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독일-“이제 통제권” 상점부터 문 열어

입력 2020.04.25 (21:41) 수정 2020.04.2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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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부터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해왔던 유럽 국가들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서서히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유광석 특파원! 어떤 국가들이 어떤 식으로 조치를 완화하고 있나요?

[기자]

오스트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대형 상점과 쇼핑센터를 포함한 모든 가게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소규모 상점은 이미 지난 14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다음달 15일부터는 식당과 술집 영업도 허용되고, 학교와 종교시설도 문을 엽니다.

이탈리아는 다음달 4일부터, 벨기에는 11일부터 일부 조치를 완화할 방침입니다.

북유럽의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이미 학교 문을 열었고,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다음달 개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독일도 서서히 공공생활 제한 조치들을 풀고 있죠?

상황이 그만큼 안정됐다는 얘기겠죠?

[기자]

독일은 누적 확진자가 15만 5천 명이지만, 사망자는 5천 7백여 명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적습니다.

약 11만 명은 이미 완치돼 실제 환자수는 4만 명 정도입니다.

독일 정부는 바이러스가 이제 통제권 안에 들어왔다고 보고, 일부 상점을 시작으로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현재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시내 상점 밀집지역... 영업 준비에 바쁜 가방가게로 들어가 봤습니다.

1.5미터 거리 유지를 해달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띕니다.

상점 주인과 직원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습니다.

매장 곳곳을 소독하고 청소합니다.

[마르틴 헤르만/가방가게 주인 : "여기저기 안내판도 세워놨고 손님들에게 안내를 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감염시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장 안에 최대 16명까지 들어올 수 있고, 가족 단위 손님도 3명까지만 가능하다고 공지해 놨습니다.

상점 안과 밖에서 줄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방문 약속을 잡아줄 것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날부터 800제곱미터 이하 일반 상점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옷가게, 신발가게, 통신 대리점 등이 한 달여 만에 다시 손님을 맞았습니다.

[크리스티안 프라이슐라드/베를린 시민 : "사람들이 몰리지 않고, 상점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들이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형 쇼핑센터 안에 있는 개별 매장도 면적이 800제곱미터 이하면 영업이 가능합니다.

단 모든 상점은 20제곱미터당 손님 한 명씩만 입장시켜야 합니다.

5월 4일부터는 학교도 순차적으로 문을 엽니다.

상급학교 진학에 성적이 필요한 고학년 학생이 우선 등교합니다.

위생규칙을 준수하면 50명 이하 종교모임도 가능합니다.

개인의 생명 보호가 종교의 자유보다 우선한단 판단 아래 그동안 종교행사도 금지돼 왔습니다.

[안나 슈뢰더/베를린 시민 : "이렇게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이 이렇게 제한조치 완화를 시작한 건 일단 급한 불을 껐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한때 7천 명에 육박했던 신규 확진자, 최근엔 천 명 대까지 내려왔습니다.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숫자인 재감염률도 7명에서 0.9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완치자와 사망자를 뺀 실제 환자수는 20일째 감소 추세입니다.

독일 보건 당국은 바이러스가 통제권 안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옌스 슈판/독일 보건부 장관 :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대처에 있어 독일은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잘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거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아직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며, 자칫하면 제2의 셧다운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는 1초도 방심해선 안됩니다. 다시 경솔해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규칙을 계속 지켜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식당과 술집, 호텔은 영업이 여전히 금지됐습니다.

스포츠와 공연을 포함한 대형 행사도 아직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 맥주 축제인 뮌헨 옥토버 페스트도 취소됐습니다.

[마르쿠스 죄더/바이에른주 총리 : "위험이 너무 큽니다. 축제에서 거리를 유지할 수 없고 마스크를 쓸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는 게 급선무, 독일이 선택한 첫번째 전략은 마스크 착용입니다.

드레스덴 시청 앞, 시민들에게 마스크 20만 장을 나눠줍니다.

작센주를 시작으로 독일 16개 연방주 전체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결정했습니다.

[크리스티네 두셱/드레스덴 시민 : "좀 더 일찍 시행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스카프를 사용해 왔습니다."]

독일은 또 한국식 감염 추적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을 감안한 위치추적 앱이 다음달 중 활용될 예정입니다.

단계적으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제한 조치를 완화하며 독일 정부가 되새기는 말들입니다.

