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삼성그룹 승계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렸습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이 치열한 법정 대결을 펼친 끝에 이재용 부회장은 생애 두 번째 구속을 피했습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일부 언론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관심을 두고 살펴봤습니다. 그간 언론은 검찰발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쓰는 것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 만큼은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측 입장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거나 또는 더 나아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재계 측 입장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언론은 유독 이재용 부회장 앞에서만 작아질까요?
2020년 6월 8일, 서울 중앙지법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언론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 측의 말을 더 많이 받아썼다.
일부 언론의 이 같은 행태는 기사를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다룬 총 53개 기사 중에 검찰, 검찰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30번이었습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 관계자, 재계, 기업계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4번으로 2.6배나 많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당일 기사들은 어떨까요. 역시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지난 8일, 기사를 분석해봤습니다. 모두 39개 기사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검찰 측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번, 삼성, 재계의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47번으로 6배에 달했습니다.
일부 언론의 노골적인 이재용 부회장 편들기는 단순히 따옴표를 빌려 이 부회장 측 입장을 더 많이 실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 6월 5일자 사설
“언론은 펜을 든 전사가 아닌 용병”
조선일보의 6월 5일 자 사설 '어느 한 기업에 대한 4년간의 수사와 재판'을 볼까요.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한 기업과 기업인이 이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례는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버텨내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라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고정패널 임자운 변호사는 “사설만 보면 삼성이 1개의 혐의에 대해서만 4년 동안 수사를 받은 줄 알겠어요. 그게 아니"라며, "검찰이 처음에는 최순실 재단에 들어간 삼성 돈을 문제 삼아서 봤더니 뇌물 혐의, 그리고 이어서 횡령과 배임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이렇게 범죄 혐의가 계속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은) 이 사실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고정패널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유독 이재용에 부회장에 대해 친화적인 일부 언론의 행태에 대해 “기자가 '펜을 든 전사'라면 이번 경우는 '펜을 든 용병'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2018년 신문 산업 매출 분석, 출처:언론진흥재단 2019 신문산업 실태조사
결국은 구조적 문제…구독자가 아닌 광고주가 지배하는 언론
사실 일부 언론의 이러한 행태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사가 독자의 구독료가 아닌 기업의 광고로 유지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 삼성의 광고 집행을 언론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2019 신문산업 실태조사> (출처:언론진흥재단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문 산업의 2018년 매출에서 광고 비중은 60.3%에 달한 반면, 종이 신문 판매수익은 10.3%에 그쳤습니다.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자료를 근거로 "독자들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기 위해서, 10% 수익을 위해서 언론사가 기사를 쓸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에게 광고를 주는 기업을 위해서 기사를 쓸 것인가?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자명한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 기소 여부를 심의할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결정했습니다. 심의위 결과를 두고, 또 만약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한다면 재판 과정을 두고 언론은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처리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언론이 어떤 자세로 이 사안들을 보도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저널리즘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주는 [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feat. 언론) ]라는 주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봅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가 6월 1일부터 지면 2면에 배치하기 시작한 '바로잡습니다' 코너와 5월 22일 한겨레 지면에 실린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보도에 대한 사과와 정정 보도를 사례로 언론의 바람직한 사과법에 대해 비평합니다.
J 94회는 오는 14일(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됩니다. 이상호 KBS 아나운서,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임자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 겸 변호사,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정연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일부 언론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관심을 두고 살펴봤습니다. 그간 언론은 검찰발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쓰는 것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 만큼은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측 입장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거나 또는 더 나아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재계 측 입장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언론은 유독 이재용 부회장 앞에서만 작아질까요?

언론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 측의 말을 더 많이 받아썼다.
일부 언론의 이 같은 행태는 기사를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다룬 총 53개 기사 중에 검찰, 검찰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30번이었습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 관계자, 재계, 기업계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4번으로 2.6배나 많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당일 기사들은 어떨까요. 역시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지난 8일, 기사를 분석해봤습니다. 모두 39개 기사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검찰 측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번, 삼성, 재계의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47번으로 6배에 달했습니다.
