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18 최초 총상 사망자는 ‘故 김안부 씨’

입력 2020.05.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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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민간인 희생자는 공식 기록상으로는 165명입니다.

5.18 40주년을 맞아 KBS 광주총국은 165명의 모든 검시 관련 기록들을 다시 살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타박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의 기록에서 총상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정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5·18 민주화운동 기간 두 번째 희생자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

사망 추정 시각은 1980년 5월 19일 밤 10시.

김 씨는 이튿 날 새벽 광주 옛 전남양조장 공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홀어머니와 아내, 아홉 살 아들과 갓 돌이 지난 막내 딸 등 일곱 식구의 생계를 짊어 진 36살의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40년이 흘렀지만, 아내 김말옥 씨는 남편의 시신을 목격했던 그 당시, 그 현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말옥/故 김안부 씨 처 : "(죽은) 애기 아빠가 장난하는가 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돌아가셔 버리니까. 나도 우리 아저씨를 보듬고 나도 기절을 해버렸어요."]

5.18 두 번째 사망자인 김안부씨의 광주지방검찰청 검시기록에는 사인을 '타박사'로 분류했습니다.

유족 역시 이 기록을 바탕으로 타박상을 입어 숨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인한 전남대 의대의 사체 검안서에는 전혀 다른 사인이 등장합니다. 

당시 검안의는 뇌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손상되는 '뇌좌상'을 사인으로 봤습니다. 

또 머릿속에 총탄이 박힌 이른바 '맹관총상'이 인정된다며 가로 세로 1㎝의 사입구, 즉 총탄이 들어간 구멍의 크기까지 기록했습니다.

[문형배/5·18 당시 검안의 : "(1×1㎝ 사입구는) 총상이 아니면 그런 흔적이 나올 수가 없죠. 두부의 타박상에 의해서 사망을 했다면 두개골이 완전히 파괴가 되고 부서질 정도가 돼야 하고…."]

군이 작성한 검시 참여 결과 보고도 석연치 않습니다. 

검사와 의사, 군의관 등이 참여해 작성한 문건에는 김 씨의 사망 원인을 '두부 맹관상'이라고 기재했다가 선을 긋고 '타박사'로 고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40년이 지나도록 유족마저 타박사로 알고 있는 고 김안부 씨의 죽음. 

총에 맞은 김 씨의 사인이 왜 타박상으로 수정 또는 조작된 것인지 40년 만에 드러난 기록들이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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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5·18 최초 총상 사망자는 ‘故 김안부 씨’
    • 입력 2020-05-13 13:18:21
    930뉴스(광주)
[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민간인 희생자는 공식 기록상으로는 165명입니다. 5.18 40주년을 맞아 KBS 광주총국은 165명의 모든 검시 관련 기록들을 다시 살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타박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의 기록에서 총상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정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5·18 민주화운동 기간 두 번째 희생자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 사망 추정 시각은 1980년 5월 19일 밤 10시. 김 씨는 이튿 날 새벽 광주 옛 전남양조장 공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홀어머니와 아내, 아홉 살 아들과 갓 돌이 지난 막내 딸 등 일곱 식구의 생계를 짊어 진 36살의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40년이 흘렀지만, 아내 김말옥 씨는 남편의 시신을 목격했던 그 당시, 그 현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말옥/故 김안부 씨 처 : "(죽은) 애기 아빠가 장난하는가 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돌아가셔 버리니까. 나도 우리 아저씨를 보듬고 나도 기절을 해버렸어요."] 5.18 두 번째 사망자인 김안부씨의 광주지방검찰청 검시기록에는 사인을 '타박사'로 분류했습니다. 유족 역시 이 기록을 바탕으로 타박상을 입어 숨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인한 전남대 의대의 사체 검안서에는 전혀 다른 사인이 등장합니다.  당시 검안의는 뇌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손상되는 '뇌좌상'을 사인으로 봤습니다.  또 머릿속에 총탄이 박힌 이른바 '맹관총상'이 인정된다며 가로 세로 1㎝의 사입구, 즉 총탄이 들어간 구멍의 크기까지 기록했습니다. [문형배/5·18 당시 검안의 : "(1×1㎝ 사입구는) 총상이 아니면 그런 흔적이 나올 수가 없죠. 두부의 타박상에 의해서 사망을 했다면 두개골이 완전히 파괴가 되고 부서질 정도가 돼야 하고…."] 군이 작성한 검시 참여 결과 보고도 석연치 않습니다.  검사와 의사, 군의관 등이 참여해 작성한 문건에는 김 씨의 사망 원인을 '두부 맹관상'이라고 기재했다가 선을 긋고 '타박사'로 고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40년이 지나도록 유족마저 타박사로 알고 있는 고 김안부 씨의 죽음.  총에 맞은 김 씨의 사인이 왜 타박상으로 수정 또는 조작된 것인지 40년 만에 드러난 기록들이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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