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평등 교육’ 지방자치조례, 교육부가 제동?

입력 2020.05.15 (06:54) 수정 2020.05.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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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충북에서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 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가 각고 끝에 제정됐는데요.

충북도의회를 통과한 조례에 대해 교육부가 '재의'를 요구해, '지방자치 훼손'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어찌 된 일인지 진희정 기자가 보도입니다.

[리포트]

'교육 현장의 성차별을 없애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자.'

충청북도의회가 성 평등 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이 조례는 우여곡절 끝에 제정됐습니다.

남과 여, '양성' 평등으로 못 박지 않고 '성' 평등으로 표현한 문구가 동성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면서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지는 등 '젠더 논쟁'에 휩싸였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육부가 직접 이 문구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국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으니 상위법과 명칭을 통일해 '양성'으로 표현을 바꿔 달라며 재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지역사회는 내용이 법에 위배되거나 사회에 해를 끼칠 때에 한하도록 제한한 재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이례적인 요구라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이순분/충청북도교육청 보건팀장 : "'성 평등' 하면 성소수자까지 인정하는 그런 쪽으로 얘기가 돼서 반대를 많이 하시는 거고요. 법이나 조례의 취지는 결국 성 인식 개선을 위한 이런 쪽으로 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교육부 내에서도, 성 평등 정책 부서에서는 성과 양성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며 의견이 분분한 상황.

충북도의회는 지방의회의 의결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장선배/충청북도의회 의장 : "상급 교육부가 교육 자치를 훼손하는 처사가 아니겠느냐. 지방교육자치를 강화하고 해줘야 될 교육부가 오히려 옛날 관선시대처럼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이냐."]

충북도의회는 비슷한 시기, 같은 이름의 조례를 제정한 서울시 교육청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서 교육부에 공식 해명 요구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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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평등 교육’ 지방자치조례, 교육부가 제동?
    • 입력 2020-05-15 06:55:59
    • 수정2020-05-15 07: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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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충북에서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 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가 각고 끝에 제정됐는데요.

충북도의회를 통과한 조례에 대해 교육부가 '재의'를 요구해, '지방자치 훼손'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어찌 된 일인지 진희정 기자가 보도입니다.

[리포트]

'교육 현장의 성차별을 없애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자.'

충청북도의회가 성 평등 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이 조례는 우여곡절 끝에 제정됐습니다.

남과 여, '양성' 평등으로 못 박지 않고 '성' 평등으로 표현한 문구가 동성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면서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지는 등 '젠더 논쟁'에 휩싸였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육부가 직접 이 문구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국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으니 상위법과 명칭을 통일해 '양성'으로 표현을 바꿔 달라며 재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지역사회는 내용이 법에 위배되거나 사회에 해를 끼칠 때에 한하도록 제한한 재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이례적인 요구라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이순분/충청북도교육청 보건팀장 : "'성 평등' 하면 성소수자까지 인정하는 그런 쪽으로 얘기가 돼서 반대를 많이 하시는 거고요. 법이나 조례의 취지는 결국 성 인식 개선을 위한 이런 쪽으로 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교육부 내에서도, 성 평등 정책 부서에서는 성과 양성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며 의견이 분분한 상황.

충북도의회는 지방의회의 의결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장선배/충청북도의회 의장 : "상급 교육부가 교육 자치를 훼손하는 처사가 아니겠느냐. 지방교육자치를 강화하고 해줘야 될 교육부가 오히려 옛날 관선시대처럼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이냐."]

충북도의회는 비슷한 시기, 같은 이름의 조례를 제정한 서울시 교육청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서 교육부에 공식 해명 요구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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