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맞다가 아들에게도”…재산 뺏는 경제적 학대도 늘어

입력 2020.06.16 (07:37) 수정 2020.06.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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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네 번째를 맞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었는데요.

최근 5년 동안 노인 학대 관련 신고가 35% 늘어날 정도로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피해 노인의 80% 정도가 여성이었고, 가해자는 주로 아들과 배우자였습니다.

정서적, 신체적 학대는 물론 재산이나 권리를 빼앗으려고 부모를 학대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인보호기관을 찾아온 80대 할머니.

의처증이 있는 남편으로부터 1년 넘게 상습적인 욕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치매에 걸려 망상에 빠진 남편의 학대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김민철/서울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있지 않은 일들을 망상처럼 생각해서 여성 어르신이 시장을 다녀오시면 '외간 남자를만났지'."]

남편의 가정 폭력에 평생 한이 맺힌 한 할머니는 지금은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자란 아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김민철/서울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옛날에 남편한테 맞았는데 지금은 아들한테 맞는다. '예전엔 남편이 나를 이렇게 옥죄고 나를 종 부리듯 했는데, 지금 아들이 똑같이 그렇게 한다'."]

최근에는 노인연금 등 재산을 가로채거나 귀금속을 돌려주지 않는 '경제적 학대'도 늘고 있습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적 학대 사례는 2018년 380여 건에서 지난해 420여 건으로 11% 넘게 증가했습니다.

노인학대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인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학대를 당해도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노인 학대를 해결하려면, 지역사회가 돌봄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정숙/서울시 어르신돌봄팀장 :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돌봄을 받으면서 지역 안에서 독립적으로 생활도 가능하고 그러면서 자주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고요."]

또 가정 내 인식 개선 교육이 강화되는 등 신고 중심에서 학대 예방 체계로 노인 학대 문제를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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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한테 맞다가 아들에게도”…재산 뺏는 경제적 학대도 늘어
    • 입력 2020-06-16 07:38:24
    • 수정2020-06-16 07:45:41
    뉴스광장(경인)
[앵커]

어제는 네 번째를 맞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었는데요.

최근 5년 동안 노인 학대 관련 신고가 35% 늘어날 정도로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피해 노인의 80% 정도가 여성이었고, 가해자는 주로 아들과 배우자였습니다.

정서적, 신체적 학대는 물론 재산이나 권리를 빼앗으려고 부모를 학대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인보호기관을 찾아온 80대 할머니.

의처증이 있는 남편으로부터 1년 넘게 상습적인 욕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치매에 걸려 망상에 빠진 남편의 학대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김민철/서울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있지 않은 일들을 망상처럼 생각해서 여성 어르신이 시장을 다녀오시면 '외간 남자를만났지'."]

남편의 가정 폭력에 평생 한이 맺힌 한 할머니는 지금은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자란 아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김민철/서울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옛날에 남편한테 맞았는데 지금은 아들한테 맞는다. '예전엔 남편이 나를 이렇게 옥죄고 나를 종 부리듯 했는데, 지금 아들이 똑같이 그렇게 한다'."]

최근에는 노인연금 등 재산을 가로채거나 귀금속을 돌려주지 않는 '경제적 학대'도 늘고 있습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적 학대 사례는 2018년 380여 건에서 지난해 420여 건으로 11% 넘게 증가했습니다.

노인학대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인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학대를 당해도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노인 학대를 해결하려면, 지역사회가 돌봄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정숙/서울시 어르신돌봄팀장 :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돌봄을 받으면서 지역 안에서 독립적으로 생활도 가능하고 그러면서 자주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고요."]

또 가정 내 인식 개선 교육이 강화되는 등 신고 중심에서 학대 예방 체계로 노인 학대 문제를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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