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중국 또 ‘가짜 분유’ 파동

입력 2020.05.14 (20:38) 수정 2020.05.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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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어제 잠깐 전해드렸던 이야긴데요.

중국 후난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가짜 분유를 먹은 아기들의 머리가 과도하게 커지는 사례가 속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앵커]

어제 사진을 보니까 아기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크던데 분유를 먹고 부작용이 일어난 거죠?

[답변]

그렇습니다.

치료 효과가 좋다는 특수 분유를 먹었다가 부작용이 일어난 겁니다.

아이들이 어떤 상태인지 화면으로 보면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아이의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졌습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다른 사람들이 저희 딸 이마가 돌출된 것을 보고 우리 애가 '큰머리 인형' 같다고..."]

얼굴과 목덜미는 붉은색 발진으로 뒤덮인 모습이었고,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계속 때리는 이상 증상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 하루에도 여러 번 때려요."]

키, 지능, 행동 능력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심각한 경우 장기 손상 증상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 아이들은 지금까지 5명인데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우유 알레르기가 있으니 아미노산 분유를 먹이라는 의사의 권유로 한 영유아용품점에서 특수 분유를 1년에서 2년 정도 사 먹였다고 합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알레르기 있는 아이들은 모두 이것을 먹인다고 했어요. 점원이 ('단백질 고체 음료'라고 적혀있는 건) 우유의 다른 약칭이라고 했어요."]

[앵커]

그런데 이 분유가 가짜 분유였다는 거죠? 분유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길래 저런 부작용이 나타난 걸까요?

[답변]

부모들에게 특수 분유라고 속여 판 분유가 알고 보니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거의 없는 단순한 고체 음료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 일부는 영양 부족으로 뼈가 변형되거나 성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구루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생후 12개월부터 18개월까지 발육 정지가 나타났습니다. 몸무게와 키 모두 발육이 멈췄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조사에 들어갔고요.

피해를 본 아이들 5명에게는 전면 건강 검진을 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중국에서 분유 파문이 일어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4년 가짜 분유 때문에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대두증에 걸렸고요.

2008년에는 인체에 해로운 화학 물질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가 유통돼 최소 8명의 유아가 숨졌고 30만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분유 제조업체들은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이후에도 중국 내 일부 분유 업체들이 저질 분유를 제조했다가 적발되는 등 수차례 가짜 분유 사태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 때문에 자국에서 제조되는 분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 됐고, 중국에서는 수입산 분유가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앵커]

그래서 호주산 분유가 중국인들에게 그렇게 인기 있는 거였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호주 유기농 분유가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인들은 수년째 호주 분유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호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마스크를 끼고 있는 중국인 남녀가 각자 분유통 2개를 들고 계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한 노인이 이들에게 분유통을 다시 갖다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인 남녀가 이에 반발했고, 노인이 다시 분유통을 갖다놓으라고 강요하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경비원의 제지로 소동은 끝이 났지만, 이 중국인 남녀가 다른 마트에서도 분유를 사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의 호주산 분유 사재기 문제는 매년 호주에서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합니다.

호주인들까지 분유를 사지 못하게 될 지경에 이르자 지난 2018년 호주의 일부 마트에서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분유 판매를 인당 두 통으로 제한한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중국인들이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분유를 샀길래 호주인들까지 분유를 사지 못하는 일이 생겼던 건가요?

[답변]

네, 여기에는 '다이고우'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이 껴있습니다.

물건을 대신 사서 되파는 대리 구매업자를 말합니다.

중국 보따리상들은 호주에서 분유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온라인으로 자국민에게 비싼 값에 되팔아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한 사람 당 분유 두 통으로 제한했을 때도 보따리상들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등 꼼수를 부려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 보따리상 덕분에 호주산 분유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정부는 방치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호주 분유의 사재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 제한령이 내려졌는데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중국의 분유 파동은 잊을만 하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유 파동이 단순히 그 사건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서 출하되는 먹거리 전체에 대한 불신을 더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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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중국 또 ‘가짜 분유’ 파동
    • 입력 2020-05-14 20:44:10
    • 수정2020-05-14 21:00:26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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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어제 잠깐 전해드렸던 이야긴데요.