일부 언론의 노골적인 이재용 부회장 편들기는 단순히 따옴표를 빌려 이 부회장 측 입장을 더 많이 실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언론은 펜을 든 전사가 아닌 용병”
조선일보의 6월 5일 자 사설 '어느 한 기업에 대한 4년간의 수사와 재판'을 볼까요.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한 기업과 기업인이 이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례는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버텨내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라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고정패널 임자운 변호사는 “사설만 보면 삼성이 1개의 혐의에 대해서만 4년 동안 수사를 받은 줄 알겠어요. 그게 아니"라며, "검찰이 처음에는 최순실 재단에 들어간 삼성 돈을 문제 삼아서 봤더니 뇌물 혐의, 그리고 이어서 횡령과 배임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이렇게 범죄 혐의가 계속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은) 이 사실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고정패널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유독 이재용에 부회장에 대해 친화적인 일부 언론의 행태에 대해 “기자가 '펜을 든 전사'라면 이번 경우는 '펜을 든 용병'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은 구조적 문제…구독자가 아닌 광고주가 지배하는 언론
사실 일부 언론의 이러한 행태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사가 독자의 구독료가 아닌 기업의 광고로 유지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 삼성의 광고 집행을 언론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2019 신문산업 실태조사> (출처:언론진흥재단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문 산업의 2018년 매출에서 광고 비중은 60.3%에 달한 반면, 종이 신문 판매수익은 10.3%에 그쳤습니다.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자료를 근거로 "독자들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기 위해서, 10% 수익을 위해서 언론사가 기사를 쓸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에게 광고를 주는 기업을 위해서 기사를 쓸 것인가?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자명한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 기소 여부를 심의할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결정했습니다. 심의위 결과를 두고, 또 만약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한다면 재판 과정을 두고 언론은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처리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언론이 어떤 자세로 이 사안들을 보도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저널리즘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주는 [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feat. 언론) ]라는 주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봅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가 6월 1일부터 지면 2면에 배치하기 시작한 '바로잡습니다' 코너와 5월 22일 한겨레 지면에 실린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보도에 대한 사과와 정정 보도를 사례로 언론의 바람직한 사과법에 대해 비평합니다.
J 94회는 오는 14일(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됩니다. 이상호 KBS 아나운서,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임자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 겸 변호사,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정연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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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리톡] 언론의 시선…검찰 위 이재용이 있었다
-
- 입력 2020-06-13 10:01:22

지난 8일, 삼성그룹 승계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렸습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이 치열한 법정 대결을 펼친 끝에 이재용 부회장은 생애 두 번째 구속을 피했습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일부 언론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관심을 두고 살펴봤습니다. 그간 언론은 검찰발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쓰는 것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 만큼은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측 입장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거나 또는 더 나아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재계 측 입장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언론은 유독 이재용 부회장 앞에서만 작아질까요?

언론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 측의 말을 더 많이 받아썼다.
일부 언론의 이 같은 행태는 기사를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다룬 총 53개 기사 중에 검찰, 검찰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30번이었습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 관계자, 재계, 기업계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4번으로 2.6배나 많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당일 기사들은 어떨까요. 역시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지난 8일, 기사를 분석해봤습니다. 모두 39개 기사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검찰 측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번, 삼성, 재계의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47번으로 6배에 달했습니다.
일부 언론의 노골적인 이재용 부회장 편들기는 단순히 따옴표를 빌려 이 부회장 측 입장을 더 많이 실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언론은 펜을 든 전사가 아닌 용병”
조선일보의 6월 5일 자 사설 '어느 한 기업에 대한 4년간의 수사와 재판'을 볼까요.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한 기업과 기업인이 이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례는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버텨내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라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고정패널 임자운 변호사는 “사설만 보면 삼성이 1개의 혐의에 대해서만 4년 동안 수사를 받은 줄 알겠어요. 그게 아니"라며, "검찰이 처음에는 최순실 재단에 들어간 삼성 돈을 문제 삼아서 봤더니 뇌물 혐의, 그리고 이어서 횡령과 배임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이렇게 범죄 혐의가 계속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은) 이 사실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고정패널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유독 이재용에 부회장에 대해 친화적인 일부 언론의 행태에 대해 “기자가 '펜을 든 전사'라면 이번 경우는 '펜을 든 용병'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은 구조적 문제…구독자가 아닌 광고주가 지배하는 언론
사실 일부 언론의 이러한 행태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사가 독자의 구독료가 아닌 기업의 광고로 유지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 삼성의 광고 집행을 언론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2019 신문산업 실태조사> (출처:언론진흥재단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문 산업의 2018년 매출에서 광고 비중은 60.3%에 달한 반면, 종이 신문 판매수익은 10.3%에 그쳤습니다.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자료를 근거로 "독자들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기 위해서, 10% 수익을 위해서 언론사가 기사를 쓸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에게 광고를 주는 기업을 위해서 기사를 쓸 것인가?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자명한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 기소 여부를 심의할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결정했습니다. 심의위 결과를 두고, 또 만약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한다면 재판 과정을 두고 언론은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처리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언론이 어떤 자세로 이 사안들을 보도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저널리즘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주는 [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feat. 언론) ]라는 주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봅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가 6월 1일부터 지면 2면에 배치하기 시작한 '바로잡습니다' 코너와 5월 22일 한겨레 지면에 실린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보도에 대한 사과와 정정 보도를 사례로 언론의 바람직한 사과법에 대해 비평합니다.
