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전세계로 번지는 ‘흑인 사망’ 시위

입력 2020.06.02 (20:35) 수정 2020.06.0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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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지난주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오늘로 일주일째인데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면요.

지난달 2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경찰관님, 숨을 쉴 수가 없다고요. 당신들이 날 죽일 거예요."]

당시 상황을 찍은 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를 중심으로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루이스 모리노/시위자 : "21세기에도 흑인들이 여전히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싫증이 납니다."]

[마리오/시위자 :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 지긋지긋합니다.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며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던 평화 시위는 주말 사이 미국 140여 개 도시로 번지며 과격해졌습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 폭동은 물론 총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뉴스 화면을 보면 말그대로 무법천지이던데... 미 정부의 대응도 매우 강경하죠?

[답변]

네, 지금까지 4,400여 명이 연행됐습니다.

그리고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26개 주가 경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소집했습니다.

40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 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는데도 통금 시간 이후 수도 워싱턴DC 등에서 시위가 이어졌고, 경찰은 최루탄으로 응사하면서 충돌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주도 세력을 '극좌파'로 규정하며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겠다고 말했고요.

현지시간 1일에는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압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시와 주 정부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미국의 군대를 배치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앵커]

흑인 사망 시위가 1주일 만에 통제 불능의 폭동 사태로 커지게 된 이유가 뭘까요?

[답변]

일단 흑인 사망과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한 원인으로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 차별 문제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흑인 에릭 가너가 뉴욕에서 경찰에 목 졸려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어도 미국의 현실은 변한 것이 없다는 점이 흑인들을 자극한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인종 갈등도 심해진 데다 미 정부의 대처에 불만이 고조되면서 그동안 불평등과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쌓여왔던 분노가 터져 버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흑인 사망 시위가 지금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모양이죠?

[답변]

네,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과 미국 대사관 인근을 중심으로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국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이날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5명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시민들도 각국 주재 미 대사관 앞에 모여 '인종차별은 우리를 질식시킨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고요.

독일 프로축구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제이든 산초는 현지시간 1일 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후 유니폼 상의를 걷어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이라고 적은 문구를 내보이는 추모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가 됐습니다.

캐나다, 뉴질랜드, 덴마크, 스위스에서도 시민들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시민들 중심으로 미국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있는 하면 이번 사건을 기회로 삼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국가들도 있죠?

[답변]

네,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 언론은 흑인 사망 항의 시위를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시위는 '국가의 파탄'을 드러냈다"면서 "미국의 해묵은 사회적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인권의 아래에'라는 글귀와 함께 한쪽 팔이 경찰 제복으로 그려진 채 흑인과 백악관 위에 선 자유의 여신상 그림을 싣기도 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까지 시위대가 몰려와 지하 벙커로 피신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그를 "벙커 소년"이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러시아 외교부와 이란 등도 미국 공권력의 폭력 행위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 끝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확산되는 항의 시위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관행에 대한 분노를 확인하는 것일 뿐 아니라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에게는 또 하나의 대형 악재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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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2 20:37:08
    • 수정2020-06-02 20: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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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지난주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오늘로 일주일째인데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면요.

지난달 2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경찰관님, 숨을 쉴 수가 없다고요. 당신들이 날 죽일 거예요."]

당시 상황을 찍은 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를 중심으로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루이스 모리노/시위자 : "21세기에도 흑인들이 여전히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싫증이 납니다."]

[마리오/시위자 :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 지긋지긋합니다.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며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던 평화 시위는 주말 사이 미국 140여 개 도시로 번지며 과격해졌습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 폭동은 물론 총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뉴스 화면을 보면 말그대로 무법천지이던데... 미 정부의 대응도 매우 강경하죠?

[답변]

네, 지금까지 4,400여 명이 연행됐습니다.

그리고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26개 주가 경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소집했습니다.

40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 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는데도 통금 시간 이후 수도 워싱턴DC 등에서 시위가 이어졌고, 경찰은 최루탄으로 응사하면서 충돌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주도 세력을 '극좌파'로 규정하며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겠다고 말했고요.

현지시간 1일에는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압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시와 주 정부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미국의 군대를 배치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앵커]

흑인 사망 시위가 1주일 만에 통제 불능의 폭동 사태로 커지게 된 이유가 뭘까요?

[답변]

일단 흑인 사망과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한 원인으로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 차별 문제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흑인 에릭 가너가 뉴욕에서 경찰에 목 졸려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어도 미국의 현실은 변한 것이 없다는 점이 흑인들을 자극한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인종 갈등도 심해진 데다 미 정부의 대처에 불만이 고조되면서 그동안 불평등과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쌓여왔던 분노가 터져 버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흑인 사망 시위가 지금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모양이죠?

[답변]

네,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과 미국 대사관 인근을 중심으로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국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이날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5명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시민들도 각국 주재 미 대사관 앞에 모여 '인종차별은 우리를 질식시킨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고요.

독일 프로축구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제이든 산초는 현지시간 1일 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후 유니폼 상의를 걷어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이라고 적은 문구를 내보이는 추모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가 됐습니다.

캐나다, 뉴질랜드, 덴마크, 스위스에서도 시민들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시민들 중심으로 미국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있는 하면 이번 사건을 기회로 삼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국가들도 있죠?

[답변]

네,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 언론은 흑인 사망 항의 시위를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시위는 '국가의 파탄'을 드러냈다"면서 "미국의 해묵은 사회적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인권의 아래에'라는 글귀와 함께 한쪽 팔이 경찰 제복으로 그려진 채 흑인과 백악관 위에 선 자유의 여신상 그림을 싣기도 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까지 시위대가 몰려와 지하 벙커로 피신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그를 "벙커 소년"이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러시아 외교부와 이란 등도 미국 공권력의 폭력 행위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 끝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확산되는 항의 시위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관행에 대한 분노를 확인하는 것일 뿐 아니라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에게는 또 하나의 대형 악재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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