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둑여제 조혜연 9단, 1년간 스토킹…“하루하루 지옥”

입력 2020.04.24 (21:45) 수정 2020.04.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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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지난해부터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보도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오늘(24일)은 국내 여자 프로바둑 최정상 조혜연 9단이 지난 1년동안 겪은 스토킹 피해 실상입니다.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소용 없었다며 스토킹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청와대에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을 향해 다급히 도움을 요청하는 한 여성,

["제가 신고했습니다. 이 사람이 지속적으로 저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야 조혜연아 너 너무 막 나간다~ 아주 재밌다."]

피해자가 경찰 출동 당시 촬영한 영상입니다.

피해자는 조혜연 9단, 아시안게임 여자바둑 금메달리스트이자 다수의 바둑 대회에서 우승한 24년 차 프로바둑기사입니다.

지난해 3월 바둑 학원 문을 연 뒤부터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찾아와 고성을 지르고, 모함하기 시작했습니다.

[조혜연/프로바둑기사 9단 : "술에 만취한 상태고 곧장 저한테 몸으로 돌진하는 거예요. 저랑 대화해야 하고, 심지어 저랑은 결혼한 사이라고 명백히 허위사실을 (퍼뜨렸습니다)."]

학생들도 드나드는 곳이라 동료 사범이 만류하길 수차례, 일부 학생은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박창명/프로바둑기사 2단 : "스토커가 욕을 하고, 모욕하니까 학생들도 피해입지만 그 얘길 들은 학부모님들은 훨씬 더 걱정이 많고,.."]

건물 출입구 벽에 보고 싶다는 내용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까지 온갖 낙서를 빼곡히 적기도 했습니다.

[조혜연/프로바둑기사 9단 : "저 보라고 남기는 거죠. 굉장히 불쾌하고...가려놔야 학부모님들 불안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어서 임시로 붙여놨습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조혜연 프로기사는 이번 달에만 경찰에 8차례 신고했지만, 가해 남성의 괴롭힘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성에게는 범칙금 5만 원만 부과됐는데 물리적인 피해가 없는 한 스토킹은 단순 경범죄로 취급받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조 기사는 재물손괴, 협박 등 혐의로 정식 고소를 해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 남성은 오늘(24일)도 찾아와 난동을 부렸고, 경찰에서 또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회에 올라온 스토킹 방지 법안은 모두 폐기된 상탭니다.

조혜연 기사는 가해 남성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청와대에 청원을 올렸고, 현재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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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바둑여제 조혜연 9단, 1년간 스토킹…“하루하루 지옥”
    • 입력 2020-04-24 21:47:39
    • 수정2020-04-24 22:08:15
    뉴스 9
[앵커]

KBS는 지난해부터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보도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오늘(24일)은 국내 여자 프로바둑 최정상 조혜연 9단이 지난 1년동안 겪은 스토킹 피해 실상입니다.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소용 없었다며 스토킹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청와대에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을 향해 다급히 도움을 요청하는 한 여성,

["제가 신고했습니다. 이 사람이 지속적으로 저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야 조혜연아 너 너무 막 나간다~ 아주 재밌다."]

피해자가 경찰 출동 당시 촬영한 영상입니다.

피해자는 조혜연 9단, 아시안게임 여자바둑 금메달리스트이자 다수의 바둑 대회에서 우승한 24년 차 프로바둑기사입니다.

지난해 3월 바둑 학원 문을 연 뒤부터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찾아와 고성을 지르고, 모함하기 시작했습니다.

[조혜연/프로바둑기사 9단 : "술에 만취한 상태고 곧장 저한테 몸으로 돌진하는 거예요. 저랑 대화해야 하고, 심지어 저랑은 결혼한 사이라고 명백히 허위사실을 (퍼뜨렸습니다)."]

학생들도 드나드는 곳이라 동료 사범이 만류하길 수차례, 일부 학생은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박창명/프로바둑기사 2단 : "스토커가 욕을 하고, 모욕하니까 학생들도 피해입지만 그 얘길 들은 학부모님들은 훨씬 더 걱정이 많고,.."]

건물 출입구 벽에 보고 싶다는 내용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까지 온갖 낙서를 빼곡히 적기도 했습니다.

[조혜연/프로바둑기사 9단 : "저 보라고 남기는 거죠. 굉장히 불쾌하고...가려놔야 학부모님들 불안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어서 임시로 붙여놨습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조혜연 프로기사는 이번 달에만 경찰에 8차례 신고했지만, 가해 남성의 괴롭힘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성에게는 범칙금 5만 원만 부과됐는데 물리적인 피해가 없는 한 스토킹은 단순 경범죄로 취급받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조 기사는 재물손괴, 협박 등 혐의로 정식 고소를 해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 남성은 오늘(24일)도 찾아와 난동을 부렸고, 경찰에서 또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회에 올라온 스토킹 방지 법안은 모두 폐기된 상탭니다.

조혜연 기사는 가해 남성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청와대에 청원을 올렸고, 현재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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