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김여정 등판설’…그녀가 주목받는 이유

입력 2020.04.23 (08:07) 수정 2020.04.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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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포스트 김정은', 즉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확인되지 않은, 말그대로 '설'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북한의 유일영도체계 특성상,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포스트 김정은'은 외신들이 항상 주시하는 이슈 가운데 하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입니다.

김여정은 1988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 33살입니다.

김정일과 고용희, 혹은 고영희라 불리는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과는 어머니가 같은 친남매 지간이고요,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 주석의 피를 이어받은 '백두혈통'을 대표합니다.

유년 시절 오빠 김정은과 스위스 유학 생활을 함께 했습니다.

그만큼 김정은의 신뢰가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여정의 현 공식 직함은 북한의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입니다.

조직지도부는 당·정·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북한 내 최고 권력 부서로 꼽힙니다.

그런 김여정이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 요미우리 신문입니다.

일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긴급 사태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총회에서 김정은 신변 이상시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요미우리 보도에 대해 "그렇게 판단할 근거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다른 외신들도 앞다퉈 김여정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김여정이 스위스 베른에서 학교를 다니던 1989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김정은과 한 집에 살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최근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보도한 미국 CNN도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여정의 역할과 최근 승진 등을 근거로 김정은 유고시 중책을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NN 윌 리플리 기자 : "김정은 유고시 권력 승계는 어떻게 됩니까? 김여정이 3개의 정상회담에 참여했고, 최근 승진했습니다."]

김여정이 공개 석상에 등장한 건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의 장례식 때로 거슬러 갑니다.

오빠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주요 행사 때마다 등장해 지근 거리에서 의전을 챙겼습니다.

한국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고전적인 헤어스타일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나타난 '백두혈통’김여정은 방한 기간 내내 화제선상에 올랐습니다.

같은 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당시 오빠 김정은을 밀착 보좌하는 모습에 ‘신스틸러’ ‘열일하는 김여정’ 같은 수식이 붙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까지 65시간 기차를 타고 가던 도중, 애연가인 오빠에게 신줏단지 모시듯 재떨이를 공손히 올리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당시 '꽁초에 묻은 김정은의 생체 정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화해의 전령사’처럼 비쳐지던 김여정이 지난달 3일 본인 명의로 발표한 대남 대미 관계 담화문은 표현이나 내용면에선 우리가 본 그 김여정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가 담화 제목입니다.

“세 살 난 아이들” “바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청와대를 거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다만 거친 문구 앞에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이 말에 몹시 기분이 상하겠지만’ 같은 표현을 쓰면서 수위 조절에 신경 쓴 흔적도 보입니다.

김여정은 2016년 5월 노동당 중앙위원, 2017년 10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가 지난 11일 복귀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여정 동지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여정의 등판설은 시기 상조라는 분석도 내놓습니다.

아무리 백두혈통이더라도 유교 문화가 강한 북한에서 여성 최고지도자의 등장은 조금 이르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장남이 10살 정도에 불과한 만큼 집단 지도체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렇게 긴급 사태를 가정하고 여러 해석과 예측이 나오는데는 북한 매체들의 침묵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신변이상설이 제기된지 한참 됐는데도 아무런 반박 보도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전례처럼 김 위원장이 향후 활동 재개에 나서서 건강이상설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부터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포스트 김정은’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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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김여정 등판설’…그녀가 주목받는 이유
    • 입력 2020-04-23 08:09:30
    • 수정2020-04-23 08: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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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포스트 김정은', 즉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확인되지 않은, 말그대로 '설'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북한의 유일영도체계 특성상,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포스트 김정은'은 외신들이 항상 주시하는 이슈 가운데 하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입니다.

김여정은 1988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 33살입니다.

김정일과 고용희, 혹은 고영희라 불리는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과는 어머니가 같은 친남매 지간이고요,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 주석의 피를 이어받은 '백두혈통'을 대표합니다.

유년 시절 오빠 김정은과 스위스 유학 생활을 함께 했습니다.

그만큼 김정은의 신뢰가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여정의 현 공식 직함은 북한의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입니다.

조직지도부는 당·정·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북한 내 최고 권력 부서로 꼽힙니다.

그런 김여정이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 요미우리 신문입니다.

일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긴급 사태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총회에서 김정은 신변 이상시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요미우리 보도에 대해 "그렇게 판단할 근거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다른 외신들도 앞다퉈 김여정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김여정이 스위스 베른에서 학교를 다니던 1989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김정은과 한 집에 살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최근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보도한 미국 CNN도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여정의 역할과 최근 승진 등을 근거로 김정은 유고시 중책을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NN 윌 리플리 기자 : "김정은 유고시 권력 승계는 어떻게 됩니까? 김여정이 3개의 정상회담에 참여했고, 최근 승진했습니다."]

김여정이 공개 석상에 등장한 건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의 장례식 때로 거슬러 갑니다.

오빠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주요 행사 때마다 등장해 지근 거리에서 의전을 챙겼습니다.

한국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고전적인 헤어스타일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나타난 '백두혈통’김여정은 방한 기간 내내 화제선상에 올랐습니다.

같은 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당시 오빠 김정은을 밀착 보좌하는 모습에 ‘신스틸러’ ‘열일하는 김여정’ 같은 수식이 붙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까지 65시간 기차를 타고 가던 도중, 애연가인 오빠에게 신줏단지 모시듯 재떨이를 공손히 올리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당시 '꽁초에 묻은 김정은의 생체 정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화해의 전령사’처럼 비쳐지던 김여정이 지난달 3일 본인 명의로 발표한 대남 대미 관계 담화문은 표현이나 내용면에선 우리가 본 그 김여정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가 담화 제목입니다.

“세 살 난 아이들” “바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청와대를 거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다만 거친 문구 앞에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이 말에 몹시 기분이 상하겠지만’ 같은 표현을 쓰면서 수위 조절에 신경 쓴 흔적도 보입니다.

김여정은 2016년 5월 노동당 중앙위원, 2017년 10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가 지난 11일 복귀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여정 동지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여정의 등판설은 시기 상조라는 분석도 내놓습니다.

아무리 백두혈통이더라도 유교 문화가 강한 북한에서 여성 최고지도자의 등장은 조금 이르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장남이 10살 정도에 불과한 만큼 집단 지도체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렇게 긴급 사태를 가정하고 여러 해석과 예측이 나오는데는 북한 매체들의 침묵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신변이상설이 제기된지 한참 됐는데도 아무런 반박 보도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전례처럼 김 위원장이 향후 활동 재개에 나서서 건강이상설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부터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포스트 김정은’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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