베를린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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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독일-“이제 통제권” 상점부터 문 열어
    • 입력 2020-04-25 22:05:57
    • 수정2020-04-25 22:48:1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지난달부터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해왔던 유럽 국가들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서서히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유광석 특파원! 어떤 국가들이 어떤 식으로 조치를 완화하고 있나요?

[기자]

오스트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대형 상점과 쇼핑센터를 포함한 모든 가게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소규모 상점은 이미 지난 14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다음달 15일부터는 식당과 술집 영업도 허용되고, 학교와 종교시설도 문을 엽니다.

이탈리아는 다음달 4일부터, 벨기에는 11일부터 일부 조치를 완화할 방침입니다.

북유럽의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이미 학교 문을 열었고,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다음달 개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독일도 서서히 공공생활 제한 조치들을 풀고 있죠?

상황이 그만큼 안정됐다는 얘기겠죠?

[기자]

독일은 누적 확진자가 15만 5천 명이지만, 사망자는 5천 7백여 명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적습니다.

약 11만 명은 이미 완치돼 실제 환자수는 4만 명 정도입니다.

독일 정부는 바이러스가 이제 통제권 안에 들어왔다고 보고, 일부 상점을 시작으로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현재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시내 상점 밀집지역... 영업 준비에 바쁜 가방가게로 들어가 봤습니다.

1.5미터 거리 유지를 해달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띕니다.

상점 주인과 직원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습니다.

매장 곳곳을 소독하고 청소합니다.

[마르틴 헤르만/가방가게 주인 : "여기저기 안내판도 세워놨고 손님들에게 안내를 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감염시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장 안에 최대 16명까지 들어올 수 있고, 가족 단위 손님도 3명까지만 가능하다고 공지해 놨습니다.

상점 안과 밖에서 줄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방문 약속을 잡아줄 것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날부터 800제곱미터 이하 일반 상점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옷가게, 신발가게, 통신 대리점 등이 한 달여 만에 다시 손님을 맞았습니다.

[크리스티안 프라이슐라드/베를린 시민 : "사람들이 몰리지 않고, 상점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들이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형 쇼핑센터 안에 있는 개별 매장도 면적이 800제곱미터 이하면 영업이 가능합니다.

단 모든 상점은 20제곱미터당 손님 한 명씩만 입장시켜야 합니다.

5월 4일부터는 학교도 순차적으로 문을 엽니다.

상급학교 진학에 성적이 필요한 고학년 학생이 우선 등교합니다.

위생규칙을 준수하면 50명 이하 종교모임도 가능합니다.

개인의 생명 보호가 종교의 자유보다 우선한단 판단 아래 그동안 종교행사도 금지돼 왔습니다.

[안나 슈뢰더/베를린 시민 : "이렇게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이 이렇게 제한조치 완화를 시작한 건 일단 급한 불을 껐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한때 7천 명에 육박했던 신규 확진자, 최근엔 천 명 대까지 내려왔습니다.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숫자인 재감염률도 7명에서 0.9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완치자와 사망자를 뺀 실제 환자수는 20일째 감소 추세입니다.

독일 보건 당국은 바이러스가 통제권 안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옌스 슈판/독일 보건부 장관 :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대처에 있어 독일은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잘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거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아직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며, 자칫하면 제2의 셧다운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는 1초도 방심해선 안됩니다. 다시 경솔해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규칙을 계속 지켜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식당과 술집, 호텔은 영업이 여전히 금지됐습니다.

스포츠와 공연을 포함한 대형 행사도 아직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 맥주 축제인 뮌헨 옥토버 페스트도 취소됐습니다.

[마르쿠스 죄더/바이에른주 총리 : "위험이 너무 큽니다. 축제에서 거리를 유지할 수 없고 마스크를 쓸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는 게 급선무, 독일이 선택한 첫번째 전략은 마스크 착용입니다.

드레스덴 시청 앞, 시민들에게 마스크 20만 장을 나눠줍니다.

작센주를 시작으로 독일 16개 연방주 전체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결정했습니다.

[크리스티네 두셱/드레스덴 시민 : "좀 더 일찍 시행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스카프를 사용해 왔습니다."]

독일은 또 한국식 감염 추적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을 감안한 위치추적 앱이 다음달 중 활용될 예정입니다.

단계적으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제한 조치를 완화하며 독일 정부가 되새기는 말들입니다.

베를린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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