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원유 탱크 지붕 그림자까지 분석…투자 주의 필요

입력 2020.04.29 (08:43) 수정 2020.04.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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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요즘 국제 원유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원유 저장 탱크의 지붕 그림자까지 분석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기자, 원유 저장탱크의 지붕 그림자를 왜 분석하는 건가요?

[기자]

전세계 원유 저장 탱크에 과연 얼마나 저장돼 있나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원유 저장 탱크 지붕은 위 아래로 움직입니다.

원유가 가득 차 있을 때는 지붕위 위로 끝까지 올라가있는데, 원유가 줄어들면 지붕도 따라 아래로 내려갑니다.

원유저장 탱크 모습인데요. 왼쪽 저장탱크 지붕은 아래로 내려가 있습니다.

저장량이 줄어든 상태이고요.

다른 두 탱크는 지붕이 꼭대기까지 올라가 있는데 꽉 찬 상태입니다.

오비털 인사이트라는 업체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원유 저장탱크의 저장량을 분석합니다.

원처럼 표시된 게 위에서 본 저장탱크 인데요.

그림자가 있으면 덜 차있는 것이고 그림자가 없으면 꽉 찬 것이죠.

인공지능 기법으로 탱크마다 저장된 원유의 양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전세계 각지의 저장탱크 영상을 수집하다 보니 일종의 빅데이터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런 정보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것인가요?

[기자]

인공위성 영상 분석회사가 개인 회사이다 보니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개인은 얻기 어려운 반면 기관이나 헤지펀드 처럼 돈이 많은 투자자들은 이 정보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다양한 빅데이터 정보를 투자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서 쇼핑몰의 주차장이 얼마나 혼잡한지를 분석해서 경기를 알아 맞춘다든지, 재배 작물의 상태를 분석해서 앞으로의 곡물 가격을 예측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빅데이터 정보를 구입하는 기관은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 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불평등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수출동향이나 신규취업자 수 등은 모두 평등하게 얻는 반면 이런 정보는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만 얻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원유 투자에도 이런 점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위성 분석 결과 원유 저장 탱크가 꽉 찬 상황인가요?

[기자]

코로나19로 쓰는 곳이 줄었기 때문에 전세계 원유가 남아돌고 있죠?

이 업체가 분석해보니 이미 전세계 원유저장탱크의 저장량은 지난해 최고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지상의 원유저장탱크 상당수가 이미 꽉 차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예 남아도는 석유를 유조선에 실어서 바다 위에 띄워놓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모습인데요.

상당한 수의 유조선이 한 번에 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정박하기 좋은 잔잔한 바다에는 비슷한 풍경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해에도 이런 곳이 있습니다.

결국 보관 탱크까지 부족할 정도이기 때문에 유가가 약세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앵커]

유가, 결국은 오르지 않을까요?

[기자]

얼마나 걸릴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유가가 왜 내렸는지 잠깐 뒤를 돌아보면요.

코로나19로 항공기와 공장이 멈추면서 원유수요가 30%쯤 줄었습니다.

보통 이러면 OPEC가 감산을 하는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른바 '유가전쟁' 신경전을 벌이며 감산량은 15%에 그쳤습니다.

원유가 남아돌게 됐는데, 문제는 보관할 장소조차 부족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 투자의 기준이 되는 원유가격은 선물가격입니다.

즉, 미래에 살 권리를 사고 파는 것인데, 매달 실제로 그 권리로 원유를 가져가야만 하는 날이 돌아옵니다.

이게 원유 선물 만기일인데요, 지금 세계적으로 원유 저장 탱크가 부족하다보니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만기일 직전에는 원유 1배럴에 마이너스 37달러가 되는 일까지 벌어졌죠.

보관할 곳이 없기 때문에 원유를 가져갈 사람에게 돈까지 지불해야 될 상황이 된 것입니다.

