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평화 되찾은 야생동물…운영난 동물원은 생존 위기”

입력 2020.04.24 (10:48) 수정 2020.04.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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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고 소음이 줄자 뉴욕 도심에서도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활동이 줄면서 잠시나마 동물의 세계엔 평화가 찾아왔지만, 한편에선 사람의 발길이 끊겨 버려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19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도심에 난데없이 캥거루가 나타났습니다.

텅 빈 도로 신나게 내달리다 자동차와 맞닥뜨려 잠시 아찔하기도 했지만 이내 멀쩡한 모습으로 껑충껑충 뛰어가는데요.

지난 14일, 어둠이 내려앉은 이탈리아 북부 몰베노 마을엔 야생 곰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어슬렁어슬렁 태연하게 걸음을 내딛습니다.

봉쇄령으로 인적이 끊기면서 초원에서나 볼법한 동물들이 도심 한복판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랜디드노엔 염소떼가 찾아와 텅 빈 도심을 마음껏 누비며 뛰어놀았고,

[앤드류 스튜어트/목격자 : "도심이 봉쇄돼 매우 조용하고 주변에 염소떼를 위협할 사람이 없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돌아다니며 먹고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로 북적이던 인도 뉴델리 도심은 원숭이와 소들의 쉼터가 됐습니다.

희귀 동물들도 포착됩니다.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심 한복판 공원엔 야생 자칼 떼가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던 공원이 한적해지자 먹을 것을 찾아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즈비 갈린/수의사 : "동물들은 사람과 애완동물을 오히려 무서워하죠. 10~20m 정도 거리를 두면 공격하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 항구 인근 거리는 바다사자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주안 로렌자니/동물보호단체 관계자 : "격리 조치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바다사자가 더 멀리까지 쉬러 나온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야생 동물들에겐 평화를 되찾아 주었습니다.

[알랭 만테/칼랑키 국립공원 관계자 : "일상 소음이 줄어들자 놀랍게도 이전보다 더 많은 동물과 새들이 해안 주변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좀 다른 동물들도 있습니다.

이맘때면 따뜻한 날씨에 사람들로 붐벼야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동물원입니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없는 세상. 편안한 일상을 보내는 동물들도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 묘기를 선보이던 오랑우탄은 돌봐주러 오는 사육사 외엔 찾는 이가 없습니다.

[조엘 패롯/오클랜드 동물원 관계자 : "동물원이 완전히 폐쇄되고 직원들 대다수가 집에 머무는 상황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입장료 수입이 줄어든 동물원의 고민은 깊어갑니다.

동물들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 걱정인 건데요.

현재 수입이 없는 대부분의 동물원은 기부금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카밀로 멘도사/콜롬비아 동물원 관계자 : "기부금 덕분에 동물원 운영과 동물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해결할 수 있죠. 기부금이 없으면 어려웠을 겁니다."]

심각한 운영난에 독일에선 동물들의 안락사 얘기까지 나와 반발을 샀습니다.

사람을 위해 갇혀 살던 동물들이 이제는 사람이 없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일상의 많은 것을 바꿔 놓은 코로나19, 지구를 공유하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도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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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4 10:49:56
    • 수정2020-04-24 11:14:50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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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고 소음이 줄자 뉴욕 도심에서도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활동이 줄면서 잠시나마 동물의 세계엔 평화가 찾아왔지만, 한편에선 사람의 발길이 끊겨 버려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19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도심에 난데없이 캥거루가 나타났습니다.

텅 빈 도로 신나게 내달리다 자동차와 맞닥뜨려 잠시 아찔하기도 했지만 이내 멀쩡한 모습으로 껑충껑충 뛰어가는데요.

지난 14일, 어둠이 내려앉은 이탈리아 북부 몰베노 마을엔 야생 곰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어슬렁어슬렁 태연하게 걸음을 내딛습니다.

봉쇄령으로 인적이 끊기면서 초원에서나 볼법한 동물들이 도심 한복판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랜디드노엔 염소떼가 찾아와 텅 빈 도심을 마음껏 누비며 뛰어놀았고,

[앤드류 스튜어트/목격자 : "도심이 봉쇄돼 매우 조용하고 주변에 염소떼를 위협할 사람이 없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돌아다니며 먹고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로 북적이던 인도 뉴델리 도심은 원숭이와 소들의 쉼터가 됐습니다.

희귀 동물들도 포착됩니다.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심 한복판 공원엔 야생 자칼 떼가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던 공원이 한적해지자 먹을 것을 찾아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즈비 갈린/수의사 : "동물들은 사람과 애완동물을 오히려 무서워하죠. 10~20m 정도 거리를 두면 공격하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 항구 인근 거리는 바다사자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주안 로렌자니/동물보호단체 관계자 : "격리 조치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바다사자가 더 멀리까지 쉬러 나온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야생 동물들에겐 평화를 되찾아 주었습니다.

[알랭 만테/칼랑키 국립공원 관계자 : "일상 소음이 줄어들자 놀랍게도 이전보다 더 많은 동물과 새들이 해안 주변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좀 다른 동물들도 있습니다.

이맘때면 따뜻한 날씨에 사람들로 붐벼야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동물원입니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없는 세상. 편안한 일상을 보내는 동물들도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 묘기를 선보이던 오랑우탄은 돌봐주러 오는 사육사 외엔 찾는 이가 없습니다.

[조엘 패롯/오클랜드 동물원 관계자 : "동물원이 완전히 폐쇄되고 직원들 대다수가 집에 머무는 상황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입장료 수입이 줄어든 동물원의 고민은 깊어갑니다.

동물들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 걱정인 건데요.

현재 수입이 없는 대부분의 동물원은 기부금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카밀로 멘도사/콜롬비아 동물원 관계자 : "기부금 덕분에 동물원 운영과 동물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해결할 수 있죠. 기부금이 없으면 어려웠을 겁니다."]

심각한 운영난에 독일에선 동물들의 안락사 얘기까지 나와 반발을 샀습니다.

사람을 위해 갇혀 살던 동물들이 이제는 사람이 없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일상의 많은 것을 바꿔 놓은 코로나19, 지구를 공유하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도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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