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이 가져온 자부심, ‘한국은 이미 선진국’”

입력 2020.05.20 (06:33) 수정 2020.05.2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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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 일상, 참 많이 달라졌죠.

개인의 삶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습도 많이 변했는데요.

지금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고, 또 앞으론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KBS가 다각도로 조명해봤습니다.

오늘은 시민 모두가 함께 한 방역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을 우한솔, 윤지연 기자가 차례로 짚어봅니다.

[리포트]

코로나 19가 한국인의 일상을 송두리채 바꿔놓았다고 해도 크게 지나친 말은 아닐 텐데요.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KBS가 시사IN, 그리고 서울대학교와 함께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사회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먼저 한국인의 방역 태도, 점검해 봤습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정부 방역지침을 잘 지키냐는 말에, 나 스스로도 잘 하고 있다고 답했고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마음 속을 좀 더 들여다 볼까요.

내가 감염될까 두렵다는 생각 많았지만, 혹여라도 내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진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20년 넘게 국밥집을 운영해온 고명자 씨가 처음 얻은 휴가는 다름 아닌 '자가 격리'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들른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밥집이 임시 폐쇄된 겁니다.

[고명자/국밥집 운영 : "어? 처음에 깜짝 놀랐어요. 점심시간에는 처음 들어오신 분이라 딱 어떤 분인지 알겠더라고요."]

불안했던 2주 동안, 큰 힘이 된 건 이웃의 응원입니다.

["'힘드시지만 용기를 갖고 이겨내시라' (써 있었어요). 마음 찡하잖아요. 서러워서 운 건 아니에요. 감동받아서요. 감동 받아서 제가..."]

무사히 자가격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다시 연 것도, 확진자가 마스크를 잘 써준 덕분이라며 연신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그 분(확진자)이 주의를 많이 해 줘서 저한테는 큰 피해를 안 줬구나. 그게 진짜 고맙기도 하고요."]

인천의 한 코로나 19 확진자가 적어둔 일집니다.

처음 몸에 이상을 느낀 건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았던 지난 1월 말, 즉시, 체온 변화와 증상, 만난 사람, 들른 장소까지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써내려 간 게 모두 38장. 마지막 장을 쓰고 한 시간 쯤 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밀접 접촉자 23명,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일지 작성 확진자 : "뉴스로 역학조사관들의 업무가 굉장히 힘들다는 거를 알고 있었거든요. (혹시라도 내가 감염됐다면) 그분들 일이 조금 더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자마자 다시 불거진 지역사회 감염.

지치고 힘이 빠질 법 한데도 국민 대다수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시행한다면' 동참하겠단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렇게 한국인 모두가 만들어낸 K-방역의 성과에 전 세계가 주목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미국 문명비평가 : "(미국 언론에서는) 코로나19 대응 한국 성공 모델과 미국의 실패를 계속 비교하고 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자크 아탈리/프랑스 경제학자 : "한국은 과거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이같은 재난에 대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유럽은 이제서야 비슷한 경험을 겪는 중이고, 준비가 안 돼 있었습니다."]

[리포트]

세계가 놀란 K-방역의 성과는 우리 안의 생각까지 바꿔놨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말이 있습니다.

'한국은 희망이 없는 헬조선 사회'

결과 볼까요.

'그렇지 않다'는 답변, 70%에 육박합니다.

코로나19 이전인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2배 가까이 늘어난 눈칩니다.

감염병 대유행 수속에서 우리 사회가 한결 더 단합하고 있다는 지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 자부심 측면을 보겠습니다.

한국의 국가 역량이 해외 선진국보다 더 높다고 평가했는데, 시민 역량을 보면 다른 선진국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그만큼 함께 코로나 19를 버텨내고 있는 이웃들의 힘을 믿는다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저명한 프랑스 학자 기 소르망은 K-방역의 성과를 격찬하면서도 '집단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 '감시받는데 익숙한 사회'라 그렇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하지만 조사 결과 서구 일각의 이런 시선과 달리 민주적 시민 성향이 높을수록 오히려 방역에 더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동균/서울대 사회학과 교수/KBS-시사IN 여론조사 분석 자문 :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방역에 열심히 참여한 것으로 나오고..."]

코로나19는 우리 스스로도 잊고 있던 우리의 저력을 확인시켜 줬습니다.

