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사과문에 또 다시 상처입은 피해자…무엇이 문제였나
입력 2020.04.25 (06:50)
수정 2020.04.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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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 기자회견과 관련해, 진심어린 사죄로 보기엔 어렵다는 게 여성계 입장입니다.
특히 일부 표현은 자신의 잘못을 사소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과도한 책임을 지는 양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거돈/전 부산시장/그제 :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
오거돈 전 시장의 사과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표현은 자신의 행동이 큰일이 아니었다는 식의 뉘앙스입니다.
[신지영/고려대 국문과 교수 : "'경중을 가리지 않고' 라는 표현을 통해서 큰일이 아니었다,사실은.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사실은 미안한 게 아니다, 억울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들리거든요."]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 것 또한 피해자에겐 상처였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임에도 도리어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는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라고 언급한 것도 2차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장 : "5분 동안의 짧은 면담에서 라고 하는 말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 피해자는 2차적인 수많은 피해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과오를 짊어지고 가겠다'는 표현도 잘못에 비해 과도한 책임을 지는 것처럼 묘사됐다고 여성단체연합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대중의 인식이 사회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같은 것들이 나오기도 전에 급하게 사퇴한 요인이 됐다는 겁니다.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했고, 성폭력 문제를 의제화 해 왔잖아요. 이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는 역량이 성장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자체에 대한 감수성은 높아졌지만, 피해자나 피해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는 등 2차 가해가 여전한 점은 과제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 기자회견과 관련해, 진심어린 사죄로 보기엔 어렵다는 게 여성계 입장입니다.
특히 일부 표현은 자신의 잘못을 사소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과도한 책임을 지는 양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거돈/전 부산시장/그제 :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
오거돈 전 시장의 사과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표현은 자신의 행동이 큰일이 아니었다는 식의 뉘앙스입니다.
[신지영/고려대 국문과 교수 : "'경중을 가리지 않고' 라는 표현을 통해서 큰일이 아니었다,사실은.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사실은 미안한 게 아니다, 억울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들리거든요."]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 것 또한 피해자에겐 상처였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임에도 도리어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는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라고 언급한 것도 2차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장 : "5분 동안의 짧은 면담에서 라고 하는 말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 피해자는 2차적인 수많은 피해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과오를 짊어지고 가겠다'는 표현도 잘못에 비해 과도한 책임을 지는 것처럼 묘사됐다고 여성단체연합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대중의 인식이 사회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같은 것들이 나오기도 전에 급하게 사퇴한 요인이 됐다는 겁니다.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했고, 성폭력 문제를 의제화 해 왔잖아요. 이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는 역량이 성장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자체에 대한 감수성은 높아졌지만, 피해자나 피해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는 등 2차 가해가 여전한 점은 과제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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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 사과문에 또 다시 상처입은 피해자…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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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4-25 06:55:27
- 수정2020-04-25 07:38:22

[앵커]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 기자회견과 관련해, 진심어린 사죄로 보기엔 어렵다는 게 여성계 입장입니다.
특히 일부 표현은 자신의 잘못을 사소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과도한 책임을 지는 양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거돈/전 부산시장/그제 :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
오거돈 전 시장의 사과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표현은 자신의 행동이 큰일이 아니었다는 식의 뉘앙스입니다.
[신지영/고려대 국문과 교수 : "'경중을 가리지 않고' 라는 표현을 통해서 큰일이 아니었다,사실은.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사실은 미안한 게 아니다, 억울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들리거든요."]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 것 또한 피해자에겐 상처였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임에도 도리어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는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라고 언급한 것도 2차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장 : "5분 동안의 짧은 면담에서 라고 하는 말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 피해자는 2차적인 수많은 피해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과오를 짊어지고 가겠다'는 표현도 잘못에 비해 과도한 책임을 지는 것처럼 묘사됐다고 여성단체연합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대중의 인식이 사회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같은 것들이 나오기도 전에 급하게 사퇴한 요인이 됐다는 겁니다.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했고, 성폭력 문제를 의제화 해 왔잖아요. 이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는 역량이 성장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자체에 대한 감수성은 높아졌지만, 피해자나 피해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는 등 2차 가해가 여전한 점은 과제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 기자회견과 관련해, 진심어린 사죄로 보기엔 어렵다는 게 여성계 입장입니다.
특히 일부 표현은 자신의 잘못을 사소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과도한 책임을 지는 양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거돈/전 부산시장/그제 :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
오거돈 전 시장의 사과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표현은 자신의 행동이 큰일이 아니었다는 식의 뉘앙스입니다.
[신지영/고려대 국문과 교수 : "'경중을 가리지 않고' 라는 표현을 통해서 큰일이 아니었다,사실은.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사실은 미안한 게 아니다, 억울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들리거든요."]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 것 또한 피해자에겐 상처였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임에도 도리어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는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라고 언급한 것도 2차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장 : "5분 동안의 짧은 면담에서 라고 하는 말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 피해자는 2차적인 수많은 피해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과오를 짊어지고 가겠다'는 표현도 잘못에 비해 과도한 책임을 지는 것처럼 묘사됐다고 여성단체연합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대중의 인식이 사회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같은 것들이 나오기도 전에 급하게 사퇴한 요인이 됐다는 겁니다.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했고, 성폭력 문제를 의제화 해 왔잖아요. 이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는 역량이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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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희 기자 a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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