긍정적인 소식은 석유 채굴업체들의 자발적인 감산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저장 탱크 문제나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족이 계속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원유 가격은 앞으로도 큰 변동이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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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경제] 원유 탱크 지붕 그림자까지 분석…투자 주의 필요
    • 입력 2020-04-29 08:43:21
    • 수정2020-04-29 08:59:00
    아침뉴스타임
[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요즘 국제 원유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원유 저장 탱크의 지붕 그림자까지 분석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기자, 원유 저장탱크의 지붕 그림자를 왜 분석하는 건가요?

[기자]

전세계 원유 저장 탱크에 과연 얼마나 저장돼 있나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원유 저장 탱크 지붕은 위 아래로 움직입니다.

원유가 가득 차 있을 때는 지붕위 위로 끝까지 올라가있는데, 원유가 줄어들면 지붕도 따라 아래로 내려갑니다.

원유저장 탱크 모습인데요. 왼쪽 저장탱크 지붕은 아래로 내려가 있습니다.

저장량이 줄어든 상태이고요.

다른 두 탱크는 지붕이 꼭대기까지 올라가 있는데 꽉 찬 상태입니다.

오비털 인사이트라는 업체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원유 저장탱크의 저장량을 분석합니다.

원처럼 표시된 게 위에서 본 저장탱크 인데요.

그림자가 있으면 덜 차있는 것이고 그림자가 없으면 꽉 찬 것이죠.

인공지능 기법으로 탱크마다 저장된 원유의 양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전세계 각지의 저장탱크 영상을 수집하다 보니 일종의 빅데이터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런 정보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것인가요?

[기자]

인공위성 영상 분석회사가 개인 회사이다 보니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개인은 얻기 어려운 반면 기관이나 헤지펀드 처럼 돈이 많은 투자자들은 이 정보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다양한 빅데이터 정보를 투자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서 쇼핑몰의 주차장이 얼마나 혼잡한지를 분석해서 경기를 알아 맞춘다든지, 재배 작물의 상태를 분석해서 앞으로의 곡물 가격을 예측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빅데이터 정보를 구입하는 기관은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 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불평등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수출동향이나 신규취업자 수 등은 모두 평등하게 얻는 반면 이런 정보는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만 얻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원유 투자에도 이런 점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위성 분석 결과 원유 저장 탱크가 꽉 찬 상황인가요?

[기자]

코로나19로 쓰는 곳이 줄었기 때문에 전세계 원유가 남아돌고 있죠?

이 업체가 분석해보니 이미 전세계 원유저장탱크의 저장량은 지난해 최고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지상의 원유저장탱크 상당수가 이미 꽉 차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예 남아도는 석유를 유조선에 실어서 바다 위에 띄워놓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모습인데요.

상당한 수의 유조선이 한 번에 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정박하기 좋은 잔잔한 바다에는 비슷한 풍경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해에도 이런 곳이 있습니다.

결국 보관 탱크까지 부족할 정도이기 때문에 유가가 약세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앵커]

유가, 결국은 오르지 않을까요?

[기자]

얼마나 걸릴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유가가 왜 내렸는지 잠깐 뒤를 돌아보면요.

코로나19로 항공기와 공장이 멈추면서 원유수요가 30%쯤 줄었습니다.

보통 이러면 OPEC가 감산을 하는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른바 '유가전쟁' 신경전을 벌이며 감산량은 15%에 그쳤습니다.

원유가 남아돌게 됐는데, 문제는 보관할 장소조차 부족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 투자의 기준이 되는 원유가격은 선물가격입니다.

즉, 미래에 살 권리를 사고 파는 것인데, 매달 실제로 그 권리로 원유를 가져가야만 하는 날이 돌아옵니다.

이게 원유 선물 만기일인데요, 지금 세계적으로 원유 저장 탱크가 부족하다보니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만기일 직전에는 원유 1배럴에 마이너스 37달러가 되는 일까지 벌어졌죠.

보관할 곳이 없기 때문에 원유를 가져갈 사람에게 돈까지 지불해야 될 상황이 된 것입니다.

긍정적인 소식은 석유 채굴업체들의 자발적인 감산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저장 탱크 문제나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족이 계속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원유 가격은 앞으로도 큰 변동이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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