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참사 또 인재(人災)…“안전 무시 용접·방화문 폐쇄”

입력 2020.06.16 (07:26) 수정 2020.06.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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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8명의 소중한 생명이 사라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벌써 48일이 흘렀습니다.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안전 규정을 무시한 용접 작업에 무리한 공기 단축, 무단 설계 변경 등 결국, 이번 참사도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1분.

창고 지하 2층 입구 위쪽에서 화염이 솟구칩니다.

["소화기!"]

30여 초 만에 지하 전체로 번진 불.

도저히 손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경찰 수사 결과 불은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됐습니다.

창고 안쪽 실내기 용접 도중 불씨가 벽면과 천장 단열재인 '우레탄폼'에 옮겨붙은 겁니다.

특이하게도 화염 없이 타들어가는 '무염연소'가 일어났고, 30m나 떨어진 창고 입구까지 탄 뒤에 비로소 화염으로 바뀐 겁니다.

[반기수/이천 물류창고 화재 수사본부장/경기남부경찰청 2부장 : "(초기에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축열 상태인 무염연소 형태로 천장과 벽체 우레탄폼을 타고(불이 번졌습니다)."]

용접은 2인 1조 작업 등 안전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이뤄졌고 화재감시인도 없었습니다.

설계 무단 변경도 발견됐습니다.

불이 시작된 이곳 지하 2층에는 원래 방화문이 설치될 예정이었는데요.

실제 공사 과정에선 벽돌로 막혀버렸습니다.

사고 당시 근로자 4명이 그 방화문을 통해 대피하려다 결국, 숨진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건물 상층부의 유일한 대피로인 외부 계단 역시 설계와 달리 불에 잘 타는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문에,2층 이상 사망자가 무려 26명에 달한 이윱니다.

경찰은 발주처 관계자 5명 등 24명을 입건하고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건/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가족 대표 : "왜 공기 단축을 하려고 했는지 지시를 누가했는지 왜 무리하게 설계 변경을 했는지 발주처가 정말 몰랐는지(더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유가족은 이천시와 협의해 오는 20일 합동 영결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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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참사 또 인재(人災)…“안전 무시 용접·방화문 폐쇄”
    • 입력 2020-06-16 07:31:42
    • 수정2020-06-16 08: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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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8명의 소중한 생명이 사라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벌써 48일이 흘렀습니다.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안전 규정을 무시한 용접 작업에 무리한 공기 단축, 무단 설계 변경 등 결국, 이번 참사도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1분. 창고 지하 2층 입구 위쪽에서 화염이 솟구칩니다. ["소화기!"] 30여 초 만에 지하 전체로 번진 불. 도저히 손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경찰 수사 결과 불은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됐습니다. 창고 안쪽 실내기 용접 도중 불씨가 벽면과 천장 단열재인 '우레탄폼'에 옮겨붙은 겁니다. 특이하게도 화염 없이 타들어가는 '무염연소'가 일어났고, 30m나 떨어진 창고 입구까지 탄 뒤에 비로소 화염으로 바뀐 겁니다. [반기수/이천 물류창고 화재 수사본부장/경기남부경찰청 2부장 : "(초기에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축열 상태인 무염연소 형태로 천장과 벽체 우레탄폼을 타고(불이 번졌습니다)."] 용접은 2인 1조 작업 등 안전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이뤄졌고 화재감시인도 없었습니다. 설계 무단 변경도 발견됐습니다. 불이 시작된 이곳 지하 2층에는 원래 방화문이 설치될 예정이었는데요. 실제 공사 과정에선 벽돌로 막혀버렸습니다. 사고 당시 근로자 4명이 그 방화문을 통해 대피하려다 결국, 숨진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건물 상층부의 유일한 대피로인 외부 계단 역시 설계와 달리 불에 잘 타는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문에,2층 이상 사망자가 무려 26명에 달한 이윱니다. 경찰은 발주처 관계자 5명 등 24명을 입건하고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건/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가족 대표 : "왜 공기 단축을 하려고 했는지 지시를 누가했는지 왜 무리하게 설계 변경을 했는지 발주처가 정말 몰랐는지(더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유가족은 이천시와 협의해 오는 20일 합동 영결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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