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흔든 모더나…코로나19 백신은 언제쯤?

입력 2020.05.20 (08:18) 수정 2020.05.2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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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카프카, 이상, 나라는 달라도 이 세 사람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결핵으로 숨졌다는 점입니다.

19세기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결핵은 프랑스에서 예방약, 즉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더는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병이 됐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세계인들의 시선이 또 다시, 백신 개발에 쏠려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세상을 구할 절대 반지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입니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경제 봉쇄도, 일상의 제약도 풀릴 수 없다는 게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서 항체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임상 시험은 보통 1상, 2상, 3상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데, 이번 시험은 맨 첫 단계인 1상입니다.

45명의 참가자를 15명씩 3그룹으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각 그룹엔 25·100·250 마이크로그램 씩 서로 다른 용량의 백신 물질을 투여했습니다.

2주가 지나자 25 마이크로그램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코로나19 완치자와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고, 그 이상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완치자를 뛰어넘는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참가자 중 최소 8명에게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도 관찰됐습니다.

[탈 잭스/'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 : "형성된 항체들은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됐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백신과 관련해 1차 임상 결과 발표를 내놓은 건 모더나가 처음입니다.

이 소식은 당장 미국을 포함해 세계 증시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백신 개발의 주인공인 모더나의 주가는 20%나 급등해 주당 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덕분에 돈 방석에 앉게 된 사람 있습니다.

미 백악관이 백신 개발 단축을 위해 만든 이른바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 몬세프 슬라위입니다.

슬라위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 돈 152억 원 상당의 모더나 스톡 옵션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번 모더나 1차 임상 발표는 슬라위가 미 백악관 백신 개발 최고 책임자로 공식 발표된지 사흘 만에 나왔습니다.

이해 상충 논란이 빚어지자 슬라위 측은 자신이 보유한 모더나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남은 수익은 암 치료 연구에 기부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분 못잖게 들뜬 사람 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전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부터 백신과 치료, 치료법에 관한 엄청나게 훌륭하고 긍정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트럼프는 "치료제와 백신과 관련해 매우 중대한 날이었다"며 "덕분에 증시가 거의 1000포인트 올랐다"고 반색했습니다.

단순히 주가가 올라서 좋아했던 것만은 아니겠죠,

모더나의 백신 개발이 자신의 재선 가도에 호재가 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됐단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 민관 공동 연구팀을 꾸려 코로나 19 백신 개발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죠, 작전명 '초고속' (Warp Speed) 입니다.

공상과학 시리즈 ‘스타 트렉’에서 ‘빛보다 빠른 여행’을 의미하는 이‘워프 스피드’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에 도입됐습니다.

백신 개발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늦어도 내년 1월까지 3억명 분량의 백신을 생산한다는 것인데요.

트럼프는 이번 작전을 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꾸려진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백신 뿐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에도 열을 올리고 있죠.

관련해서, 모더나 임상 시험 결과 못지 않은 폭탄 발언을 내놨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트럼프 :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그렇습니다. 지금 복용하고 있어요. 복용한 지 몇 주 됐어요."]

일주일 넘게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중이다,

이 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며 '신의 선물'로 치켜세웠던 말라리아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 FDA와 보건 전문가들은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해왔는데요.

이제는 찬사를 넘어 직접 복용까지 한다고 고백한겁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벅스 박사는 난감한 듯 말을 돌립니다

[벅스/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 "(대통령이 약을 복용하는데 우려가 있지않습니까?) 며칠 내 비가 안 올 것 같아요, 대단하지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기적의 치료법'이 필요하다"며 "클로로퀸이 효과적인 치료제로 판명되면 '결국 내가 해냈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백신이든 치료제든, 이 분야만큼은 트럼프의 희망대로 초고속,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면 좋겠는데 아직은 산 넘어 산으로 보입니다

당장 학계에서는 모더나의 1상 임상 시험 결과만으로 백신 개발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불과 45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인데다, 8명에게만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건 20% 미만의 성공률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겁니다.

이렇게 코로나19 백신에 의구심 또한 제기되면서, 전날 흥분했던 뉴욕 증시, 오늘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트럼프의 초고속 작전이 만들어 낼 코로나19 백신이 인류의 구원으로까지 이어질 지, 아직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세계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이 불붙었단 점에서 일단 긍정적 신호로 보이는데요, 우리 정부도 다음 주 주말쯤 치료제와 백신 개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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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증시 흔든 모더나…코로나19 백신은 언제쯤?
    • 입력 2020-05-20 08:20:01
    • 수정2020-05-20 08:55:48
    아침뉴스타임
쇼팽, 카프카, 이상, 나라는 달라도 이 세 사람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결핵으로 숨졌다는 점입니다.

