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나서지 않는 김정은·트럼프…왜?

입력 2020.06.18 (08:15) 수정 2020.06.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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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이 사람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입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7일, 제13차 정치국 회의였습니다.

한때 나돌던 건강 이상설이 무색하게 잘 걸어 다니며 나름 건재를 과시했지만 경제 문제만 언급했을 뿐입니다.

이후 조화를 보내고 근로자를 격려했다는 소식만 전해졌을 뿐, 김 위원장 모습은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한때,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찰에 이용하는 고려항공 소속 비행기 한 대가 동해상에서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김 위원장이 타고 있었는지 등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사이, 그의 여동생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 있습니다.

최근 열흘 사이 세 차례나 등장해 우리를 위협했습니다.

탈북민을 '쓰레기' '×개'라고 공격하고 군사 행동을 예고했습니다.

어제 발표된 담화문은 이전의 비난보다 훨씬 더 날이 서 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직접 써가며, 북한 특유의 거친 표현으로 10분 넘게 비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조선중앙TV :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이럻게 일단 드러난것만 봐서는 동생 김여정은 전면에, 오빠 김정은은 뒤로 빠져 있는 양상입니다.

이를 두고 두 남매가 역할 분담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추후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경우를 대비해 우선 김여정에게 악역을 맡기고 자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나타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입니다.

김여정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한 수순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10년 전 김정은이 후계자로 거론될 때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있었습니다.

외교안보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김정은의 상대를 트럼프 대통령으로 보고 있기에, 지금 대남 공격엔 김여정을 대신 내세운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세미나에서 “김정은은 한국은 여동생 정도가 상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을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급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이 사람의 반응일 겁니다.

[트럼프/미 대통령/2019년 10월 21일/백악관 각료회의 : “나는 김(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잘 지내요.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나를 존중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최근 일련의 도발 와중에도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시간은 백악관이 있는 미 동부 시간으로 16일 새벽 1시 49분, 날이 밝고 다시 어둠이 찾아왔지만, 그가 이날 아침 가장 먼저 올린 트윗은 "와우! 5월 소매판매가 역대 최고 증가세를 보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공화당 하원의원 선거 경선을 언급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공식 행사에서도 대북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도 없었습니다.

연락사무소 폭파 후폭풍을 고려한다면 즉각적인 메시지가 나올 법도 하지만 자신의 '한반도 평화' 치적을 갉아먹을 수 있는 사안이어서 조심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일단 트럼프에게도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북한의 '폭파'가 남측 뿐 아니라 미국을 향한 시그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않은 시점에 직접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오는 11월 대선 승리에 올인하고 있는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과 한동안 치열한 수 싸움을 이어갈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둘이 과연 어느 시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는 또 한 번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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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이 사람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입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7일, 제13차 정치국 회의였습니다.

한때 나돌던 건강 이상설이 무색하게 잘 걸어 다니며 나름 건재를 과시했지만 경제 문제만 언급했을 뿐입니다.

이후 조화를 보내고 근로자를 격려했다는 소식만 전해졌을 뿐, 김 위원장 모습은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한때,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찰에 이용하는 고려항공 소속 비행기 한 대가 동해상에서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김 위원장이 타고 있었는지 등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사이, 그의 여동생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 있습니다.

최근 열흘 사이 세 차례나 등장해 우리를 위협했습니다.

탈북민을 '쓰레기' '×개'라고 공격하고 군사 행동을 예고했습니다.

어제 발표된 담화문은 이전의 비난보다 훨씬 더 날이 서 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직접 써가며, 북한 특유의 거친 표현으로 10분 넘게 비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조선중앙TV :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이럻게 일단 드러난것만 봐서는 동생 김여정은 전면에, 오빠 김정은은 뒤로 빠져 있는 양상입니다.

이를 두고 두 남매가 역할 분담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추후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경우를 대비해 우선 김여정에게 악역을 맡기고 자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나타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입니다.

김여정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한 수순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10년 전 김정은이 후계자로 거론될 때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있었습니다.

외교안보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김정은의 상대를 트럼프 대통령으로 보고 있기에, 지금 대남 공격엔 김여정을 대신 내세운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세미나에서 “김정은은 한국은 여동생 정도가 상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을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급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이 사람의 반응일 겁니다.

[트럼프/미 대통령/2019년 10월 21일/백악관 각료회의 : “나는 김(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잘 지내요.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나를 존중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최근 일련의 도발 와중에도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시간은 백악관이 있는 미 동부 시간으로 16일 새벽 1시 49분, 날이 밝고 다시 어둠이 찾아왔지만, 그가 이날 아침 가장 먼저 올린 트윗은 "와우! 5월 소매판매가 역대 최고 증가세를 보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공화당 하원의원 선거 경선을 언급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공식 행사에서도 대북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도 없었습니다.

연락사무소 폭파 후폭풍을 고려한다면 즉각적인 메시지가 나올 법도 하지만 자신의 '한반도 평화' 치적을 갉아먹을 수 있는 사안이어서 조심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일단 트럼프에게도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북한의 '폭파'가 남측 뿐 아니라 미국을 향한 시그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않은 시점에 직접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오는 11월 대선 승리에 올인하고 있는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과 한동안 치열한 수 싸움을 이어갈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둘이 과연 어느 시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는 또 한 번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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