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데…코로나19로 생이별

입력 2020.05.08 (19:47) 수정 2020.05.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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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어버이날인데요.

코로나19 때문에 부모님과 생이별 중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신 자녀들인데요.

이들은 어버이날인 오늘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면회하거나 영상통화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요양병원.

어버이날을 맞아 이곳에 입원한 아버지를 만나러 온 가족들이 유리창 가까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면회가 금지돼 비대면 면회를 하는 겁니다.

["아빠! 아빠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오늘. 어제 저녁에 잠 못 주무셨어?"]

한 가족당 허락된 시간은 단 15분.

부쩍 야윈 아버지의 얼굴을 만질 수도, 손 한 번 잡아볼 수도 없어 왈칵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김익환/입원 환자 손자 : "이렇게 유리 한 장 사이로 이렇게 할아버지를 본다는 게 많이 속상했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서 할아버지 웃으면서 안아드리면서 만나고 싶어요."]

어버이날 잔치도 외부업체가 아닌 직원들이 대신했습니다.

자녀들의 마음을 담아 '장한 어머니' 상장과 카네이션을 선물합니다.

[오순재 : "여기 선생님들하고 우리 어버이날이라고 해서 축하해주시니까 감사한 뜻을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통화로 면회를 대신하는 병원도 있습니다.

작은 화면 속 아들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눈물부터 나는 어머니.

["(오전에 다녀왔는데 곰탕이랑 드셨어요?) 많이 했어. 걱정하지 마."]

코로나19로 겪는 생이별이지만,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순간입니다.

[홍순득 : "요새 아들을 안 봤는데, 보니까 오늘 보니까 좋구먼. (얼마나 좋으세요?) 많이 좋아요. 우리 막내아들 심부름도 잘하고, 요새 못 봤어."]

영상통화 면회는 지난달부터 한 달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수진/요양병원 간호사 : "보호자들도 굉장히 흡족해하시고, 어머님들도 영상으로 작게 보시긴 하는 거지만 보호자들 목소리만 들으시고도 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코로나19 속 맞은 어버이날.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을 대면할 수 없는 자녀들은 창문 너머로, 영상 통화로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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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버이날인데…코로나19로 생이별
    • 입력 2020-05-08 19:47:15
    • 수정2020-05-08 19:47:16
    뉴스7(광주)
[앵커] 오늘은 어버이날인데요. 코로나19 때문에 부모님과 생이별 중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신 자녀들인데요. 이들은 어버이날인 오늘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면회하거나 영상통화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요양병원. 어버이날을 맞아 이곳에 입원한 아버지를 만나러 온 가족들이 유리창 가까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면회가 금지돼 비대면 면회를 하는 겁니다. ["아빠! 아빠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오늘. 어제 저녁에 잠 못 주무셨어?"] 한 가족당 허락된 시간은 단 15분. 부쩍 야윈 아버지의 얼굴을 만질 수도, 손 한 번 잡아볼 수도 없어 왈칵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김익환/입원 환자 손자 : "이렇게 유리 한 장 사이로 이렇게 할아버지를 본다는 게 많이 속상했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서 할아버지 웃으면서 안아드리면서 만나고 싶어요."] 어버이날 잔치도 외부업체가 아닌 직원들이 대신했습니다. 자녀들의 마음을 담아 '장한 어머니' 상장과 카네이션을 선물합니다. [오순재 : "여기 선생님들하고 우리 어버이날이라고 해서 축하해주시니까 감사한 뜻을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통화로 면회를 대신하는 병원도 있습니다. 작은 화면 속 아들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눈물부터 나는 어머니. ["(오전에 다녀왔는데 곰탕이랑 드셨어요?) 많이 했어. 걱정하지 마."] 코로나19로 겪는 생이별이지만,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순간입니다. [홍순득 : "요새 아들을 안 봤는데, 보니까 오늘 보니까 좋구먼. (얼마나 좋으세요?) 많이 좋아요. 우리 막내아들 심부름도 잘하고, 요새 못 봤어."] 영상통화 면회는 지난달부터 한 달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수진/요양병원 간호사 : "보호자들도 굉장히 흡족해하시고, 어머님들도 영상으로 작게 보시긴 하는 거지만 보호자들 목소리만 들으시고도 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코로나19 속 맞은 어버이날.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을 대면할 수 없는 자녀들은 창문 너머로, 영상 통화로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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