19세기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결핵은 프랑스에서 예방약, 즉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더는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병이 됐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세계인들의 시선이 또 다시, 백신 개발에 쏠려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세상을 구할 절대 반지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입니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경제 봉쇄도, 일상의 제약도 풀릴 수 없다는 게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서 항체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임상 시험은 보통 1상, 2상, 3상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데, 이번 시험은 맨 첫 단계인 1상입니다.

45명의 참가자를 15명씩 3그룹으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각 그룹엔 25·100·250 마이크로그램 씩 서로 다른 용량의 백신 물질을 투여했습니다.

2주가 지나자 25 마이크로그램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코로나19 완치자와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고, 그 이상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완치자를 뛰어넘는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참가자 중 최소 8명에게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도 관찰됐습니다.

[탈 잭스/'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 : "형성된 항체들은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됐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백신과 관련해 1차 임상 결과 발표를 내놓은 건 모더나가 처음입니다.

이 소식은 당장 미국을 포함해 세계 증시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백신 개발의 주인공인 모더나의 주가는 20%나 급등해 주당 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덕분에 돈 방석에 앉게 된 사람 있습니다.

미 백악관이 백신 개발 단축을 위해 만든 이른바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 몬세프 슬라위입니다.

슬라위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 돈 152억 원 상당의 모더나 스톡 옵션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번 모더나 1차 임상 발표는 슬라위가 미 백악관 백신 개발 최고 책임자로 공식 발표된지 사흘 만에 나왔습니다.

이해 상충 논란이 빚어지자 슬라위 측은 자신이 보유한 모더나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남은 수익은 암 치료 연구에 기부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분 못잖게 들뜬 사람 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전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부터 백신과 치료, 치료법에 관한 엄청나게 훌륭하고 긍정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트럼프는 "치료제와 백신과 관련해 매우 중대한 날이었다"며 "덕분에 증시가 거의 1000포인트 올랐다"고 반색했습니다.

단순히 주가가 올라서 좋아했던 것만은 아니겠죠,

모더나의 백신 개발이 자신의 재선 가도에 호재가 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됐단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 민관 공동 연구팀을 꾸려 코로나 19 백신 개발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죠, 작전명 '초고속' (Warp Speed) 입니다.

공상과학 시리즈 ‘스타 트렉’에서 ‘빛보다 빠른 여행’을 의미하는 이‘워프 스피드’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에 도입됐습니다.

백신 개발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늦어도 내년 1월까지 3억명 분량의 백신을 생산한다는 것인데요.

트럼프는 이번 작전을 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꾸려진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백신 뿐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에도 열을 올리고 있죠.

관련해서, 모더나 임상 시험 결과 못지 않은 폭탄 발언을 내놨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트럼프 :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그렇습니다. 지금 복용하고 있어요. 복용한 지 몇 주 됐어요."]

일주일 넘게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중이다,

이 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며 '신의 선물'로 치켜세웠던 말라리아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 FDA와 보건 전문가들은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해왔는데요.

이제는 찬사를 넘어 직접 복용까지 한다고 고백한겁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벅스 박사는 난감한 듯 말을 돌립니다

[벅스/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 "(대통령이 약을 복용하는데 우려가 있지않습니까?) 며칠 내 비가 안 올 것 같아요, 대단하지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기적의 치료법'이 필요하다"며 "클로로퀸이 효과적인 치료제로 판명되면 '결국 내가 해냈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백신이든 치료제든, 이 분야만큼은 트럼프의 희망대로 초고속,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면 좋겠는데 아직은 산 넘어 산으로 보입니다

당장 학계에서는 모더나의 1상 임상 시험 결과만으로 백신 개발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불과 45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인데다, 8명에게만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건 20% 미만의 성공률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겁니다.

이렇게 코로나19 백신에 의구심 또한 제기되면서, 전날 흥분했던 뉴욕 증시, 오늘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트럼프의 초고속 작전이 만들어 낼 코로나19 백신이 인류의 구원으로까지 이어질 지, 아직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세계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이 불붙었단 점에서 일단 긍정적 신호로 보이는데요, 우리 정부도 다음 주 주말쯤 치료제와 백신 개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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