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아시아나-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무산 위기?…왜 늦어지나

입력 2020.06.02 (18:08) 수정 2020.06.0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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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 장기화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죠.

이 때문에 한창 진행 중이던 항공사 인수합병도 지지부진한 모양새입니다.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경제부 천효정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천 기자, 지금 인수합병 대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항공사는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이죠,

두 항공사 인수가 지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는 국내 산업 가운데 인수합병 논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 곳이 바로 이 항공업계였습니다.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합병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는데요,

당초 올 상반기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계속 일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는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두 곳 모두 공식적으로는 해외 기업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밝혔습니다.

아시아나 인수의 경우 러시아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의 경우 태국과 베트남에서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인수를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사의 경우 여객기가 취항하지 못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커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다른 업종에 비해 큽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인수하려는 항공사의 기업 가치가 계약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2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자본잠식률도 81%를 넘어서 2분기에는 완전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니 예상보다 부실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가까운 시일 안에 채무가 될 가능성이 큰 '우발 채무'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 과정에서 5천억 원을 보태며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자금난에 빠진 것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스타항공은 사정이 어떤가요?

[기자]

이스타항공도 경영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59억 원을 기록했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국내선과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운항증명마저 일시 정지됐습니다.

여기에 250억 원가량의 체불임금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는데요,

이스타항공은 2월에는 임직원의 급여를 40%만 지급한데 이어 3월부터는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3개월이 넘는 기간의 체불임금을 서로 부담하지 않겠다면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주항공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여유가 없어짐에 따라 당장 인수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워졌는데요,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6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근 1천7백억 원의 유사증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인수 합병을 이대로 진행자니 뻔히 보이는 손실을 계속 떠안아야 한다는 건데요,

그렇다고 인수를 포기하는 것도 부담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두 항공사의 인수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아니면 철회될지 시장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수합병을 포기할 경우 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상당한데요,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인수 이행보증금 2,500억 원을 포기해야 하는 데다 이 M&A를 주목하고 있는 정부에도 미운털이 박힐 수 있습니다.

제주항공도 비슷한데, 국책은행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조건으로 1,700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인수합병이 늦어지는 건 협상 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려는 전략이 숨어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단 명분이 해외 기업결합심사인 만큼, 이 심사가 끝나면 인수합병에 대한 보다 분명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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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2 18:11:08
    • 수정2020-06-02 18: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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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 장기화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죠.

이 때문에 한창 진행 중이던 항공사 인수합병도 지지부진한 모양새입니다.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경제부 천효정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천 기자, 지금 인수합병 대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항공사는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이죠,

두 항공사 인수가 지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는 국내 산업 가운데 인수합병 논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 곳이 바로 이 항공업계였습니다.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합병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는데요,

당초 올 상반기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계속 일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는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두 곳 모두 공식적으로는 해외 기업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밝혔습니다.

아시아나 인수의 경우 러시아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의 경우 태국과 베트남에서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인수를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사의 경우 여객기가 취항하지 못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커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다른 업종에 비해 큽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인수하려는 항공사의 기업 가치가 계약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2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자본잠식률도 81%를 넘어서 2분기에는 완전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니 예상보다 부실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가까운 시일 안에 채무가 될 가능성이 큰 '우발 채무'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 과정에서 5천억 원을 보태며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자금난에 빠진 것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스타항공은 사정이 어떤가요?

[기자]

이스타항공도 경영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59억 원을 기록했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국내선과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운항증명마저 일시 정지됐습니다.

여기에 250억 원가량의 체불임금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는데요,

이스타항공은 2월에는 임직원의 급여를 40%만 지급한데 이어 3월부터는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3개월이 넘는 기간의 체불임금을 서로 부담하지 않겠다면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주항공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여유가 없어짐에 따라 당장 인수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워졌는데요,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6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근 1천7백억 원의 유사증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인수 합병을 이대로 진행자니 뻔히 보이는 손실을 계속 떠안아야 한다는 건데요,

그렇다고 인수를 포기하는 것도 부담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두 항공사의 인수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아니면 철회될지 시장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수합병을 포기할 경우 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상당한데요,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인수 이행보증금 2,500억 원을 포기해야 하는 데다 이 M&A를 주목하고 있는 정부에도 미운털이 박힐 수 있습니다.

제주항공도 비슷한데, 국책은행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조건으로 1,700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인수합병이 늦어지는 건 협상 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려는 전략이 숨어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단 명분이 해외 기업결합심사인 만큼, 이 심사가 끝나면 인수합병에 대한 보다 분명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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