그 경험, 그 역량이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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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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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방역이 가져온 자부심, ‘한국은 이미 선진국’”
    • 입력 2020-05-20 06:39:01
    • 수정2020-05-20 06: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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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 일상, 참 많이 달라졌죠.

개인의 삶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습도 많이 변했는데요.

지금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고, 또 앞으론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KBS가 다각도로 조명해봤습니다.

오늘은 시민 모두가 함께 한 방역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을 우한솔, 윤지연 기자가 차례로 짚어봅니다.

[리포트]

코로나 19가 한국인의 일상을 송두리채 바꿔놓았다고 해도 크게 지나친 말은 아닐 텐데요.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KBS가 시사IN, 그리고 서울대학교와 함께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사회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먼저 한국인의 방역 태도, 점검해 봤습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정부 방역지침을 잘 지키냐는 말에, 나 스스로도 잘 하고 있다고 답했고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마음 속을 좀 더 들여다 볼까요.

내가 감염될까 두렵다는 생각 많았지만, 혹여라도 내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진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20년 넘게 국밥집을 운영해온 고명자 씨가 처음 얻은 휴가는 다름 아닌 '자가 격리'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들른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밥집이 임시 폐쇄된 겁니다.

[고명자/국밥집 운영 : "어? 처음에 깜짝 놀랐어요. 점심시간에는 처음 들어오신 분이라 딱 어떤 분인지 알겠더라고요."]

불안했던 2주 동안, 큰 힘이 된 건 이웃의 응원입니다.

["'힘드시지만 용기를 갖고 이겨내시라' (써 있었어요). 마음 찡하잖아요. 서러워서 운 건 아니에요. 감동받아서요. 감동 받아서 제가..."]

무사히 자가격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다시 연 것도, 확진자가 마스크를 잘 써준 덕분이라며 연신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그 분(확진자)이 주의를 많이 해 줘서 저한테는 큰 피해를 안 줬구나. 그게 진짜 고맙기도 하고요."]

인천의 한 코로나 19 확진자가 적어둔 일집니다.

처음 몸에 이상을 느낀 건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았던 지난 1월 말, 즉시, 체온 변화와 증상, 만난 사람, 들른 장소까지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써내려 간 게 모두 38장. 마지막 장을 쓰고 한 시간 쯤 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밀접 접촉자 23명,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일지 작성 확진자 : "뉴스로 역학조사관들의 업무가 굉장히 힘들다는 거를 알고 있었거든요. (혹시라도 내가 감염됐다면) 그분들 일이 조금 더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자마자 다시 불거진 지역사회 감염.

지치고 힘이 빠질 법 한데도 국민 대다수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시행한다면' 동참하겠단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렇게 한국인 모두가 만들어낸 K-방역의 성과에 전 세계가 주목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미국 문명비평가 : "(미국 언론에서는) 코로나19 대응 한국 성공 모델과 미국의 실패를 계속 비교하고 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자크 아탈리/프랑스 경제학자 : "한국은 과거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이같은 재난에 대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유럽은 이제서야 비슷한 경험을 겪는 중이고, 준비가 안 돼 있었습니다."]

[리포트]

세계가 놀란 K-방역의 성과는 우리 안의 생각까지 바꿔놨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말이 있습니다.

'한국은 희망이 없는 헬조선 사회'

결과 볼까요.

'그렇지 않다'는 답변, 70%에 육박합니다.

코로나19 이전인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2배 가까이 늘어난 눈칩니다.

감염병 대유행 수속에서 우리 사회가 한결 더 단합하고 있다는 지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 자부심 측면을 보겠습니다.

한국의 국가 역량이 해외 선진국보다 더 높다고 평가했는데, 시민 역량을 보면 다른 선진국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그만큼 함께 코로나 19를 버텨내고 있는 이웃들의 힘을 믿는다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저명한 프랑스 학자 기 소르망은 K-방역의 성과를 격찬하면서도 '집단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 '감시받는데 익숙한 사회'라 그렇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하지만 조사 결과 서구 일각의 이런 시선과 달리 민주적 시민 성향이 높을수록 오히려 방역에 더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동균/서울대 사회학과 교수/KBS-시사IN 여론조사 분석 자문 :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방역에 열심히 참여한 것으로 나오고..."]

코로나19는 우리 스스로도 잊고 있던 우리의 저력을 확인시켜 줬습니다.

그 경험, 그 역량이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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