이겨도, 아빠가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코피노 엄마 5명이 아빠를 처벌해 달라며 지난해 12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친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건 사실상 아이를 유기하고 방임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겁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코피노 아버지들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가운데 2건은 양육비 지급 합의나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3건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성적인 착취든 아니면 어떠한 이유든지 간에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들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것은 아동학대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고요."]

현재 코피노는 4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코피노 지원단체들은 앞으로도 코피노 친부들을 찾는대로 경찰에 고소하고 양육비 지급 민사소송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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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육비 안 준 ‘코피노’ 친부 고소…아동복지법 위반 첫 수사
    • 입력 2020-04-22 19:27:40
    • 수정2020-04-22 19: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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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 아빠를 두고 필리핀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코피노'라고 합니다.

필리핀에 무려 4만여 명이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그동안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코피노 엄마들은 아이들을 유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양육비 지급을 위한 민사 소송이 아닌 형사 고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

임신이나 출산 직후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가난과 차별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마리셀/코피노 엄마 : "아이 아빠한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해요."]

'코피노 아빠를 찾습니다'라는 인터넷 홈페이지까지 등장했습니다.

이곳엔 코피노 아빠 66명의 나이와 이름 등 개인정보가 올라와 있습니다.

아빠와 연락이 닿아 삭제된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렵게 아빠를 찾아 양육비 청구 소송에서 이겨도, 아빠가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코피노 엄마 5명이 아빠를 처벌해 달라며 지난해 12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친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건 사실상 아이를 유기하고 방임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겁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코피노 아버지들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가운데 2건은 양육비 지급 합의나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3건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성적인 착취든 아니면 어떠한 이유든지 간에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들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것은 아동학대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고요."]

현재 코피노는 4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코피노 지원단체들은 앞으로도 코피노 친부들을 찾는대로 경찰에 고소하고 양육비 지급 민사소송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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