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 장애인…소방설비 없어 ‘무방비’

입력 2020.06.18 (20:09) 수정 2020.06.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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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부산의 한 주택에서 난 불로 50대 청각 장애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는데요,

우리 주변에는 집안에 소방설비가 없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애인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취약계층에게 소방설비 설치를 지원해주는 법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길이 집안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지난 7일 새벽, 부산의 한 주택에서 난 이 불로 50대 청각 장애인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습니다. 

불이 난 주택에는 화재 경보 시설이 없었습니다.

이 청각 장애인도 4년 전, 주택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불이 난 사실을 제때 알지 못해 소방서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열기를 느끼고서야 불을 감지했고 결국, 화상도 입었습니다.

[고시현/청각장애인 : "검은 연기라든지 이런 게 제 방안을 온통 휩쓸고 있었고요. 그때 이제 그 연기를 다 들이마셔서 입 주변도 새까맣게 될 정도로…."]

일반적으로 주택에 설치하는 화재 감지기는 불이 났을 때 연기가 번지면 경보음을 내는 방식입니다. 

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사실상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청각장애인용 시각경보기입니다.

연기가 발생하면 불빛을 쏘아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현재 소방법상 이런 시각 경보기는 다중이용시설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최 혁/부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담당관 : "불빛으로 화재 유무를 알려주는 시각경보기가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주택에는 법적 의무사항이 없습니다."]

현재 부산에 거주하는 청각 장애인은 2만여 명. 

2017년 이후 부산지역 16개 구군 모두 화재 취약계층에 소방시설을 설치해 주는 조례를 만들었지만, 청각 장애인용 시각 경보기는 빠졌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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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취약 장애인…소방설비 없어 ‘무방비’
    • 입력 2020-06-18 20:09:00
    • 수정2020-06-18 20:15:05
    뉴스7(부산)
[앵커] 최근 부산의 한 주택에서 난 불로 50대 청각 장애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는데요, 우리 주변에는 집안에 소방설비가 없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애인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취약계층에게 소방설비 설치를 지원해주는 법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길이 집안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지난 7일 새벽, 부산의 한 주택에서 난 이 불로 50대 청각 장애인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습니다.  불이 난 주택에는 화재 경보 시설이 없었습니다. 이 청각 장애인도 4년 전, 주택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불이 난 사실을 제때 알지 못해 소방서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열기를 느끼고서야 불을 감지했고 결국, 화상도 입었습니다. [고시현/청각장애인 : "검은 연기라든지 이런 게 제 방안을 온통 휩쓸고 있었고요. 그때 이제 그 연기를 다 들이마셔서 입 주변도 새까맣게 될 정도로…."] 일반적으로 주택에 설치하는 화재 감지기는 불이 났을 때 연기가 번지면 경보음을 내는 방식입니다.  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사실상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청각장애인용 시각경보기입니다. 연기가 발생하면 불빛을 쏘아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현재 소방법상 이런 시각 경보기는 다중이용시설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최 혁/부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담당관 : "불빛으로 화재 유무를 알려주는 시각경보기가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주택에는 법적 의무사항이 없습니다."] 현재 부산에 거주하는 청각 장애인은 2만여 명.  2017년 이후 부산지역 16개 구군 모두 화재 취약계층에 소방시설을 설치해 주는 조례를 만들었지만, 청각 장애인용 시각 경보기는 빠졌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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