중국 후난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가짜 분유를 먹은 아기들의 머리가 과도하게 커지는 사례가 속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앵커]

어제 사진을 보니까 아기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크던데 분유를 먹고 부작용이 일어난 거죠?

[답변]

그렇습니다.

치료 효과가 좋다는 특수 분유를 먹었다가 부작용이 일어난 겁니다.

아이들이 어떤 상태인지 화면으로 보면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아이의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졌습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다른 사람들이 저희 딸 이마가 돌출된 것을 보고 우리 애가 '큰머리 인형' 같다고..."]

얼굴과 목덜미는 붉은색 발진으로 뒤덮인 모습이었고,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계속 때리는 이상 증상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 하루에도 여러 번 때려요."]

키, 지능, 행동 능력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심각한 경우 장기 손상 증상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 아이들은 지금까지 5명인데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우유 알레르기가 있으니 아미노산 분유를 먹이라는 의사의 권유로 한 영유아용품점에서 특수 분유를 1년에서 2년 정도 사 먹였다고 합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알레르기 있는 아이들은 모두 이것을 먹인다고 했어요. 점원이 ('단백질 고체 음료'라고 적혀있는 건) 우유의 다른 약칭이라고 했어요."]

[앵커]

그런데 이 분유가 가짜 분유였다는 거죠? 분유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길래 저런 부작용이 나타난 걸까요?

[답변]

부모들에게 특수 분유라고 속여 판 분유가 알고 보니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거의 없는 단순한 고체 음료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 일부는 영양 부족으로 뼈가 변형되거나 성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구루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가짜 분유' 부작용 유아 부모 : "생후 12개월부터 18개월까지 발육 정지가 나타났습니다. 몸무게와 키 모두 발육이 멈췄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조사에 들어갔고요.

피해를 본 아이들 5명에게는 전면 건강 검진을 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중국에서 분유 파문이 일어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4년 가짜 분유 때문에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대두증에 걸렸고요.

2008년에는 인체에 해로운 화학 물질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가 유통돼 최소 8명의 유아가 숨졌고 30만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분유 제조업체들은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이후에도 중국 내 일부 분유 업체들이 저질 분유를 제조했다가 적발되는 등 수차례 가짜 분유 사태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 때문에 자국에서 제조되는 분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 됐고, 중국에서는 수입산 분유가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앵커]

그래서 호주산 분유가 중국인들에게 그렇게 인기 있는 거였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호주 유기농 분유가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인들은 수년째 호주 분유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호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마스크를 끼고 있는 중국인 남녀가 각자 분유통 2개를 들고 계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한 노인이 이들에게 분유통을 다시 갖다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인 남녀가 이에 반발했고, 노인이 다시 분유통을 갖다놓으라고 강요하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경비원의 제지로 소동은 끝이 났지만, 이 중국인 남녀가 다른 마트에서도 분유를 사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의 호주산 분유 사재기 문제는 매년 호주에서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합니다.

호주인들까지 분유를 사지 못하게 될 지경에 이르자 지난 2018년 호주의 일부 마트에서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분유 판매를 인당 두 통으로 제한한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중국인들이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분유를 샀길래 호주인들까지 분유를 사지 못하는 일이 생겼던 건가요?

[답변]

네, 여기에는 '다이고우'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이 껴있습니다.

물건을 대신 사서 되파는 대리 구매업자를 말합니다.

중국 보따리상들은 호주에서 분유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온라인으로 자국민에게 비싼 값에 되팔아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한 사람 당 분유 두 통으로 제한했을 때도 보따리상들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등 꼼수를 부려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 보따리상 덕분에 호주산 분유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정부는 방치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호주 분유의 사재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 제한령이 내려졌는데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중국의 분유 파동은 잊을만 하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유 파동이 단순히 그 사건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서 출하되는 먹거리 전체에 대한 불신을 더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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