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하려던’ 나로호 부품 고철상에…관리 기준도 없었다

입력 2020.06.26 (21:40) 수정 2020.06.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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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3년 국민적 염원을 담아 하늘로 쏘아 올려졌던 나로호 기억하실 겁니다.

이 나로호 개발의 연구 과정에서 생산된 연구 부품들이 폐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KBS 취재 결과 처음엔 전시가 목적이었는데, 어느 순간 폐기물이 된 겁니다.

어찌 된 일인지, 최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항우연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 부품들을 폐기하기로 합니다.

연료탱크와 이동받침대, 발사체 덮개 등 9점.

경기도의 한 고철상에 7백만 원을 받고 넘겼습니다.

[나로우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자꾸 민원이 생겨가지고 야외 뒤쪽 주차장에 놔두니까 주말 같은 때는 주차 공간도 부족한데 왜... 그리고 또 보기도 흉하고. 그거는 연구 개발해서 나온 게 아니거든요. 1단 발사체 거는 다 모사품이고."]

고철상에 팔려간 나로호 부품들, 원래는 전시를 하려고 2016년부터 보관했던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라는, 역사적 가치 때문이었는데, 4년 만에 갑자기 폐기가 결정된 겁니다.

[항우연 내부 관계자/음성변조 : "이 물건들이 들어가야 될 물건이다 (과학관이) 확장이 되면. 그걸 가지고 (고흥)군 담당자하고 (전남)도에 있는 과학산업과인가 담당자들이 죽어라고 쫓아다니면서 예산을 63억을 땄어요. 그걸 없애버린 거예요. 고철로."]

폐기 과정도 엉터리였습니다.

한 철제 박스의 폐기여부를 검토한 항우연 내부 문건입니다.

박스 내부는 비어있어 활용가치가 없다고 돼 있고, 결국 폐기됐습니다.

하지만 이 박스 안엔 우리 기술로 개발한 로켓 시제품, '킥모터'가 실려 있었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항우연, 고철상에 다시 500만 원을 주고 킥모터를 되사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부품의 처리 기준이 아예 없다는 겁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 동안에 이런 시제품류들은 해당 엔지니어와 해당 부서에서 나름대로 보관을 해오고 해오던 건데..."]

항우연은 내부 감사에 착수했고, 과기정통부는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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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하려던’ 나로호 부품 고철상에…관리 기준도 없었다
    • 입력 2020-06-26 21:46:26
    • 수정2020-06-26 22:01:45
    뉴스9(경인)
[앵커]

지난 2013년 국민적 염원을 담아 하늘로 쏘아 올려졌던 나로호 기억하실 겁니다.

이 나로호 개발의 연구 과정에서 생산된 연구 부품들이 폐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KBS 취재 결과 처음엔 전시가 목적이었는데, 어느 순간 폐기물이 된 겁니다.

어찌 된 일인지, 최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항우연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 부품들을 폐기하기로 합니다.

연료탱크와 이동받침대, 발사체 덮개 등 9점.

경기도의 한 고철상에 7백만 원을 받고 넘겼습니다.

[나로우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자꾸 민원이 생겨가지고 야외 뒤쪽 주차장에 놔두니까 주말 같은 때는 주차 공간도 부족한데 왜... 그리고 또 보기도 흉하고. 그거는 연구 개발해서 나온 게 아니거든요. 1단 발사체 거는 다 모사품이고."]

고철상에 팔려간 나로호 부품들, 원래는 전시를 하려고 2016년부터 보관했던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라는, 역사적 가치 때문이었는데, 4년 만에 갑자기 폐기가 결정된 겁니다.

[항우연 내부 관계자/음성변조 : "이 물건들이 들어가야 될 물건이다 (과학관이) 확장이 되면. 그걸 가지고 (고흥)군 담당자하고 (전남)도에 있는 과학산업과인가 담당자들이 죽어라고 쫓아다니면서 예산을 63억을 땄어요. 그걸 없애버린 거예요. 고철로."]

폐기 과정도 엉터리였습니다.

한 철제 박스의 폐기여부를 검토한 항우연 내부 문건입니다.

박스 내부는 비어있어 활용가치가 없다고 돼 있고, 결국 폐기됐습니다.

하지만 이 박스 안엔 우리 기술로 개발한 로켓 시제품, '킥모터'가 실려 있었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항우연, 고철상에 다시 500만 원을 주고 킥모터를 되사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부품의 처리 기준이 아예 없다는 겁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 동안에 이런 시제품류들은 해당 엔지니어와 해당 부서에서 나름대로 보관을 해오고 해오던 건데..."]

항우연은 내부 감사에 착수했고, 과기정통부는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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