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 ‘진실 규명’ 더뎌…공론화 절실
입력 2020.06.25 (22:36)
수정 2020.06.2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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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당시, 충북의 민간인 학살 현장 실태와 과제를 살펴보는 연속 기획, 두 번째 순서입니다.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유해 발굴이 지지부진하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각고 끝에 발굴이 이뤄져도, 제대로 된 조사와 진상 규명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정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청주시 남일면 분터골입니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는 2007년부터 2년 동안, 이곳에서만 336구의 유해를 발굴했습니다.
명찰과 신발, 허리띠 등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할만한 유품도 539점이나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단 20명에 불과합니다.
진실 규명을 신청한 유족이 80명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애써 유해와 유품을 발굴해도 확인해 줄 사람이 없는 겁니다.
유해들은 10년 가까이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잠들어 있습니다.
[조성규/충북 미신고유족회 사무국장 : "보도연맹 가입한 것을 (당시) 정부에서 빨갱이로 몰아갔으니까. 자녀나 손자나 혹시 또 다른 피해가 가지 않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손찌검을 받지 않을까, 그런 우려 때문에…."]
유족과 증인의 고령화도 진상 규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6년 진실 규명 신청 접수 당시, 전체 신청인 가운데 71.5%가 60세 이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피해 증언과 신원 확인이 어려워지는 겁니다.
[장풍차/충북 민간인희생자 유족회장/80세 : "지금도 돌아가신 분도 있고, 아파서 못 나오는 사람도 있고 그렇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진실 (규명)이 빨리 돼야죠."]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 연말이면 진실화해위원회 2기가 10년 만에 다시 출범합니다.
유족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공론화 과정이 매우 중요해진 겁니다.
[박선주/1기 진실화해위원회 유해발굴단장 : "공론화도 필요하고, 홍보가 좀 많이 돼야해요. 미신고자 신고를 받으면 어느 정도 (새로운 증언에 대한) 윤곽을 파악할 수 있죠."]
6·25 전쟁 발발 70주년.
공권력에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집단 학살의 실태를 제대로 규명하려면 1분 1초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당시, 충북의 민간인 학살 현장 실태와 과제를 살펴보는 연속 기획, 두 번째 순서입니다.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유해 발굴이 지지부진하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각고 끝에 발굴이 이뤄져도, 제대로 된 조사와 진상 규명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정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청주시 남일면 분터골입니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는 2007년부터 2년 동안, 이곳에서만 336구의 유해를 발굴했습니다.
명찰과 신발, 허리띠 등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할만한 유품도 539점이나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단 20명에 불과합니다.
진실 규명을 신청한 유족이 80명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애써 유해와 유품을 발굴해도 확인해 줄 사람이 없는 겁니다.
유해들은 10년 가까이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잠들어 있습니다.
[조성규/충북 미신고유족회 사무국장 : "보도연맹 가입한 것을 (당시) 정부에서 빨갱이로 몰아갔으니까. 자녀나 손자나 혹시 또 다른 피해가 가지 않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손찌검을 받지 않을까, 그런 우려 때문에…."]
유족과 증인의 고령화도 진상 규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6년 진실 규명 신청 접수 당시, 전체 신청인 가운데 71.5%가 60세 이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피해 증언과 신원 확인이 어려워지는 겁니다.
[장풍차/충북 민간인희생자 유족회장/80세 : "지금도 돌아가신 분도 있고, 아파서 못 나오는 사람도 있고 그렇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진실 (규명)이 빨리 돼야죠."]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 연말이면 진실화해위원회 2기가 10년 만에 다시 출범합니다.
유족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공론화 과정이 매우 중요해진 겁니다.
[박선주/1기 진실화해위원회 유해발굴단장 : "공론화도 필요하고, 홍보가 좀 많이 돼야해요. 미신고자 신고를 받으면 어느 정도 (새로운 증언에 대한) 윤곽을 파악할 수 있죠."]
6·25 전쟁 발발 70주년.
공권력에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집단 학살의 실태를 제대로 규명하려면 1분 1초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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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당시, 충북의 민간인 학살 현장 실태와 과제를 살펴보는 연속 기획, 두 번째 순서입니다.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유해 발굴이 지지부진하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각고 끝에 발굴이 이뤄져도, 제대로 된 조사와 진상 규명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정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청주시 남일면 분터골입니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는 2007년부터 2년 동안, 이곳에서만 336구의 유해를 발굴했습니다.
명찰과 신발, 허리띠 등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할만한 유품도 539점이나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단 20명에 불과합니다.
진실 규명을 신청한 유족이 80명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애써 유해와 유품을 발굴해도 확인해 줄 사람이 없는 겁니다.
유해들은 10년 가까이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잠들어 있습니다.
[조성규/충북 미신고유족회 사무국장 : "보도연맹 가입한 것을 (당시) 정부에서 빨갱이로 몰아갔으니까. 자녀나 손자나 혹시 또 다른 피해가 가지 않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손찌검을 받지 않을까, 그런 우려 때문에…."]
유족과 증인의 고령화도 진상 규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6년 진실 규명 신청 접수 당시, 전체 신청인 가운데 71.5%가 60세 이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피해 증언과 신원 확인이 어려워지는 겁니다.
[장풍차/충북 민간인희생자 유족회장/80세 : "지금도 돌아가신 분도 있고, 아파서 못 나오는 사람도 있고 그렇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진실 (규명)이 빨리 돼야죠."]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 연말이면 진실화해위원회 2기가 10년 만에 다시 출범합니다.
유족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공론화 과정이 매우 중요해진 겁니다.
[박선주/1기 진실화해위원회 유해발굴단장 : "공론화도 필요하고, 홍보가 좀 많이 돼야해요. 미신고자 신고를 받으면 어느 정도 (새로운 증언에 대한) 윤곽을 파악할 수 있죠."]
6·25 전쟁 발발 70주년.
공권력에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집단 학살의 실태를 제대로 규명하려면 1분 1초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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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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