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19 탓에 ‘아마존 위기’ 극심

입력 2020.04.29 (10:49) 수정 2020.04.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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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의 대기 질은 좋아졌는데 아마존의 산림 파괴는 더 극심해졌습니다.

단속이 소홀해진 틈을 타 불법 금광개발과 삼림벌채가 성행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최근 몇 년 동안 산림파괴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 BR-163 고속도로 인근 아마존 열대우림의 모습입니다.

푸른 나무가 빼곡해야 하지만 곳곳에 황갈색 땅이 훤히 드러났습니다.

베고 남은 나무토막은 버려져 썩어가고 있는데요.

불법 벌목꾼들이 다녀간 흔적입니다.

[카지레 카야포/부족장 : "불법 벌목꾼들과 침입자들이 우리 영토에 침범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안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아마존의 열대우림 파괴는 더 극심해졌습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에 따르면 3월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0%가량 늘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파괴 면적(796㎢)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나 증가했는데요.

미국 뉴욕시 크기에 맞먹는 규모의 산림이 사라진 겁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염병 차단 조치로 단속이 소홀해진 틈을 타 불법 금광개발과 삼림벌채가 더 빈번해졌다고 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가 60세 이상의 공무원들에게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면서 당장 정부 산하기관 연구소(Ibama)의 현장 요원 3분의 1이 재택근무 대상이 됐는데요.

[카티아 브라질/아마존 후원자/야노마미 부족 : "원주민들은 2만 명 이상의 불법 광부들이 계속해서 거주지를 오가며 침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광산개발과 벌목업자들의 원주민 거주지역 침입이 늘어나면서 원주민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커졌습니다.

브라질 사회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마존 원주민은 최소 27명이고, 이 중 3명이 숨졌습니다.

[다리오 야와리오마/후투카라 야노마미 재단 부사장 : "바이러스가 우리 부족에게까지 왔다는 것에 걱정이 큽니다. 곧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겁니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원주민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원주민들은 면역력이 약한 데다 같은 부족끼리 모여 폐쇄적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감염병으로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으면 부족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카티아 브라질/아마존 리얼 에이전시 편집장 : "(집단 사망)이 매우 염려되며 브라질 당국은 반드시 막아야 할 사안입니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가 병으로 인한 피해보다 크다며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치솟아 아마존 광산개발을 부채질하고 있는데요.

아마존 부족장들은 직접 나서 아마존 산림과 원주민들을 지켜달라며 세계인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라오니 메투크티레/아마존 카야포 부족장 : "코로나19는 세계인과 원주민 모두를 위협합니다. 하지만 브라질 대통령은 관심은커녕 오히려 파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공장 등이 멈춰 서면서 세계 곳곳의 대기 질이 개선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지구의 허파인 브라질 아마존에선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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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9 10:51:47
    • 수정2020-04-29 11: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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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의 대기 질은 좋아졌는데 아마존의 산림 파괴는 더 극심해졌습니다.

단속이 소홀해진 틈을 타 불법 금광개발과 삼림벌채가 성행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최근 몇 년 동안 산림파괴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 BR-163 고속도로 인근 아마존 열대우림의 모습입니다.

푸른 나무가 빼곡해야 하지만 곳곳에 황갈색 땅이 훤히 드러났습니다.

베고 남은 나무토막은 버려져 썩어가고 있는데요.

불법 벌목꾼들이 다녀간 흔적입니다.

[카지레 카야포/부족장 : "불법 벌목꾼들과 침입자들이 우리 영토에 침범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안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아마존의 열대우림 파괴는 더 극심해졌습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에 따르면 3월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0%가량 늘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파괴 면적(796㎢)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나 증가했는데요.

미국 뉴욕시 크기에 맞먹는 규모의 산림이 사라진 겁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염병 차단 조치로 단속이 소홀해진 틈을 타 불법 금광개발과 삼림벌채가 더 빈번해졌다고 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가 60세 이상의 공무원들에게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면서 당장 정부 산하기관 연구소(Ibama)의 현장 요원 3분의 1이 재택근무 대상이 됐는데요.

[카티아 브라질/아마존 후원자/야노마미 부족 : "원주민들은 2만 명 이상의 불법 광부들이 계속해서 거주지를 오가며 침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광산개발과 벌목업자들의 원주민 거주지역 침입이 늘어나면서 원주민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커졌습니다.

브라질 사회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마존 원주민은 최소 27명이고, 이 중 3명이 숨졌습니다.

[다리오 야와리오마/후투카라 야노마미 재단 부사장 : "바이러스가 우리 부족에게까지 왔다는 것에 걱정이 큽니다. 곧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겁니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원주민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원주민들은 면역력이 약한 데다 같은 부족끼리 모여 폐쇄적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감염병으로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으면 부족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카티아 브라질/아마존 리얼 에이전시 편집장 : "(집단 사망)이 매우 염려되며 브라질 당국은 반드시 막아야 할 사안입니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가 병으로 인한 피해보다 크다며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치솟아 아마존 광산개발을 부채질하고 있는데요.

아마존 부족장들은 직접 나서 아마존 산림과 원주민들을 지켜달라며 세계인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라오니 메투크티레/아마존 카야포 부족장 : "코로나19는 세계인과 원주민 모두를 위협합니다. 하지만 브라질 대통령은 관심은커녕 오히려 파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공장 등이 멈춰 서면서 세계 곳곳의 대기 질이 개선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지구의 허파인 브라질 아마존에선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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