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갇힌 9살 어린이 끝내 숨져…친아버지도 조사

입력 2020.06.04 (21:44) 수정 2020.06.0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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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붓어머니가 9살짜리 아들을 벌준다며 약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을 잃게 한 사건이 있었죠.

이 아이가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은 구속된 의붓어머니는 물론 친아버지에 대해서도 학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잡니다.

[리포트]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 넘게 갇혀 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9살 A군.

의붓어머니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뒤 사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끝내 숨졌습니다.

의료진은 "힘겹게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던 A군이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구속된 의붓어머니는 물론, 친아버지도 상습 학대에 가담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음성변조 : "학대하는 행위에 있어서 방조를 했는 지 또 학대를 했는지에 대해 아버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구체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달, 학대 정황을 파악했지만 A군이 아버지와 떨어져 살지 않겠다고 말해 분리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 "(보호기관에서) 왔다 간 이후에 부모님이 잘 해주고 '본인(부모)들도 잘못한 걸 인정하면서 본인들도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아이도 표현을 해 줬거든요."]

경찰과 지자체가 학대 피해 어린이를 왜 제때 보호하지 못했는지 규명해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이창훈/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아동에 대한 (분리)처분을 부모에게 다시 묻게 되고 그리고 또 부모의 품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신고된 2만 4천여 건 가운데 가해자가 처벌을 받은 경우는 9%에 그쳤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린대로 학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한 달 전, 그것도 어린이날 병원에 온 아이의 온몸엔 시커먼 멍자국이 선명했죠.

아동학대 가해자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부모라는 통계가 있지만 가해 부모와 분리돼야 할 아이들조차 대부분 집으로 보내져 다시 학대받을 위험에 방치되고 있는 셈입니다.

제도와 관리의 허술함 탓에 또 한 명의 생명을 떠나보내게 됐는데 아이가 숨을 거둔 그날은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왔을 초등학교 등교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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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방에 갇힌 9살 어린이 끝내 숨져…친아버지도 조사
    • 입력 2020-06-04 21:46:26
    • 수정2020-06-04 21:52:44
    뉴스 9
[앵커]

의붓어머니가 9살짜리 아들을 벌준다며 약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을 잃게 한 사건이 있었죠.

이 아이가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은 구속된 의붓어머니는 물론 친아버지에 대해서도 학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잡니다.

[리포트]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 넘게 갇혀 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9살 A군.

의붓어머니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뒤 사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끝내 숨졌습니다.

의료진은 "힘겹게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던 A군이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구속된 의붓어머니는 물론, 친아버지도 상습 학대에 가담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음성변조 : "학대하는 행위에 있어서 방조를 했는 지 또 학대를 했는지에 대해 아버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구체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달, 학대 정황을 파악했지만 A군이 아버지와 떨어져 살지 않겠다고 말해 분리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 "(보호기관에서) 왔다 간 이후에 부모님이 잘 해주고 '본인(부모)들도 잘못한 걸 인정하면서 본인들도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아이도 표현을 해 줬거든요."]

경찰과 지자체가 학대 피해 어린이를 왜 제때 보호하지 못했는지 규명해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이창훈/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아동에 대한 (분리)처분을 부모에게 다시 묻게 되고 그리고 또 부모의 품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신고된 2만 4천여 건 가운데 가해자가 처벌을 받은 경우는 9%에 그쳤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린대로 학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한 달 전, 그것도 어린이날 병원에 온 아이의 온몸엔 시커먼 멍자국이 선명했죠.

아동학대 가해자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부모라는 통계가 있지만 가해 부모와 분리돼야 할 아이들조차 대부분 집으로 보내져 다시 학대받을 위험에 방치되고 있는 셈입니다.

제도와 관리의 허술함 탓에 또 한 명의 생명을 떠나보내게 됐는데 아이가 숨을 거둔 그날은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왔을 초등학교 등교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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