J 94회는 오는 14일(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됩니다. 이상호 KBS 아나운서,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임자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 겸 변호사,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정연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일부 언론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관심을 두고 살펴봤습니다. 그간 언론은 검찰발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쓰는 것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 만큼은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측 입장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거나 또는 더 나아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재계 측 입장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언론은 유독 이재용 부회장 앞에서만 작아질까요?

언론은 검찰보다 이재용 부회장 측의 말을 더 많이 받아썼다.
일부 언론의 이 같은 행태는 기사를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다룬 총 53개 기사 중에 검찰, 검찰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30번이었습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 관계자, 재계, 기업계 관계자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4번으로 2.6배나 많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당일 기사들은 어떨까요. 역시 10대 종합일간지와 3대 경제지의 지난 8일, 기사를 분석해봤습니다. 모두 39개 기사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검찰 측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8번, 삼성, 재계의 말을 직접 인용한 횟수는 47번으로 6배에 달했습니다.
일부 언론의 노골적인 이재용 부회장 편들기는 단순히 따옴표를 빌려 이 부회장 측 입장을 더 많이 실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언론은 펜을 든 전사가 아닌 용병”
조선일보의 6월 5일 자 사설 '어느 한 기업에 대한 4년간의 수사와 재판'을 볼까요.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한 기업과 기업인이 이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례는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버텨내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라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고정패널 임자운 변호사는 “사설만 보면 삼성이 1개의 혐의에 대해서만 4년 동안 수사를 받은 줄 알겠어요. 그게 아니"라며, "검찰이 처음에는 최순실 재단에 들어간 삼성 돈을 문제 삼아서 봤더니 뇌물 혐의, 그리고 이어서 횡령과 배임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이렇게 범죄 혐의가 계속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은) 이 사실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고정패널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유독 이재용에 부회장에 대해 친화적인 일부 언론의 행태에 대해 “기자가 '펜을 든 전사'라면 이번 경우는 '펜을 든 용병'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은 구조적 문제…구독자가 아닌 광고주가 지배하는 언론
사실 일부 언론의 이러한 행태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사가 독자의 구독료가 아닌 기업의 광고로 유지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 삼성의 광고 집행을 언론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2019 신문산업 실태조사> (출처:언론진흥재단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문 산업의 2018년 매출에서 광고 비중은 60.3%에 달한 반면, 종이 신문 판매수익은 10.3%에 그쳤습니다.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자료를 근거로 "독자들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기 위해서, 10% 수익을 위해서 언론사가 기사를 쓸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에게 광고를 주는 기업을 위해서 기사를 쓸 것인가?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자명한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 기소 여부를 심의할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결정했습니다. 심의위 결과를 두고, 또 만약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한다면 재판 과정을 두고 언론은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처리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언론이 어떤 자세로 이 사안들을 보도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저널리즘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주는 [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feat. 언론) ]라는 주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봅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가 6월 1일부터 지면 2면에 배치하기 시작한 '바로잡습니다' 코너와 5월 22일 한겨레 지면에 실린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보도에 대한 사과와 정정 보도를 사례로 언론의 바람직한 사과법에 대해 비평합니다.
J 94회는 오는 14일(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됩니다. 이상호 KBS 아나운서,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임자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 겸 변호사,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정연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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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nfor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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