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후배 성추행’ 혐의 쇼트트랙 임효준 선수, 1심서 벌금형

[앵커]

훈련 중에 동성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효준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임 씨는 단지 장난을 쳤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 선수.

지난해 6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동성 후배를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임 씨는 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는데, 그동안 무죄를 주장해왔습니다.

단지 장난을 치기 위해 암벽등반 기구를 오르던 후배를 아래로 끌어내렸는데, 실수로 바지를 내려 신체가 노출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임 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기습적으로 바지를 내리는 '유형력'의 행사로 피해자는 남녀 선수들 앞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며, 임 씨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는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특히 임 씨가 바지를 내린 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춤을 추며 장난을 치는 듯한 모습이 CCTV에 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추행 의도가 없었다면 즉시 다가가 바지를 올려주거나 사과해야 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겁니다.

다만 재판부는 전체적인 경위를 볼 때 징역형은 부적절하다며, 벌금 3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임효준/선수 : "(성추행에 대해서는 인정이 됐는데 이에 대해서는 좀 어떻게 보시나요?) …."]

임 씨 측은 재판부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더욱 성실하게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빙상연맹은 임 씨에 대해 선수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는데, 서울동부지법이 이를 멈춰달라는 임 씨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현재 징계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정식 징계 무효 소송은 오는 8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