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구호 사라진 北 ‘6·25 70주년’…대미 수위조절

[앵커]

북한에서 해마다 6월 25일이면 열리던 반미 군중집회가 올해로 3년 연속 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었는데도 비교적 조용히 넘어간 건데, 대남, 대미 비난 수위 모두 조절하는 모양새입니다.

이효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이 매년 6월 25일에 열던 반미 군중집회를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올해도 개최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자 노동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열린 참전열사묘 참배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했지만, 반미 군중집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조선중앙TV에도 참전열사묘 참배와 전쟁 기념관 관계자들의 회고 등을 다룬 소식만 방영됐습니다.

북한이 6월 25일 당일에 반미 군중집회를 열지 않은 것은 올해로 3년째입니다.

북한은 통상 매년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까지를 '반미 공동투쟁 월간'으로 지정하고 첫날인 25일 평양과 각 지방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미국을 성토해 왔습니다.

하지만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그해 이례적으로 반미 군중집회를 개최하지 않았고, '하노이 노딜'로 미국에 대한 불만이 커진 지난해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올해는 북미 관계 경색이 장기화된 데다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정치적 의미가 더 큰 시점이지만 군중집회를 생략한 겁니다.

다만 북한은 어제 6.25 70주년을 맞아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 보고서를 내고,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유지해 온 대미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이 북미회담 이후에도 북한을 겨냥한 핵 위협과 적대 정책에 더욱 매달렸다며 미국에 맞서 힘을 계속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